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an의 세계여행(1)

리비아 사막 사파리/동사하라사막

ilman 2007. 2. 11. 11:13

 

 
리미아 사막[동 사하라사막] 사파리 투어

*. 호텔 앞에서 본 풍경들
이틀을 유하는 호텔은 큰 수영장까지 갖춘 널찍한 5성 호텔이었지만 옛날 건물이어서 시설은 좋지 않았다.  
이집트의 모든 호텔처럼 칫솔, 치약, 빗, 슬리퍼와 물을 끓여 먹는 포드는 없었으나 전기 드라이는 있었다.
뷔페에서의 아침식사도 부실하였다.
TV가 있는데 상표가 'LG'이어서 우리들 스스로를 엽전이라고 비웃던 것이 옛날이야기로구나 하였다.  
오늘은 짐을 이 호텔에 맡기고 사하라사막 사파리를 떠나는 날이다. 사파리란 사냥이나 탐험을 뜻하는 말이다.
일행 중에 ‘사막에서 무얼 볼 게 있겠느냐? 피곤한데 느지막하게 쉬고 가자.’고 하는 분이 있다.
가이드가 좋아라고 출발을 9시에서 10시로 늦추는 바람에 아침 시간이 널찍하였다.
이런 경우 손해는 오로지 우리 여행객의 것이 되고 마는 것을 그분은 몰랐던 것이다.

아침에 심심해서 호텔 밖을 나가다 보니 악사들 사오명이 문 앞에서 진을 치고 손님이 나오면 요란하게 싸구려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자기들과 함께 사진 좀 찍어 달라는 것이다.  물론 1달러를 내고 말이다.
손수레를 끌고 와서 사탕수수를 파는 이가 있어 1달러를 주고 사니 우리들 일행 34명이 싫컷 먹고도 남았다.
  호텔 앞길은 알렉산드리아로 통하는 고속도로여서 많은 사람이 오고 갔다. 당나귀 마차에 짐을 싣고 가는 사람, 소와 낙타를 몰고 가는 사람, 사탕수수를 가득 싣고 달려가는 트럭 등등.
  호텔 옆에 아파트가 있어 이집트인의 생활모습을 살필 수가 있었다. 창마다 쇠막대기를 앞으로 길게 꽂아 놓고 우리나라 달동네처럼 빨래나 옷가지를 보기 싫게 주렁주렁 널어놓았는데 전깃줄이 얼기설기 연결되어 있다.
문 앞에는 차 커버로 중고 차나마 신주단지 같이 고이 모셔 두었다.
차도 옆에 있는 아파트는 위성방송 안테나가 여럿 있는 것을 보니 빈부의 차이가 큰가 보다.








*. 가자 리비아사막으로!
지구에는 전 육지의 1/10분의 이상이 사막이라는데 그중에 세상에서 가장 큰 사막이 어디일까?
사하라사막이다. 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사하라사막은 아프리카 대륙 총면적의 1/4을 차지하는 남북 1,700km, 면적 약 750만 ㎢로 세계 최대의 사막이다.
이를 크게 동서로 나누는데 그 동사하라 사막이 지금 우리가 가고자 하는 리비아 사막이다.
사하라사막의 ‘사하라’란 아라비아어로는 사흐라(Sahra)라 하는데 ‘불모지’란 뜻이다.
‘사막’ 하면 우리들은 동화에서 보아오던 고운 모래, 뜨거운 태양 아래 산과 돌들 하나도 없는 사구(砂丘)를 연상하게 되지만 사막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모양이다.
모래사막도 있지만 모래가 전혀 없는 암석사막(岩石沙漠)도 있다. 암석사막은 기온변화에 의해 붕괴된 부분이 바람에 의해 이동하므로 모래가 전혀 없는 사막이다.
너무 날씨가 한랭하기 때문에  남극대륙, 그린란드 등과 같이 식물이 생육할 수 없는 한랭사막, 영구빙설 사막도 있다 한다.

 우리가 탄 관광버스는 바하리이야 오아시스(Bahariyya Oasis) 1만 5천명이 산다는 바위티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밥, 김치가 있어서 아침 호텔 뷔페보다는 그래도 나았다.
바위티는 사막투어의 거점으로 여기서부터는 집차에 의한 사파리 여행이 시작된다. 장작, 아이스박스 등 오늘 밤 캠프 화이어에 쓸 재료들을 차 위 짐칸에 가득히 실은 7대의 집차가 요리사와 운전수와 함께 번호를 붙인 7대의 차가 출발을 한다.
지평선도로로 달리던 차가 갑자기 도로를 벗어나 모랫길로 들어선다. 드디어 본격적인 사막 사파리가 시작된 것이다.  산 하나 바위 하나 없는 끝없는 사막에 흰 구름 뭉게뭉게 한 푸른 하늘 아래에 지평선이 끝없이 열려있다.

바다를 그리워하다 육지가 되었는데
구름은 그림자만 남기고 지나가고
태양은
물을 뽑아가
허무가 된 사막이여!

*. 오아시스도 여러 가지가 있네
  오아시스란 사막 가운데에 샘이 솟아나고 따라서 초목이 자라는 곳이다. 그 오아시스에도 종류가 있어 샘 오아시스, 하천 오아시스, 산록 오아시스, 인공 오아시스, 온난 오아시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웅덩이에서 지하수가 솟아나와 고이는 것이 '샘 오아시스'요, 사막이 지만 그 가운데를 나일 강 같은 큰 강이 흐르는 양쪽 강가가 '하천 오아시스요', 그 흐르는 강물 근처에 산이 있어 산록을 적시면 '산록 오아시스'가 되는 것이다.
물은 아래로 흐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땅으로 스며들기도 한다. 물은 작열하는 건조한 사막 땅 위에서는 곧 증발하므로, 이를 지하 수로로 만들어 대지를 적시게 하는 것이 '인공 오아시스'다.
우리가 다녀온 알렉산드리아나 카이로 교외 등은 모두 다 인공 오아시스를 만든 곳들이었다.
*. 막에서
  샘 오아시스 바하리이야를 지나 검은 사막에 이르기 전에 기자의 세 피라미드를 닮은 산이 있다는데 운전기사가 22살의 말이 통하지 않는 젊은이라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지평선만 보며 계속 달리다 보니 구릉이 보이고 산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산은 불모의 바위만의 산이다.
여기가 '검은사막'이란다. 집차에서 내려 보니 주먹 만한 까만 돌이 수없이 여기저기 흩어져 뒹굴고 있다. 검은 것은 돌뿐 모래는 하얗다. 저 앞에 보이는 검은 산이 온도의 변화에 의하여 부서진 것을 바람이 이렇게 옮겨 놓은 것이리라.
 아내와 나는 검은 사막의 짙은 황색의 수석을 하나씩 주웠다. 물에 씻기고 연마된 수석이 아니라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사하라 사막의 모래 바람에 곱게 씻긴 반들반들하고 거무칙칙한 돌이었다. 무사히 고국에 가져 갈 수만 있다면 좌대에 모셔 놓고 눈길이 마주 칠 때마다 오늘의 이집트 사파리 투어를 기억하고 싶다. 그 앞에서 젊어서 끼적여 본 시를 읊고 싶어진다.


갔다 와서도
다시 또 찾아가서도
언제나 바위처럼
山과 함께 살고 싶어
산길에 뒹구는
돌멩이 하나
壽石이라 주워 왔더니
烏石이 아니라 한다.
景石도 아니라 한다.
物形도
石質도 없는
나 같은 평범한 돌멩이라 한다.
                    -자화상

*. 크리스털 마운틴(Crustal Mountain)에서
거기서 한 시간 반인가를 더 가니 뉘엿뉘엿 이국 사막의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삭막한 사막이라서 그런가 쓸쓸하기 그지없는 석양이었다.  한국과 이집트의 시차는 7시간 전이라니 고국의 우리들은 지금 오전 11시경의 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 거다.
집차가 멈추어 서더니 여기가 바로 크리스털마운틴(Crustal Mountain)이란다.
앞에 나지막한 산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있다. 수정(Crustal)이었다.
일행은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서 수정을 줍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모래에 뒹구는 둥 야단법석이다. 이 곳에는 홍예문 같은 '펑- ' 뚫린 운치 있는 문이 있어  이를 통하여 크리스털 마운틴 정상에 오르는 길도 있었다.
아침에 늦게 출발하여서 백사막 이르기 전에 있다는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보인다는 미러클마운틴는 볼 수 없었고, 백사장에 주욱 펼쳐진 신의 걸작이라는 석회암 거석의 숲도 어둠 속에서 지나쳐야 했다.



*. 별이 쏟아지는 사막의 밤 캠프 화이어

우리는 사막 사파리를 따라오면서 궁금하였다.
그 아무것도 없는 허허 벌판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며 어떻게 밤을 지낼 것인가.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천막은 미리 쳐놓아 있었고, 우리 주위에는 스핑크스 같기도 하고 혹은 새나 짐승 같이 생긴 조각 같은 가지가지 모양의 하얀 석회석의 거석들이 지켜보고 있는 사막 한가운데에 모닥불을 지펴 놓았다.
내 일찍이 역마살이 있어 국내외 곳곳을 누비며 다닐 때마다 반딧불이 날던 어렸을 때 별들의 총총함을 탐하여 일부러 별을 보러 밖에 나가보곤 했었다. 노르웨이에서, 캐나다 로키 투어를 하며, 뉴질랜드의 남십자성 하늘을 보며 반짝이는 별들의 합창을 듣고 싶었는데 그 소원을 오늘에서야 리비아사막에서 아니 사하라사막에서 푼다.
수없는 반짝이는 별들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하늘에 있는 모든 별들이 일시에 다투어 몰려나온 듯, 그 별에 뒤통수를 맞아 놀래듯 그렇게 별들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그 별들 아래서 우리는 그 모닥불에 통닭을 구워 놓고 저녁을 먹으며 우리의 오늘을 노래하였다.
술을 살 수 없는 사막에다가 그들이 파는 맥주는 그 아까운 외화를 4불이나 주어야 하기 때문에 술을 마실 수가 없었지만 사막과 별과 분위기에 취해서 술을 마신 것보다 몇 배나 더 흥겨웠다.
한국말 하나도 모르는 이집트 젊은이가 사회자가 되어 밤 깊도록 너무나 즐겁게 놀아 주는 것이 하도 멋지고 고마워서 선물을 하나 주고 싶어 하다가, 차고 있던 시계를 벗어 손목에 차 주었더니 천막 속에서 밤이 깊도록 그의 명랑한 노래가 계속 되는 소리를 들으면서 행복하게 잠에 들 수 있었다.
 



*. 별빛 달빛 빛나는 사막의 밤
여기가 아무리 사막이라 하지만 지금은 1월 초순 겨울이라서 옷과 모자를 입고 쓴 채로 침랑 속에서 잠들었지만, 한밤 중 추위에 놀라 화장실도 다녀올 겸 밖에 나갔더니 의외로 밖이 춥지만은 않았다. 상현달은 보름을 향하고 있었고 일행들은 아직도 모닥불 곁에서 노변정담에 잠 못 들어 하고 있다.
사방이 사막인 사막에서는 어디나가 화장실이다.  휘영청 달빛 아래서 알을 낳는 거북이 같이 나도 모래를 발로 파고 쪼그리고 앉으니 북극성을 중심으로 오리온좌는 서쪽 지평선으로 사라지려 하고 북두칠성이 머리 위에서 반짝이며 보고 있다.
어미 거북이 알을 덮듯이 나도 거시기를 곱게 곱게 덮고 모닥불 가의 하나가 되었다. 별빛이  빛을 잃는 새벽까지.
이 사막에 살아서 오아시스 사람들에게 식량이 된다는 토끼, 여우, 늑대, 산고양이가 우리들을 지켜 보는 것 같았다.
*.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아침이 되어 우리들은 준비한 물수건으로 세수를 하는데 해가 돋는다. 사막에서 보는 해다. 옛날의 우리 대한민국 국님들은 모두가 가수처럼 노래를 즐기더니, 요즈음의 우리들은 모두가 카메라 맨들이다.
천막을 걷고, 집기를 집차에 싣고 돌아가는 오는 길에 우리들은 어제 어둠 때문에 지나친 수많은 플라워 스톤(Fldoer Ston)의 흰 석회암 거석에 놀라면서 카메라에 담는다.
그걸 구태어 말로 해야 무엇 하랴.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니 보시라 다음 그림들을.




백사막의 바위들 백사막 매바위 버섯바위 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