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재(書齋)를 정리하다 보니 옛날 노트 한 권을 발견하였다. 내가 시조로 문단(文壇)에 추천을 받은 해가 1995년 경으로 그 5~6년 이후 시집을 발간하려고 정리하여 놓고 그냥 지나가 버린 나의 습작기 시절의 시집 원고 같다. 그러니까 이 글들이 쓰인 시기는 2,000년 무렵이라고 보면, 내가 여의도고등학교 재직 시인 60대 나이 무렵에 쓴 시(詩)와 시조(時調)인 것 같다. 그렇다면 그것이 대충 25여 년 이전의 글의 일부일 것이니 90대를 3년 남긴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글이어서 내 불록 "ilman의 국내외 여행기" '시 분류 난'에 올려서 두고두고 가필 정정(加筆訂正)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나의 저서로는 '諧謔的 辱說考'(1984. 11. 7 고려대xx대학원 석사논문), '하루가 아름다워 질 때'(1999. 8. 30, 시문집), '한국 국립공원산행기'(2010. 7. 25 은빛 느티나무), '한국 도립공원 산행기'(2016. 4.1 5) 네 권으로 시집(詩集)은 물론 시조집을 지금까지 단 한 권도 출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용을 자세히 보니 컴과 휴대폰에 밀려 거의 없어져 간 '엽서(葉書)'에다가 타이핑한 것이어서 지면이 가로, 세로 각각 10cm, 15cm의 엽서 크기였다. 그래서 당시에는 책 이름을 가칭 ' ilman의 엽서(葉書) 시집'이었다.
지금 욕심에는 이 글들에다가 지금까지 쓴 나의 시와 시조를 넣고, 가능하다면 영상 자료가 있으면 찾아서 넣을 생각이지만 우선은 원본 그대로 문자로 우선 발표하기로 했다.
엽서(葉書) 시집
차 례
엽서(葉書) 시집
● 들어가는 말
● 詩人(시인)
● 시(詩) 시(詩)를 왜 쓰나
● 내가 죽거든
● 슈퍼에서
● 어머님께
● 미친놈(美親䎛)
● 주막(酒幕)에서
● 포장마차(布帳馬車)
● 기주(忌酒)
● 예끼, 놈
● 우리 집 식탁
● 해 뜨는 소리
● 점지
● 자화상(自畵像)
● 까꿍
● 서로 안다
● 진달래
● 청계정(淸溪亭)
● 열녀문(烈女門)
● 내가 왔다
● 고향1
● 고향2
● 고향 3
● 고향4
● 보고 싶은 사람
● 부랑자(浮浪者)
● 알라딘의 양탄자/ 음주운전
● 투기(投機)
● 나들이/소래(蘇萊),
● 생활 기록부
● 개화산(開花山)
● 무전 여행(無錢旅行)
● CQ, CQ, CQ!
● 달동네
● 난지도(蘭芝島)
● 출근(出勤) 길
● 출근 길2
● 등대지기/ 항로표지관
● 백구(白鷗)
● 낚시 터에서 1
● 낚시 터에서 22
● 타화상(他畵像)
● 다시 보는 영화(映畫)
● 무제(無題) 1, 2
● 월악산(月岳山)
● 성불(成佛)하세요
● 우리
● 누이야
● 남원 아줌마
● 詩人(시인)
● 시를 왜 쓰나
● 내가 죽거든
● 슈퍼에서
● 까만 수건
● 어머님께
● 미친놈(美親䎛)
● 주막(酒幕)에서
● 포장마차(布帳馬車)
● 인제 알았다
● 예끼, 놈
● 우리 집 식탁
● 해 뜨는 소리
● 점지
● 자화상(自畵像)
● 까꿍
● 서로 안다
● 진달래
● 청계정(淸溪亭)
● 열녀문(烈女門)
● 내가 왔다
● 고향
● 교가(校 歌)
총 72편
●들어가는 말
일체를 하나로 생략한 간편(簡便)
떠나고 싶을 때 떠나 버릴 수 있는 소식(消息)
하늘 향하여 던지는 종이비행기처럼
나는 한 편의 엽서(葉書)가 되고 싶다.
엽서 만한 집에서 자라서일까?
엽서 만한 소박한 생각을 가진 가족과 살아설까?
컴도 없고
휴대폰도 없던 시절
아무 부담 없이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을
필요로 할 때마다 전하여 주는
화두(話頭)와도 같은 정이 되는
나는 한 조각 엽서 시(詩)가 되고 싶다.
그래서
유난히 책을 좋아하는
우리 둘째 딸 같은 이의 손아귀에서
심심함이 되어 주고 싶다.
낮잠이 되어 주고 싶다.
-1995년 4월 1일 만우절
● 詩人(시인)
위로만 향해 사는 이들의 틈에서
욕심 없는 이들 속에 묻혀 살다가
몸으로만 지나친 세월을 보면서
위도 아래도 거부하는 시인(詩人)이 되고 싶다.
챙기기만 하는 세상
그것으로 아래를 부리려 드는
세상이 싫어
사람이 싫어
곱게 쌓아 두었던 꿈을, 깊은 마음에 모아 두었던 것을,
아낌없이 열어 주는
시인(詩人)이 되고 싶다.
● 시(詩)를 왜 쓰나
시(詩)를 읊을 때마다 목이 멘다.
‘목이 메는 시를
내가 왜 써야 하고,
그런 시를 왜 읊어야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형의 뒷전에 서서
친구들의 뒷전에서
박수나 치며 살아오다가
어른이 되어서는
행복과 불행의 귀퉁이에 서서
목숨 걸고 막걸리나 마시며 살다가
늦깎이 시인의 눈이 되어
뒤돌아보니
나는 작은 새가 되어
작은 서민의 얼굴로 살고 있었다.
● 내가 죽거든
내가 죽거든
육신 중
쓸모 있는 것들을 가려
필요한 이의 몸에서
살게 주고,
훨훨 태워 구름이 되게 하라.
그래도 남음이 있거든
예쁜 꽃병에 담아
아버지 무덤에 합장해 달라.
죽어서라도 우리 부모를 지켜드리고 싶다.
나 행복과 불행의 귀퉁이에서
천국과 지옥을 살다 가노라.
묻는 이 있거든 전하여 다오.
내가 왔다 갔다고-,
나EH 다녀 갔다고-.
-쉰아홉 되던 해 신도시 일산에서
● 까만 수건
너무나 당연한 소리,
늙지도 않는 소리,
인정(認定)과 거부(拒否) 사이에서
상처로 다가오는 소리
나는 ‘까만 수건’을 찾는다.
백화점, 남대문 시장을 다 뒤져도
어느 장터에서도
찾을 수 없던 편안을
내 까만 마음에서 만나
잊히는 생활로
흘러가는 바람으로-.
새하얀 수건이
또 비누기 없는
주름 잡힌 얼굴에 닦기우면
아내의 잔소리는
‘까만 수건’과 함께 다시 피어난다.
● 어머님께
엄니
둘째 며느리 딸,
사돈 댁 며느리 된 손녀가
옥동자 같은 딸 보경이를 낳았어요.
친정을 자주 간다 나무라면
이혼으로 협박하던 어미가
늙은 엄마 제쳐 두고
젊은 엄마 찾아 가요.
그 이야기 들으려고
흥얼흥얼 돌아오는 저도
이젠
어머니 나라에
가까이 왔나 봐요 엄니.
● 주막(酒幕)에서
여봐라, 곡차(穀茶) 있느냐
성 태백(成太白) 왔다 여쭈어라.
텅 빈 가슴에 가득히 담을
객기(客氣)가 찾아왔다 일러라.
잊을 만한 나이까지도
버리지 못한 신기루(蜃氣樓)나 찾아 헤매는
주책이라 해도 괜찮다.
기다림이 내가 아니어도 좋다 해라.
허물어져 가는 바쁨을 거느린 나에겐
단 한 번만의 반김이거나
맞춰 주는 시선(視線) 하나가
행복한 안주보다 더 가까이 불러서
나를 온통 투자(投資)하게 한다고 고하여라.
여봐라.
냉큼 곡차(穀茶)를 가져오지 못할까?
● 포장마차(布帳馬車)
엘리베이터가
나무꾼 두레박처럼
사람들을 퍼 올릴 때쯤이면
포장마차의 하루가 열린다.
등불에 낯선 얼굴, 주렁주렁 비치어
그 진한 막소주 잔속에
얼었던 언어가 녹는
밤이 열리면
한가했던 초저녁이 부러우련만
학처럼 기다리다 만
하루가 아내에게 더 미안한데
샛별을 밟으며
돌아와 굽어보는 잠든 얼굴에서
찾아드는 내 한숨이 서럽다.
-1994년 초겨울 일산에서
● 기주(忌酒)
우리가 좋아, 함께가 좋아
취하려 살던 세월이 그립다.
그 소중하다는
시간과 돈으로
우선을 사면
온갖 만남을 주선해 주던
술이여!
우리 이젠 그만 이별을 하자
그대 안에 서면
슬픔은 더 눈물 하였고,
기쁨은 더 웃음 하였고
행복을 더 빛나게 하여
저, 절대적인 순수와
철저한 몰입(沒入)으로
벌거벗은 자아(自我)를 찾게 하더니만,
허나,
호연(浩然)과 낭만(浪漫)을 시기하는 검은손이
내 몸으로 담보(擔保)하라기에
지금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
더 큰 만남을 꿈꾸는
이별(離別)이여 이별이 되게 하였다.
● 예끼, 놈
성(性)을 잃은 아내에게
성(性)을 내고 달려들면
삼십육계 줄행랑.
이순(耳順)의 주책이란다.
급습(急襲) 하기도 하고
공갈(恐喝)과 위협(威脅)에 협박(脅迫)을 더해도
언제나 불발탄(不發彈)
가엾은 몸을 이끌고
해우(解憂所)에 서면
거울 속에 내가 내게 욕(辱)을 한다.
예끼 놈!
● 우리 집 식탁
마당에선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식탁에선
밥 한 술 뜨고
TV 한 번 바라보고
병아리는
하늘을 마시고,
우리 식구는 TV를 먹고.
● 해 뜨는 소리
해 뜨는 소리에 놀라
창을 열고 바라보니
모두가 자기 몸을 나누고 다시 갈라
그것만
위하는 일로
평생을 살고 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이 일 저 일 벌여 놓고
제 키에 알맞은 문, 활짝 열고 서서
힘차게
맞이하는 것
또한 바로 우리였다.
해지는 소리에 누워
곰곰이 생각하니
문명(文明), 문화(文化), 역사(歷史) 등이
모두 함께 맞아 주는
우리는
이 땅을 찾아온
왕(王)이어라, 황제(皇帝)이어라.
● 점지
고슴도치 한 마리가
여름에는 겨울 같고, 겨울에는 여름 같은
자식을
점지해 달라고
빌고 또 빌었더니
봄에는 봄과 같이
가을에는 가을 사는
자기와 너무 닮은 새끼 몇 낳아 놓고
때때로 한숨짓다가
눈물마저 흘리더래
● 자화상(自畵像)
갔다 와서도
다시 또 찾아가서도
언제나 바위처럼
산과 함께 살고 싶어
바위를 곁에 두고 살고 싶어
강가에 뒹구는
돌멩이 하나 수석이라고 주워 왔더니
오석(烏石)이 아니라 한다.
경석(景石)도 아니라 한다.
석질(石質)도
물형(物形)도 없는
나 같은 평범한 돌팍이라 한다.
● 까꿍
보경아, 까-꿍
하비다. 까-꿍
또래 만나도 까-꿍
몇 살이야 까-꿍
보경아
까꿍마다 네가 있어
아름다워 이 세상이
● 서로 안다
-딸을 여의며
큰 딸이 집 모퉁이를 돌면서
울며 우리를 나누던 날
내가 방을 잠근 것처럼
아내가 한가를 꺼리던 까닭을
우린 서로 안다.
삽살개가 바라보는 아침
수채 구멍이 화장실이 되었다거나
방 없어 서성대던
둘째 편에 섰던 것이나
이제금 하나하나가
소록소록 솟아나는 샘물인 것을
우린 서로 안다.
● 진달래
해마다 설레며 기다림에 지친 한(恨)이
속절없이 가버릴 그리움이 두려워서
진하게
손짓을 하며
피어나고 있는가.
겨울 내내 총총히
빛나던 별들끼리
도란도란 주고받던 고향의 이야기가
장끼가
부르는 봄 새벽에야
송이송이 피어났나.
● 청계정(淸溪亭)
우리 시조 ‘仁'字 '輔'字께서
고려에 雄飛하사
자손에 이름 주어 成氏로 살게 하니
역사에 길이 빛나는 家門 이로부터 시작되다.
出天之孝 ‘'松'字 '國'字
天崩之痛 千里負屍
지극한 그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사
성씨의 고향 昌寧에다 ‘麥山齊’를 내리시다.
‘檜谷’께서 두 형님과
爲國忠節 以顯父母
‘夏山君’ 이어받아 忠君愛民 名家 되니
성씨의 삶의 낙으로 忠孝를 삼게 하다.
‘淸溪公’ 부러 하사
새로운 고향에서 우리로 살게 하여
충효로 본받으시어 家訓 되어 빛이 되다.
떨어지는 열매들아,
뿌리를 잊었다가도
자기도 뿌리 되어, 기다리며 산다는 걸
沙浦里 어른께 물어물어 돌아보라고
連山 沙浦里에 ‘淸溪亭’을 세운다.
모년 모월 모일
창녕성씨 회곡파 청계공
24 세손 일만 성철용 짓다.
● 열녀문(烈女門)
-창녕 성시 가문 열녀 김인순(金仁順) 여사님께
소중한 것들은 잊혀진 체 살다가도
떠나갈 즈음에야 돌아오는 메아리로
서둘러
부여잡으려 할 젠
다시 못 올 주마등(走馬燈)
병약한 남정네로 진한 고생 60 평생
한 많은 형님 대신 치매 부모 봉양터니
이제는
지아비마저 떠나시니
누굴 위해 살아가실까.
우릴 위해 몸을 던져 대신으로 살던 나날
후회하지 않으시면 만고(萬古)의 열녀(㤠女)시니
부터는
당신만 위한 삶이
성씨 가문(成氏家門)의 영광되오.
● 내가 왔다
일산(一山)아 내가 왔다.
정발산아 나도 왔다.
고향(故鄕)이 되려
우리가 되려 찾아왔다.
물줄기 하나로 미래를 열어
강물처럼 넘치는 세월을 함께 살러 왔다.
오늘을 살아도 내일이 남던
젊음의 뒤꼍길에서
머언 먼 훗날 나의 분신(分身)이
연어처럼
고향 그리는 나그네로
새 하얀 가슴에
요동치는 맥박으로
고동치는 추억이 되려
일산(一山)아 내가 왔다.
호수 공원(湖水公園)아 나도 왔다.
● 고향 1
아버지가
충청도(忠淸道)에서 나셨고
나는
인천(仁川)에서 자랐는데
자식들은
서울을 살았다.
누가
고향을 물으면
동(東)
서(西)
남(南)
북(北)
우리 집은
고향이 다른
가족끼리 모여 산다.
● 고향2
명절이 올 때마다
역(驛),
터미널
고속도로(高速道路)에도 가득한
고향을 우린 잃고 산다.
실향민(失鄕民)도 아니고,
고향(故鄕)이 없어서도 아니다.
마음에 고향이 들어와도
도시를 떠돌다가
무너진 고향을 찾을 길 없어
TV 속에나 들어가면
나이가 고향이 된 이 에비 어미 찾아
자식들이 몰려온다.
● 고향 3
대처(大處)로 가출한 서러운 고향(故鄕)이
엘리베이터 타고
아파트에 들어와
명절 연휴에
사글세(朔月貰)를 산다.
● 고향4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우리 식구 놀던 달아
은도끼로,
금도끼로,
계수나무 찍어다가
우리 자식 마음에다
고향 한 칸 짓고 싶어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우리 식구 놀던 달아.
● 보고 싶은 사람
-고 이근상 큰 매형 영전(靈前)에
떠나야 할 나이도 전에
훨훨 가버린 삶이 서운해
누나가 슬피 울 때
큰 아들 종섭은 한(恨)으로,
둘째 아들 규섭이는 정(情)으로,
딸 종숙이는 미국을 울었다.
어깨를 올리고 손바닥으로 걷다가
소리 없이 휑 가버리던
멋없는 사람.
시절을 앞서 나서
과거(過去)를 살다 간
학위(學位) 없는 선비.
무명의 과학자(科學者),
가난을 당당히 살면서도
똑똑했던 자식들을
버젓이 키워 주지 못해서
술과 싸우다가
술과 벗해 간
우애롭고 외로웠던
보고 싶은 우리 매형(妹兄).
● 부랑자(浮浪者)
-전봇대 아래서 함께 한 잔 하던 젊은이에게
고아원(孤兒院)을 달아난 건
뿌리 찾아 이름 하나만이라도
확실히 건지고자
버리고 꼭꼭 숨어버린
비정(非情)을 찾아 나선 거고-.
모르면 더 좋을 과거를 듣고
증오(憎惡)에 이를 갈며
똑같은 나를 찾아
위로(慰勞)를 구하다가
파출소 단골이 되어 별을 달고
그 두려운 청송 보호소 단골 됐고
그 어린 나를 버릴 나이가 된 지금도
온 세상이 교도소라
부랑자로 배회하는
과거사를 모르는 것이 더 행복한 사람..
● 알라딘의 양탄자/ 음주운전
새해에는
가족보다 가까운 동반자
알라딘의 양탄자를
다시 갖게 된다.
옆에 앉아 아내는 속삭이리라.
세월이 약인 것을,
잔소리가 무풍이었던 까닭을,
먼저 찾아 가리라,
마지막에 잃었던 길을,
그리고는
그동안 감추었던 서러움을,
어리석을 향해,
다시 태어남을 향하여,
소리쳐 크게 울어보리라.
잊지 않으리라.
유난히 길고 추웠던 정류장의 고독을.
● 투기(投機)
꿈이 부른 꿈에
길고 질긴 이야기 서려
달랑, 토큰 하나로
서성대던 시장한 하루를
복권(福券)과 바꾼다.
빗겨 지난 세월도
오늘처럼 저물었는데,
다시 움켜쥔 투기(投機) 고민은
그 시효(時效)가 짧다는 것..
우리들의 투기는
꿈을 팔아
복권을 사는 거다.
● 나들이/ 소래(蘇萊),
바다를 회(膾)하려 소래(蘇萊)를 갔더니
간조(干潮) 개펄에 갈매기 떼 우는 소리.
아줌마 부르는 소리
지나치기 민망하다.
서해를 마시러 간 소래 (蘇萊) 포구는
남해(南海), 서해(西海) 빌려다가
줄줄이 벌여 놓고
1만 원
광어 문어 드시라고
소래소래(蘇萊蘇萊) 꼬신다.
광어회를 탐하는 아내를 제쳐 두고
새우, 소라로 점심을 때우는데
어젯밤
돼지꿈 팔아 복권 한 장 챙기란다.
● 생활 기록부
-행동발달 사항
이름: 진돌
호적: 전남 진도
진로: 사철탕집
준법성: (가) 나 다 활동적이고 사교적이고
협동성: (가) 나 다 식사적이며
협동성: (가) 나 다 인간을 사랑하고 복종적이나
자주성: (가) 나 다 편애가 극심함
자주성: 가 나 (다)
● 개화산(開花山)
찾을 이 없을 때 다시 죽는 무덤 가
황혼 녘 몰려오는 개발의 귀퉁이에
기슭도
버림이 되어
끊겨 버린 오솔길
6. 25의 상혼으로 산마루도 빌려주고
날아가는 소리로써 도약(跳躍)이나 꿈꾸며
굽어서
한강 물에다
묻고 있는 자화상(自畵像)
● 무전여행(無錢旅行)
지구에 무전여행(無錢旅行) 와서
공짜로
젖도 얻어먹고
학비(學費)도 얻어 쓰고
용돈도 타 쓰고
낯선 여인 배 빌려
알도 까고-.
맘껏
먹고, 자고, 놀 수 있는
지구가
너무너무 좋아
주인(主人)처럼 그냥 눌러 살렸더니
이젠 그만 가라고
시력도 뺏고,
이빨도 뽑고
백발(白髮)로 협박하며
지구(地球)가 텃세한다.
● CQ, CQ, CQ!
하늘에도
강이 있었다.
바다와 새와 별들의 고향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게
파란 하늘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흐르는 모습을 잡아 TV라 했다.
흐르는 소리를 모아 Radio라 했다.
하늘 높이 나를 날려 만드는 우리를 Ham이라 했다.
소리들아,
불러볼 우리들아.
나 이제부터 열심히 부르리라.
하늘이 맺어준 반가운 만남을 향하여
열심 열심히 부르고 부르리라.
CQ, CQ, Come Quickly! GS2 EFB
별과 새의 고향 하늘을 향해-.
● 달동네
88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행주산성(幸州山城) 다음 정거장은 달동네!
강과 나루터의 멋으로 가득 찬 달동네!
문패마다 식칼 가는 소리,
배 따는 소리소리 요란하다.
가난과 먼 이 풍경을
달동네 사람들은 외면하고 사는
행주대교 앞 달동네는
멍멍이와
토종닭과
민물 장어들의 도살장(屠殺場)
달동네는 외쳐 댄다.
신토불이(身土不二),
身
土
不
二
● 난지도(蘭芝島)
주워가지 않는 버림,
돌아보지 않는 남음을
아파하던 도시는 흩어지는 절망을 모아
난지도 머리 위에다
버리고
돌아섰다.
큰 물 질 때마다
섬으로 자라면서
한강 가 우뚝 서서
난초(蘭草)
지초(芝草) 키우더니
오늘 버려진 서울만을 품고 있는
난지도(蘭芝島)는
편리에게 그 멋진
이름과 섬도 다 빼앗기고
엉뚱하게 성형(成形)된 이국적 모습으로
개발(開發)이
몰려온다는 소식에
떨고 있는 난지도(蘭芝島).
● 출근(出勤) 길
출근(出勤) 길에
한강 신행주대교(新幸州大橋)는
신문을 접게 하고 눈울 열게 한다.
자욱한 물안개 속에
덕양산(德陽山)과 개화산(開花山)의 전송을 받으며
서울을 벗어나 서해를 향하는 철새의 낙원 한강(漢江)!
나라님께 진상(進上)하던
웅어(熊魚), 장어 회로 유명한 행주대교(幸州大橋) 나루터에선
혜원(蕙園)의 풍속화(風俗畵) 속에 들어갔다가도
겸제(謙齋)를 만나면 산수화(山水畵)가 되어
연어 같이
송어 같이
양수리를 지나
북한강(北漢江)을 거슬러 거슬러 올라
나는 한 마리
금강산(金剛山)의
선학(仙鶴)이 되고 싶어 눈을 닫다가
왜란(倭亂)과 호란(胡亂)과 6.25 무렵
피눈물로 붉게 흐르던 한강(漢江)으로
아픔이 눈을 다시 열게 한다.
● 출근 길2
타이탄에 황소가 실려 간다.
서서 간다.
좌석 버스에 내가 출근하고 있다.
서서 간다.
둘 다 가기 싫다.
저는 소고
나는 소띠라선가?
● 등대지기/ 항로표지관
외딴섬 등대지기 아빠 고향은
미리내로 멀어
견우(牽牛)만큼이나 그립다.
외로움이란
가슴 메이는 아픔이어서
칠석이 가까워지면
직녀(織女) 맞이하려는 마음
몰아치는 파도처럼 거세어지지만
이별은
마중보다 더욱 애절하여
소리는 멀어서
손을 흔들어대면
눈빛이 보다 더 아프다지만
“도시에 돌아와
등대처럼 높은 아파트에 서서
아빠와 할아비를 켜고
섬에서 여읜 것들을 기다려 쌓지만
젊어서 버린 우리를
늙어 찾긴 더 외롭더라는-
정년을 기다리다
뭍에 간
선배의 편지가 더욱 쓸쓸하다.
● 백구(白鷗)
갈매기의 위(胃)는
바다보다 커서
식욕(食欲)은 하늘보다 넓어서
먹어도 먹어도 차지 않고
찾아도 찾아도 시장해서
저렇듯 온종일
바다와 하늘을 찾아 헤매는 걸까?
-1993년 성산포에서
● 낚시 터에서 1
낚시꾼도 떠나버린
이산포 수로 억새풀 숲에서
황새 한 마리 목을 길게 뽑고
물을 낚고 있다.
강물 속에는 건너가는 바람과
흘러가는 물새와
뛰어가는 물고기 등의
고요한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다.
황새가 자릴 버리고
다리를 꼬리로 접고
잠긴 하늘 흰 구름 속으로
새가 되어 날아갈 즈음
나도 낚시를 접고
노을에 잠긴 마을의 나에게로
훨훨 날아 돌아왔다.
● 낚시터에서2
팔뚝 만한 고기가 잡힌다 해서
물 반, 고기 반
일산(一山) 대화 배수로(排水路)에 달려갔더니
물새는 억새 숲에서 새끼로 종일 울지
황새는 훨훨 날지
낚시꾼 물에서 이를 쫓지
쪽빛 하늘,
쪽빛 바람
이렇게 수려한 수로(水路)에서
어찌 어신(魚信)만을 챙기랴
하여 하늘만 가득 담아 돌아왔다.
● 타화상(他畵像)
-산에 가야 말문이 열리는 산꾼들에게
맞추어 살기엔
너무 고단해
산처럼
바위처럼 말을 잠그고
철철이 바꿔 입는
계절 소리나 들으며 살기로 했습니다.
웃음을 잃은 것은
오늘을 거부한 내 고독이
우리를
꽁꽁 얼게 한 때문만도 아니고
산속에서 만난 우리를
산록에서 잃고 온 때문만도 아니고
언제나
나 속에
내가 너무 가득한 까닭입니다.
● 다시 보는 영화(映畫)
마음 깊이
아름다움으로 기억되다가
잊혀진 하나하나를
확인하는 추적(追跡).
가버린 옛날의 향수(鄕愁) 같이
추억과 현재가 마주치는 기쁨이여!
● 무제(無題)
1.
가을로 열린 하늘로 먼 산이 다가온다.
구름을 미는 바람 벽공(碧空)을 건너가며
날더러
무엇하느냐
구박하듯 부른다.
2.
난초 잎 흔드는 건 소린가 바람인가.
씻긴 하늘과 잎 사이로 동양화를 펼쳤네.
여객기(旅客機)
따라가는 마음이
흰 구름에 실리고
-강성공고 교무실에서
● 월악산(月岳山)
월악산(月岳山)은
워낙 높은 봉우리와
너덜껑의
그 험하다는 경사로 하여
범접할 수 없는 그림이더니
정상에 가서야 만날 수 있다는
조망(眺望)과 계절(季節)이며
다시 뒤돌아 올 수밖에 없는 발길로 하여
송이버섯 사이
들국화가
산국화로 피어난 길로
족적(足跡)을 따라 헉헉!
솔바람을 원하였더니,
이 행복한 고행이 끝날 무렵
산록에다 음식을 베풀어 준
마음에
빛나는 추억으로 황홀을 합창케 하였다.
● 성불(成佛)하세요
절마다 물을 열어
중생(衆生)을 적시는 건
언제나 열려 있는 산사(山寺)의 부름이고
누구나 청정수(淸淨水) 같은
삼보 귀의(三寶歸依) 위함이니
삼십삼천(三十三天) 이십팔 수(二十八宿)
화두(話頭)로 두르려도
백팔염주(百八念珠) 알알이 돌아가는 세상살이
부처님
미소로 하여
하나하나 열리니
● 우리
우리 밖에 서기 외로워 안으로만 향해 살며
우리로만 문 걸어 너와 나 그어 놓고
부르면
열어 줄 이만
기다리던 삶이라
다시 또 밖이 되어 안을 그려 사는 것은
문이 열려 있었거나 잠겨 있음 그 아니라
언제나
마음 가득한
우리 때문이었다.
● 누이야
누이야
이리 와
아빠 얼굴 보러 오렴
검버섯도 피기 전 가신 아빠 여기 있어
아침에 세수하던 날
거울 속에서 부르셔
우리가 더 우리였을 그때보다 좋은 세상
달려가는 세월이 왜 이리 길었나?
누이야
냉큼 오라.
얼굴 속에 엄마 보게
우리의 얼굴 아니면
어느 하늘 아래선들
우리 엄마 아빠를 다신들 만나 보야
누이야
달려오라,
얼굴 속에 우리 보게
● 詩人(시인)
위로만 향해 사는 이들의 틈에서
욕심 없는 이들 속에 묻혀 살다가
몸으로만 지나친 세월을 보면서
위도 아래도 거부하는 詩人(시인)이 되었다.
챙기기만 하는 세상
그것으로 아래를 부리려 드는
세상이 싫어
곱게 쌓아 두었던 꿈을 괴롭게 모아 두었던 것을,
깊은 마음 하여
아낌없이 열어 주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 시를 왜 쓰나
시를 읊을 때마다 목이 멘다.
‘목이 메는 시를
내가 왜 써야 하고
왜 읊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어린 시절
형의 뒷전에 서서
친구들의 뒷전에서
박수나 치며 살아오다가
행복과 불행의 귀퉁이에 서서
목숨 걸고 막걸리나 마시며 살다가
늦깎이 시인의 눈이 되어
뒤돌아보니
나는 작은 내가 되어
작은 서민의 얼굴로 삵도 있었다.
● 내가 죽거든
내가 죽거든
육신 중
쓸모 있는 것들을 가려
필요한 이의 몸에서
살게 주고,
훨훨 태워 구름이 되게 하라.
그래도 남음이 있거든
예쁜 꽃병에 담아
아버지 무덤에 합장해 달라.
나 행복과 불행의 귀퉁이에서
천국과 지옥을 살다 가노라.
묻는 이 있거든 전하여 다오.
내가 왔다 갔다고-,
나보 다녀 갔다고-.
-쉰아홉 되던 해 신도시 일산에서
.
● 주막(酒幕)에서
여봐라, 곡차(穀茶) 있느냐
성 태백 왔다 여쭈어라.
텅 빈 가슴에 가득히 담을
객기(客氣)가 찾아왔다 일러라.
잊을 만한 나이까지도
버리지 못한 신기루(蜃氣樓)나 찾아 헤매는
주책이라 해도 괜찮다.
기다림이 내가 아니어도 좋다 해라.
허물어져 가는 바쁨을 거느린 나에겐
단 한 번만의 반김이거나
맞춰 주는 시선(視線) 하나가
행복한 안주보다 더 가까이 불러서
나를 온통 투자(投資)하게 한다고 고하여라.
여봐라.
냉큼 곡차(穀茶)를 가져오지 못할까
● 포장마차(布帳馬車)
엘리베이터가
나무꾼 두레박처럼
사람들을 퍼 올릴 때쯤이면
포장마차의 하루가 열린다.
등불에 낯선 얼굴, 주렁주렁 비치어
그 진한 막소주 잔속에
얼었던 언어가 녹는
밤이 열리면
한가했던 초저녁이 부러우련만
학처럼 기다리다 만
하루가 아내에게 더 미안한데
샛별을 밟으며
돌아와 굽어보는 잠든 얼굴에서
찾아드는 한숨이 서럽다.
-1994년 초겨울 일산에서
● 기주(忌酒)
우리가 좋아, 함께가 좋아
취하려 살던 세월이 그립다.
그 소중하다는
시간과 돈으로
우선을 사면
온갖 만남을 주선해 주던
술이여!
우리 이젠 그만 이별을 하자
그대 안에 서면
슬픔은 더 눈물 하였고,
기쁨은 더 웃음 하였고
행복을 더 빛나게 하여
저, 절대적인 순수와
철저한 몰입(沒入)으로
벌거벗은 자아(自我)를 찾게 하더니만,
허나,
호연(浩然)과 낭만(浪漫)을 시기하는 검은손이
내 몸으로 담보(擔保)하라기에
지금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
더 큰 만남을 꿈꾸는
이별(離別)이여 이별이 되게 하였다.
● 예끼, 놈
성(性)을 잃은 아내에게
성(性)을 내고 달려들면
삼십육계 줄행랑.
이순(耳順)의 주책이란다.
급습(急襲) 하기도 하고
공갈(恐喝)과 위협(威脅)에 협박(脅迫)을 더해도
언제나 불발탄(不發彈)
가엾은 몸을 이끌고
해우(解憂所)에 서면
거울 속에 내가 내게 욕(辱)을 한다.
예끼 놈!
● 우리 집 식탁
마당에선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식탁에선
밥 한 술 뜨고
TV 한 번 바라보고
병아리는
하늘을 마시고
우리 식구는 TV를 먹고
● 해 뜨는 소리
해 뜨는 소리에 놀라
창을 열고 바라보니
모두가 자기 몸을 나누고 다시 갈라
그것만
위하는 일로
평생을 살고 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이 일 저 일 벌여 놓고
제 키에 알맞은 문, 활짝 열고 서서
힘차게
맞이하는 것
또한 바로 우리였다.
해지는 소리에 누워
곰곰이 생각하니
문명(文明), 문화(文化), 역사(歷史) 등이
모두 함께 맞아 주는
우리는
이 땅을 찾아온
왕(王)이어라, 황제(皇帝)이러라.
● 점지
고슴도치 한 마리가
여름에는 겨울 같고, 겨울에는 여름 같은
자식을
점지해 달라고
빌고 또 빌었더니
봄에는 봄과 같이
가을에는 가을 사는
자기와 너무 닮은 새끼 몇 낳아 놓고
때때로 한숨짓다가
눈물마저 흘리더래
● 자화상(自畵像)
갔다 와서도
다시 또 찾아갔어도
언제나 바위처럼
산과 함께 살고 싶어
바위를 곁에 두고 살고 싶어
강가에 뒹구는
돌멩이 하나 주워 왔더니
오석(烏石)이 아니라 한다.
경석(景石)도 아니라 한다.
석질(石質)도
물형(物形)도 없는
나 같은 평범한 돌팍이라 한다.
● 까꿍
보경아, 까-꿍
하비다. 까-꿍
또래 만나도 까-꿍
몇 살이야 까-꿍
보경아
까꿍마다 네가 있어
아름다워 이 세상이
● 서로 안다
-딸을 여의며
큰 딸이 집 모퉁이를 돌면서
울며 우리를 나누던 날
내가 방을 잠근 것처럼
아내가 한가를 꺼리던 까닭을
우린 서로 안다.
삽살개가 바라보는 아침
수채 구멍이 화장실이 되었다거나
방 없어 서성대던
둘째 편에 섰던 것이나
이제금 하나하나가
소록소록 솟아나는 샘물인 것을
우린 서로 안다.
● 진달래
해마다 설레며
기다림에 지친 한이
속절없이 가버릴 그리움이 두려워서
진하게
손짓을 하며
피어나고 있는가.
겨울 내내 총총히
빛나던 별들끼리
도란도란 주고받던 고향의 이야기가
장끼가
부르는 봄 새벽에야
송시송이 피어났나.
● 청계정(淸溪亭)
우리 시조 ‘인字 輔字’께서
고려에 雄飛하사
자손에 이름 주어 成氏로 살게 하니
역사에 길이 빛나는 家門 이로부터 시작되다.
出天之孝 ‘松字 國字’
天崩之痛 千里負屍
지극한 그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사
성씨의 고향 昌寧에다 ‘麥山齊’를 내리시다.
‘檜谷’께서 두 형님과
爲國忠節 以顯父母
‘夏山君’ 이어받아 忠君愛民 名家 되니
성씨의 삶의 낙으로 忠孝를 삼게 하다.
‘淸溪公’ 부러 하사
새로운 고향에서 우리로 살게 하여
충효로 본받으시어 家訓 되어 빛이 되다.
떨어지는 열매들아,
뿌리를 잊었다가도
자기도 뿌리 되어, 기다리며 산다는 걸
沙浦里 어른께 물어물어 돌아보라고
連山 沙浦里에 ‘淸溪亭’을 세운다.
모년 모월 모일
창녕성씨 회곡파 청계공
24 세손 일만 성철용 짓다.
● 열녀문(烈女門)
-창녕 성시 가문 열녀 김인순(金仁順) 여사님께
소중한 것들은 잊혀진 체 살다가도
떠나갈 즈음에야 돌아오는 메아리로
서둘러
부여잡으려 할 젠
다시 못 올 주마등(走馬燈)
병약한 남정네로 진한 고생 60 평생
한 많은 형님 대신 치매 부모 봉양 터니
이제는
지아비마저 떠나시니
누굴 위해 살아가실까.
우릴 위해 몸을 던져 대신으로 살던 나날
후회하지 않으시면 만고(萬古)의 열녀(㤠女)시니
부터는
당신만 위한 삶이
성씨 가문(成氏家門)의 영광되오.
● 고향
아버지는
충청도에 사셨고
나는
인천에서 자랐는데
자식들은
서울을 살았다.
누가 우리들에게
고향을 물으면
동서남북
우리들은
동서남북
고향이 각각인
사람끼리 모여 산다.
1991. 2. 22(금)
● 교가(校 歌)
노원 고등학교
불암산 수락산의 정기를 받아
마들에 피어난 배움의 터전
이 나라 이 고장 젊음이 모여
오늘을 갈고닦아 내일을 향해
세계를 앞서 사는 노원인 되자
웅비하라 우리 노원 노원고등학교
삼각산 도봉산의 드높은 기상
영광된 미래를 엮으며 살자.
모교의 새 전통창조를 위해
불타는 우리들의 젊음을 바쳐
세계를 앞서 사는 노원인 되자.
웅비하라, 우리 노원 노원고등학교
● ● 하루가 아름다워 질 때 게재 시 목록
● 자서
●역마살
●산에는 왜 가나
● 등산
● 계양산에서
●각흘산
● 감악산
● 송추계곡에서
● 백록담
● 선원사 지
● 제부도
● 소리
● 태백산 가는 길에;
● 고로쇠 여행
● 시작이 되게하소서
● 장수잔치
● 하루가 아름다워 질 때
● 어른들의 재미
● 장크 시장
● 안태나
-미완성이지만 아까와서 그대로 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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