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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답산(御踏山)/ 등산과 온천의 만남

ilman 2007. 2. 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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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답산(御踏山)/ 등산과 온천의 만남
  2003-02-07 06:50:35, 조회 : 370, 추천 : 0

어답산(御踏山)/ 등산과 온천의 만남

  며칠 전부터 경기도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의 얼음이 깨지는 봄의 소리를 듣더니 오늘 입춘(立春)날 한뫼산악회 따라 4시간을 달려 횡성군 갑천면 어답산 입구에 도착하였다. 횡성읍내에서 20여분 거리였다.
왜 이름을 생소한 어답산(御踏山)이라 하였을까?
 신라 시조 박혁거세가 마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 왕을 뒤쫓다가 이곳에 들렸다 해서 임금 어(御) 밟을 답(踏) 어답산(御踏山)이라 이름하였다 한다.
 이 전설을 뒷받침하듯이 어답산 동쪽 평창 쪽으로 태기산(1,261m )이 있고, 태기산 산자락인 성골 골짜기에 태기왕이 쌓았다는 태기산성의 낡은 성벽과 집터와 샘터 등이 2,000여 년 전의 역사를 말해 주고 있다. 
 이 산은 강원도 두메 산골 오지에 있는지라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기슭에 2002년 3월 '횡성온천橫城溫泉)'이 들어서면서 세상에 얼굴을 들어낸 산이다.
  산행은 횡성온천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봄의 시작이라는 입춘(立春)이건만 흙 속에 얼음이 박힌 길이라 미끄럽고 위험한 길이었다.
게다가 오르막길이 짜증날 정도로 계속되는데 한 30여 분을 갔을까 했을 때 눈덮인 무덤 하나가 길을 막아선다. '
어답산이 이제 막 관광지로 조성 중이라서 옛날 그대로의 모습인가 보다.
바위가 거의 없는 정상을 향한 등반 길에 나무 사이에 거대한 바위가 하나 서 있고 나무 층계 오름 길이 시작된다.
'선바위'였다.

이산에서 그래도 가장 이름 있다는 바위치고는 그 모습이나, 크기나, 푸석 푸석한 석질(石質)로 보아서도 이 산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유를 짐작게 한다. 게서 좀 더 올라가서 만난 360년 되었다는 장송(長松)도 그러하였다.
 보통 산행은 이렇게 힘든 오름 길 다음에는 안부(鞍部)나, 편하게 거니는 평탄한 능선이 있으련만 이 어답산은 오름길 뿐이다. 눈길을 따라 오르며 바라보는 경치는 심심할 정도로 보잘것 없더니, 정상이 가까워지자 앙상한 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산하의 풍경이 우리들을 놀래게 한다.
 횡성호(橫城湖)의 장관이었다. 호수는 꽁꽁 언데다가 그 위에 눈이 가득 쌓여서 언뜻 보면 구름과 운무(雲霧)처럼 보이다가도, 다시 보면 빙하 같이도 보인다. 작년에 뉴질랜드 남섬에서 보던 거대한 타스만 빙하( Tasman glacier) 모양 같다.
저것이 원래 남한강의 지류이었던 섬강(蟾江)을 막아 만든 '횡성댐'이요 '횡성호'였다. 저 횡성호는 하류의 원주 쪽에 갈수기에는 용수부족을 해결해 주는 젖줄이 되어 준다.
이 횡성 다목적 댐(多目的 Dam)은 매년 되풀이 되어오던 홍수 걱정을 없에주고, 연간 104Gwh의 전력을 생산 공급하여 주기도 한다. 우리가 버스 타고 오다가 본 낚시꾼들이 얼음을 깨고 빙어 낚시하던 곳이다.
  해발 789m라는 정상에 오르니, 일행 5∼6명이 먼저 올라와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내가 설 곳이 없을 정도로 좁았다.
"이곳은 태기 왕의 전설이 깃든 어답산 정상입니다." 라는 표지를 보니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왕이란 태기 왕인가, 박혁거세인가, 아니면 두 분을 다 일컫는 말인가. 안내서에도, 오르기 전에 온천 입구에 있던 안내판에도 설명이 일정하지가 않다. 

 원래 이 어답산의 등산 시작을 우리는 거꾸로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일행 중 많은 이들이 꽁꽁 얼은 겨울 산을 포기하고 온천으로 직행하는 바람에 버스가 선 곳이 횡성온천이라, 우리들은 온천 옆길로 해서 역(逆)으로 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하산할 길에서 시작하여서 이 정상에서 우리들이 올라온 횡성온천으로 하산하여 온천욕을 즐겨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이 산의 산행은 뾰족한 가파른 삼각형 산을 올라가기만 하다가 정상에서서 횡성호의 거대한 전망에 감탄하다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 가기만 하다가 끝나는 산인가. 위험한 바위길을 기어내려 가니 여기에도 데 하산 길에 길을 막은 무덤이 있다.
 횡성온천은 2002년 어답산 기슭의 지하 700m에서 솟아난 온천수 위에다 5백평 규모의 대형 온천욕장을 지은 것이다. 높은 곳에 위치 하여서 온천을 하며 창을 통해 시원한 그림 같은 횡성호를 바라볼 수 있고, 노천 탕에서는 태고의 어답산의 무성한 숲을 바라보며 도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볼 수 있다는 것이 어답산을 찾는 산꾼에게는 낭만이요, 환상적인 매력이 된다.
  온천물이 약얄칼리성으로 다른 온천에 비하여 중탄산과 물의 깨끗함을 나타내는 유리탄산 성분이 월등히 높아 수질이 매끄럽고 부드러워 피로회복, 만성피부병, 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 등에 효능이 있다고 선전이 대단하다.
  이 온천을 시공 개발한 김 사장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어서 100% 온천수를 쓴다는 것이 횡성온천의 자랑이다.
설악산 등반을 하고 오색의 척산온천이나 오색온천에서 심신을 씻듯이, 어답산은 등산과 온천에다가 겨울이면 횡성호에서 빙어 낚시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 2023.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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