☎ 시조* (時調)☎

백령도시조 3수

ilman 2017. 6. 16. 19:26

 

백령도시조 3수

 

*.콩돌 해안/ 백령도

  

연기념물 392호인 콩돌 해안에 갔다.

모래사장이 있을 자리의 해안에, 그 이름처럼 0.5cm에서 2cm 사이 콩알만한 흰색, 갈색, 회색, 적갈색 등 형형색색의 돌들이 1m 깊이로 1km 가량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돌의 나라요, 돌과 파도가 함께 사는 세상이다.

파도 따라 굴러와서 파도 따라 물러날 때 자갈 구르는 사르륵사르륵 하는 소리는, 얼풋 들으면 파도의 속삭임 같기도 하다가, 다시 또 들으면 돌과 파도가 함께 하는 노래 같기도 한데, 하얀 파도로 달려와서 돌과 함께 물러갈 때 짓는 소리가 박자를 맞추어, 청정의 푸른 바다와 저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이 세상을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모래사장에서는 뽀도독 뽀도독 하는 소리를 발과 귀로 들으며 맨발로 걸어야 제격이다.

지압 삼아 맨발로 걷다가 여독에 지쳤음인가 그대로 콩돌밭에 파도소리와 바다 바람을 맞으며 누웠더니,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꿈에 누군가 하고 바둑 한판을 신나게 벌였는데 급히 부르는 소리가 있다. 차가 떠난다고 재촉하는 소리다.

그러고 보니 꿈속에서처럼 콩알만한 돌을 두 가지 색깔로 구별하여 주워다가, 손가락으로 모래사장에 죽죽 바둑판을 그어놓고 바둑 한판 두자고 저 건너 북한 동포 불러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검정 하양 조약돌 파도 소리 주워다

모래밭에 주욱주욱 바둑판 그려놓고

저 건너

고운 님 모셔다

바둑 한판 두었으면

 

 

백령도 지명 전설/ 백령도

 

령도를 한자로 쓰면 횐 '백(白)' 날개 '령(翎)' 섬 '도(島)'인데 왜 '백령도(白翎島)'라 했을까?

다음은 그 이름에 얽힌 백령도 전설이다.


황해도 어느 마을 한 선비 사랑을 했더래.

화가난 사또는 외딴 섬에  딸을 보냈어

가난에 맡기기 싫은 사또의 욕심이었지.

 

하늘과 물에 물으며 울며 지새던 선비 꿈에

꿈속에 하얀 학이 종이를 물어 주더래.

그 속에 푸른 바다 찍어 쓴 별 같은 사연

 

하늘과 조상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장단곶서 인당수 넘어 처자를 찾은 섬

그 이름
백학도(白鶴島)라 하던 게
백령도(白翎島)라고 변했데.

 

 

3. 두무진/ 백령도

 

유람선 올랐더니 부르는 듯 달려오는 

 

서거나 눕거나 잠기고 솟은 바위

 

보이는

두무진이 이러니

물 속 경친 어떠할까.

 

물개바위, 사자바위, 촛대바위, 코끼리바위 

 

이름처럼 생긴 바위, 바위처럼 생긴 이름 

 

백년을

별러야 볼 섬이라

백령도(白翎島)라 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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