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53

복날과 개고기

*. 복날과 개고기.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정학유) 8월령에 개 잡아 먹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며느리 말미받아 본집에 근친(近親)갈 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 초록 장옷 반물치마 장속(裝束)하고 다시 보니 여름 동안 지친 얼굴 소복(蘇復)이 되었느냐. 위에서 나는 삼복(三伏)에서 '伏(복)' 자는 사람 인(人)과 개 견(犬)자가 합친 회의문자(會意文字)이지만 글자가 그럴 뿐 문헌상으로 개잡아 먹는 날이 복날이라는 뒷받침할 만한 기록이 없다는 것을 역설하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복날에 왜 개를 잡아 먹는 것일까? 식자들은 그보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이론에서 왔다 한다. 이에 의하면 개는 오행(五行)에서 '금(金)'이고 더위(伏)는 '화(火)'이다..

음식 이야기 2014.07.14

만두(饅頭) 이야기

만두(饅頭) 이야기 만두란 밀가루나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소를 넣고 빚어서 삶거나 찌거나 기름에 띄워 지져 만든 음식을 말한다. 만두는 원래 중국 남만인(南蠻人)들의 음식으로 고려 무렵 중국에서 들여온 음식으로 한자로는 ‘饅頭(만두)’라 쓴다. 중국에서는 소를 넣지 않고 찐 것은 만두(饅頭)라 하고, 소를 넣지 않은 것을 교자(餃子)라고 한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를 넣은 것만을 만두라고 부르고 있다. 자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소의 재료인 육류로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닭고기·꿩고기로 하고, 채소로는 김치·숙주·당근·오이·양파나 두부·당면 등을 쓰고 있다. ‘떡 먹자는 송편이요, 소 먹자는 만두’라는 속담을 보면 만두는 껍질이 얇고 소가 많이 들어가는 만두가 맛이 있는 만두 같다. 다음은 만두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

음식 이야기 2014.06.05

감자탕 이야기

감자탕 이야기 오늘 점심에는 걸쭉한 국물에 푹 익은 감자와 함께 푸짐하게 주는 돼지 뼈를 발라먹는 '감자탕’이 먹고 싶어서 옛날에 자주 가던 감자탕 집을 찾아 갔더니 그사이 망했는가 그 자리에 다른 업소가 들어서 있다. 몇 곳을 더 둘러 겨우 찾아간 감자탕 집 메뉴에는 식사류에 뼈해장국뿐 감자탕은 술안주로 2~3만원 하는 것만 있을 뿐이다. '뼈해장국이 옛날의 감자탕'이란 주인의 말을 듣고 시켜서 나온 '뼈해장국'에는 감자가 하나도 없는 뼈다귀탕이었다. 옛날 영등포역 지금의 신세계 건너편에 있던 감자탕 골목이 1912년엔가 없어졌다거나, 원조라는 인천(仁川)의 감자탕집도 보기가 힘든 것을 보니 감자탕도 이제는 사라져 가고 있는 전통음식의 하나가 된 모양이다. *. 감자탕의 어원(語源) 국어사전에서 ‘감자..

음식 이야기 2014.02.24

새우젓 이야기

새우젓 이야기 6.25사변이 한창일 무렵 UN군 폭격기 무스탕이 적치하(敵治下)에 있던 인천(仁川) 시내를 폭격할 무렵은 나의 중학교 2학년 시절이었다. 그 어려운 시절 당시 우리 동내에 늙수그레한 새우젓 장사 할아버지가 얼큰히 취하여 '새우젓! 곤쟁이젓! 어리굴젓! 뒤로돌아 갔! 앞으로 갔! 좌로 돌아 갔!' 지개를 지고 한바탕 춤사위를 벌이면 우리들은 뛰어나가 이를 구경하곤 했다. 새우젓을 찾은 이 있으면 푹푹 퍼 주었다. ‘저렇게 많이 주면 할아버지는 무엇 먹고 사나?’ 할 정도로 듬뿍 넉넉하게 주워서 동네 아줌마들도 이 새우젓 장수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때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고 그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그 할아버지가 팔던 새우젓, 곤쟁이젓 같은 젓갈류는 전시하(戰時下) 극도로 가난했던..

음식 이야기 2013.11.27

총각김치 이야기

총각김치 이야기 아내와 총각김치와 동치미를 담그느라 하루해를 보냈다. 아내는 알타리 무우를 다듬고 나는 무거운 것을 날라 주다 보니 옛날 김장할 때 생각이 난다. 당시 내 가장 큰 역할은 마당 한 구석을 깊이 파고 김장독을 묻던 것이 고작이었다. 아내는 원래 약골의 체질에다가 고희(古稀)를 넘기고 보니 버거워서인지 아내가 만든 김장김치의 속 쌈을 먹어 본 지가 2십여 년이 더 넘은 것 같다. 궁즉통(窮卽通)이라고 금년도 며느리 사돈집에서 우리의 딱한 사정을 알고 담가 보내온 김치로 겨울 반 음식을 마련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큰딸이 걸린다고 아내는 총각김치와 동치미를 담근 것이다. 큰딸은 생활 전선에 뛰어다녀야 하는 팔자인데다가 시부모가 90도 훨씬 넘은 고령이시기 때문이다. 김장이란 겨우내 먹으려..

음식 이야기 2013.11.18

껌(Gum) 이야기

껌(Gum) 이야기 껌이란 고무에 사탕과 박하 따위 향료를 섞어서 만든 과자로 오래 씹어 단물을 빼어 먹고, 고무찌기Gum bace) 같은 것은 버리는 과자다. 이를 영어로는 'Chewing gum(츄잉검)'이라고 하는데 'Chew'는 씹는다는 뜻이요,'Gum'이란 고무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요즈음 껌을 자주 씹으며 사는 편이다. 입속을 깨끗이 하고 칫솔질을 할 수 없는 시간대에서 저작(詛嚼) 활동은 치아의 오물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애로 사항은 의치에 붙는 껌이다. 다행히 남대문이나 동대문 등 재래시장 노점 식품부에 가면 의치에 붙지 않는 껌을 구할 수 있어(1박스 5,000원) 거기서 여유 있게 구입하여 아내나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요즈음 나의 하나..

음식 이야기 2013.11.03

계란 이야기

계란(鷄卵) 이야기 닭이 낳은 알을 한자어로 '계란(鷄卵)', 순 우리말로는 '달걀'이라 한다. '닭알'이 '달걀'로 된 것은 우리말의 동음회피(同音回避)를 위한 이화작용(異化作用)에 따라 발음하기 편하게 달알의 'ㅏ,ㅏ'가 달걀의 'ㅏ,ㅑ'로 바뀌어 소리나는 대로 쓴 것이라고 생각된다. 달갈은 50g 내외의 작은 알이지만 그 속에는 인간 생존에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우유와 함께 2대 완전식품에 속하는 귀중한 식품이다. 모양이 갸름한 타원형의(楕圓形)은 우주를, 난황(卵黃, 노른자)은 땅, 난백(卵白, 흰자위)는 하늘을 상징한다는 계란은 생각해 배ㅗㄹ수록 신비스러운 것이 달걀이다. 12지(十二支),중에 닭(酉)이 있는 것이나, 신라 건국 신화에 박혁거세 전설, 경주 김씨 시조 김알지 ..

음식 이야기 2013.10.12

멸치 이야기

멸치 이야기 40여 년 전 젊었을 무렵 가족과 함께 내연산(內延山 710m) 가는 길에 '장사해수욕장'으로 바캉스 갔다가 멸치 잡이 구경을 한 적이 있다. 해변가에 몇 척의 소형 어선으로 큰 그물을 쳐 놓고 바닷가 모래사장 쪽으로 멸치를 몰아 잡는 것인데 그때는 해안 가에서도 멸치를 잡을 정도로 멸치가 많이 났던 모양이다. 그때 뱃사람들이 멸치를 털며 멸치후리는 노래를 부르는 그 진귀한 장면을 보았지만 그보다 생각나는 것은 그때 30원(현 3,000원)을 주고 반 삼태기나 가득 펄펄 뛰는 멸치를 사다가 회로 먹고 구워 먹고 쪄서 먹던 기억이 새롭다. 멸치는 우리나라 연근해서 잡히는 어류 중에 가장 많이 잡히는 어류다. *. 멸치의 어원 이 멸치를 한자어로 멸아(鱴兒), 멸어(蔑魚), 이준(鮧鱒), 추어(..

음식 이야기 2013.09.05

홍어(洪魚) 이야기

홍어(洪魚) 이야기 *. 홍어(洪魚)의 어원 -사진출처:한국수산관리공단정소희 홍어를 한자로 ‘洪魚’라 한다. 몸의 너비가 매우 넓은(넓을 ‘洪’) 고기(고기 ‘魚’)라 해서 생긴 이름이다. 물 속에서의 홍어의 움직이는 모양이 흡사 바람에 너울대는 연잎을 닮았다 하여 하어(荷魚), 가오리 같다 하여 분어(鱝魚,鱝魚) 공어(䱋魚)라 하고, 수놈이 너무 음탕한 고기라 하여 해음어(海淫魚)라고도 한다. 홍어는 몸 모양이 마름모꼴로 머리는 작고 주둥이는 뾰죽히 돌출되어 있고 눈은 작은데 비해 물을 위로 뽑아 올려 가며 호흡하는 분수공(噴水孔)은 눈보다 크다. 몸빛은 등은 갈색이고 배 쪽은 백색이거나 회색이다. 바닷 속 20~80m 깊은 곳에서 오징어, 새우, 게류 등을 잡아먹고 사는 홍어는 큰놈이 1.5m 정도나..

음식 이야기 201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