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이야기
사람 생활의 세 가지 요소가 의식주(衣食住)라면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일 것이다.
그 음식을 먹고 사는 것을 식생활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고 건강한 식생활일까?
사람이 먹는 음식을 크게 분류하여 보면, 고기에다 채소의 뿌리와 잎과 줄기 그리고 나무의 열매다.
이를 어떤 비율로 먹어야 이로운 식생활일까?
이를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이(齒牙)를 통하여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앞니 4,송곳니 2개, 어금니 8개가 상하 두 쌍으로 구성 되어 있다
앞니 4은 채소나 과일열매를 끊어먹는 것이요, 송곳니 2는 고기를 뜯어먹는 것이고, 어금니 8은 곡식을 갈아먹으라고 조물주가 만들어 주신 것이라고 풀이 할 수가 있다.
이를 인수분해하면 ‘송곳니(고기)1: 앞니(채소/과일) 2: 어금니(곡식)8’비율로 먹으라는 말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염소나 소는 앞니가, 호랑이나 사자 같은 육식 동물은 송곳니가 발달한 것을 보면 이를 수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많이 먹어야 하는 음식은 곡식(穀食)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곡식 중에는 쌀, 보리, 조, 콩, 기장의 오곡(五穀)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쌀로 지은 밥을 우리는 주식으로 먹고 있다.
벼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남아시아와 같은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 적합한 작물로서 우리나라 같은 좁은 땅덩어리에서는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가장 높은 농작물 중에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출토된 탄화미(炭化米)가 3,000년 전 것으로 측정된 것과 통일신라시대에는 곡식 중에 쌀이 1위였다는 기록을 보면 그 유구한 역사를 짐작할 만하다.
지금도 우리가 쌀을 사러 가면서 '쌀을 팔러 간다.'라는 말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화폐가 생기기 이전에는 쌀은 화폐로서의 역할까지 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밥을 한자어는 반(飯)이라 쓴다.반상(盤床)이란 말 같이.
경어법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예사말로는 ‘밥’이라 하지만 어른에게 말할 때는 높임말로 ‘진지’라 하고, 나라님께 올리는 밥은 ‘수라’라 높여 부르고, 제사에서는 ‘메’ 또는 ‘젯메’라고 밥과 구분하여 불렀다.
이런 말들이 대상에 따라서 먹는다는 말의 호응이 각각 다르다.
“밥- 먹는다, 진지- 잡수신다, 수라- 진어하신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에서도 우리나라의 식생활이 예로부터 다른 나라보다 유명하였던 모양이다.
-조선 사람들은 밥 짓기를 잘한다. 밥알에 윤기가 있고 부드러우며 향긋하고 또 솥 속의 밥이 고루 익어 기름지다. 밥 짓는 불은 약한 것이 좋고 물은 적어야 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靑나라 張英의 ‘飯有十二合說’
-우리나라의 밥 짓는 것은 천하에 이름난 것이다. 밥 짓는 것이란 별다른 것이 아니라 쌀을 정히 씻어 뜨물을 말끔히 따라 버리고 솥에 넣고 새 물을 붓되, 물이 쌀 위로 한 손바닥 두께쯤 오르게 붓고 불을 때는데, 무르게 하려면 익을 때쯤 한번 불을 물렸다가 1, 2경(頃) 뒤에 다시 때며, 단단하게 하려면 불을 꺼내지 않고 시종 만화(慢火:뭉근하게 타는 불)로 땐다.
-옹희잡지(饔희雜志)
밥과 관계하여 쓴 시조가 고시조(古時調)에 있나 하고 찾아보았더니 과문한 탓일까 오직 하나가 주세붕의 오륜가에 보일 뿐이다.인의예지를 숭상하던 선비들의 세계에서의 의식주는 형이하학적 차원으로서 다루는 선비들의 유교적인 점잔 때문인 것 같다.
이 시조를 이해하려면 고사성어 ‘거안제미(擧案齊眉)’를 알아야 한다. 들 ‘擧(거)’, 밥상 ‘案(안)’,같게 할 ‘齊(제’), 눈썹 ‘眉(미)’로 미천한 방앗간직이였던 은사(隱士) 남편 양홍에게 그의 처 맹광은 밥상을 눈썹에 가지런 하도록 공손히 받들어 남편 앞에 드리면서 깍듯이 공경하는 하였던 것이다. 조선시대와 달리 여성공화국이 되어버린 현대를 사는 부인들이 한번쯤 보고 가야할 시조라고 하면 탓하는 이가 있을까?
반상을 들되 눈썹의 마초이다.
진실로 고마우시니 손(客)이시나 다르실까
우리 말 중에는 밥으로 사람의 됨됨이와 생김새를 표현하기도 하고,건강,직업,마음 상태나 유머와 심지어 욕까지 하기도 하고 있다.
-생김새: 밥이 얼굴에 더적더적 붙었다. 밥술이나 먹게 생겼다, 밥풀눈
-마음 상태:밥 아니 먹어도 배부르다. 밥은 굶어도 속이 편해야 산다.
-직업: 밥벌이, 밥거리,밥줄이 끊어지다. 밥통이 떨어지다
-건강; 밥이 보약. 밥 한 알이 귀신 열을 쫓는다. 밥알을 세고 있구나.
-욕:밥 빌어다가 죽 쑤어 먹을 놈(자식)밥 벌레, 밥 맛 없는 놈, 밥알이 곤두
선다. 밥티 두 날 붙은 데 없이 까분다,밥 빌어다가 죽 쑤어 먹을 놈
-속담: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밥 위에 떡(錦上添花)
-유머: 밥 군 것이 떡 군 것보다 못하다.(‘밥 군’의 음이 ‘바꾼’과 비슷한 데서 생긴 신소리.‘고맙습니다’(‘곰 왔으면 총 놓게요’),‘신소리한다.’(신이 소리하면 발바닥은 육자배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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