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an의 세계여행(1)

캐나다 로키 산 여행(1)

ilman 2023. 2. 19. 13:32

*. 내가 쓰기 시작한 최초의 해외여행기(새천년 가을)

 

*. 캐나다에 단풍 보러 갔다가

  우리 부부는 캐나다로 떠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문장(紋章)이 단풍(maple)으로, 국기에까지 넣어 강조하고 있는 새빨간 단풍을 보러 캐나다 로키로 떠난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들뜬 마음은 태평양 건너 밴쿠버 공항에 마중 나온 가이드를 만나자마자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로키 투어는 원래 단풍과는 관계가 멀다는 것이다. 단풍을 보려거든 서부 온데리오나 퀘벡 쪽을 거쳐서 와야 했었다는 것이다.

  떠나올 때 캐나다 서부 나이아가라와 로키를 함께 보는 코스를 택하자는 아내와 부부 싸움까지 하며,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이 권유하는 대로 그분 고등학교 동창생들끼리의 여행에 덜컥 따라나선 내가 이제는 할 말을 잊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몸은 이런 마음을 싣고도 벌써 캐나다 제3의 도시 밴쿠버(Vancouver)에서 빅토리아(Victoria) 섬을 향하고 있는 것을-

 그렇다, 로키가 지닌 멋을 통해 캐나다를 보자. 한 여자, 한 아내를 맞아 평생을 살아가며 세상을 살아왔듯이 로키를 통하여 캐나다를 보고 가자. 우리의 여정은 빅토리아 섬에서 일박한 후에 목재의 도시 캠룹스를 거쳐, 밴프, 재스퍼를 돌아 밴쿠버로 다시 돌아오는 캐나다서만 로키코치 7박 8일의 여행 길인 것이다.

  북미 대륙에서 제일 커서 남한의 3분의 1이나 되며, 일년 내내 꽃이 피는 빅토리아 섬(Victoria Island)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빅토리아의 상징인 부차드 가든(Butchart Gardens)은 어제 보았고, 오전에는 인 하버(In Harbor) 주변을 등을 들러 본 다음, 오후부터 드디어 본격적인 로키 여행이 시작되었다. 

 

  *. 가자, 로키로

  우리는 밴쿠버를 떠나 호프를 거쳐 코카 할라 하이웨이를 따라 캠루프스로 가고 있다.

그곳은 남북 두 곳의 톰슨 강 합류점으로 캠루프스(Kamloops)란 이름은 원주민 인디언 어로 '합류점'이란 뜻에서 유래한다. 캠루프스 까지는 350km로 6 시간의 관광 길로 장장 900리 머나먼 길이다.

차는 밴쿠버를 벗어나 낯선 이국땅을 달리고 있다. 벌써 로키산 가는 길에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려 있는데 길은 차 소리도 숨 가쁘게 부릉 부릉-  오름 길이 계속되고 있다.

창 밖을 보니 검은 하늘에서 별들이 쏟아져 내리듯이 반짝이고 있다.

북극성, 북두칠성, 가시오피아, 오리온성좌…. 이국땅에서 낯익은 별들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시흥에 젖고 말았다.

 

차(車) 소리도 숨 가쁘게 로키 산 오르는 길

내일 실컷 보라고 어둠이 가린 길

낯익은

별들도 좇아오며

앞장서고 뒷장 서고.

 

  캠루푸스컴포트 호텔에서 여독을 풀고,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 국립공원(Banff National Park)으로 이동하고 있다. 441km 천리 길을 달려 우리를 기다리는 캐나디안 로키의 비경(秘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늙었다고 생각되기 시작한 언제부터인가 낯선 곳을 가게 되면 언제 다시 올까 아쉬워하며 구석구석 가능한 한 많이 보려 하였다.  정년퇴직을 하고 보니 해외여행이 아주 망설여진다. 내가 지닌 마지막 원금을 까먹게 되는 길이라서, 떨치고 떠나는데 여간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여유가 있어도 못 떠나던 옛날의 우리네가, 이렇게 좋은 세월을 만나 금수강산을 넘어서 세계 명승지를 자유롭게 찾아 나섰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우리는 늦복을 타고난 사람 중에 하나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래서 앞으로 만나게 되는 이 비경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카메라는 물론 캠코드, 녹음기,망원경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왔다.

 

 *. 나무의 나라 캐나다  

 낙락장송처럼 꾸불꾸불 한국의 소나무들처럼 어렵게만 자라 온 우리의 눈에 쭉 곧게 위로만 크고 있는 저 울창한 나무들이, 눈이 닿는 곳마다 밀림을 이루고 있어 우리들을 놀라게 한다.

커다란 전봇대 크기로 똑바로 자라서 90m에까지 이르는 이 로키 산의 나무들은 어느 것이나 다 200년에서부터 600년 묵은 나무들로 하나하나가 그대로 재목이요 이 나라의 자원이 된다.

캐나다 국민 전체가 아무 하는 일없이 이 나무만을 베어 팔아먹고 산다 해도 150년 이상을 거뜬히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이 나라는 임업(林業) 부국이었다.

그래서인가 혹 가다가 눈에 들어오는 집들은 모두가 다 나무로 지은 통나무무 집들이었다.

이런 나무들이 지천으로 총총히 높이 서서 계속 차창 밖의 아름다운 로키의 산을 향한 나그네의 캠코더를 막아선다.

미국에도 로키 산(Rocky m.)이 있다. 그래서 이곳 산을 캐나디안 로키(Canadian Rocky)라고 부른다.

로키는 영어로는 바위(rock). 이런 2,000m 이상의 성벽처럼 끊임없이 이어진 로키산맥이 바람을 막아 주어서 이 나라에는 태풍이 전혀 없다.

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바위뿐인 척박한 땅이라서 뿌리를 마음껏 펼 수 없도록 땅이 깊지 않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넘어지지 않는 한, 태양을 바라 위로만 자랄 수밖에 없어서 이런 거대한 자연 숲이 자생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로키의 나무는 고산지대의 나무dutj 일 년에 30일에서 50일밖에 자랄 수가 없다. 그 때문에 나이테의 촘촘함으로 하여, 강도가 높고 단단하여 세계적으로 고급 가구는 로키 산 나무이어야 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이 원목은 열대지방의 어느 나라 나무보다 그 가격도 아주 고가에 거래되는 모양이다.

 

  *호수의 나라 캐나다 

  차는 요호 국립공원(Yoho National Park ) 속을 신나게 달리고 있다. 요호(Yoho)란 원주민이었던 인디언의 말로 '경이 외경, 아주 좋은 곳'을 의미하는 말이다.

우리는 에메랄드 호수(Emerald Lake)에 이르자 넋을 잃고 말았다.

긴 나무다리 넘어 펼쳐진 저 에메랄드 그린 물빛이며, 호반을 둘러싸고 있는 수림(樹林)은 가까이서 보았을 때는 커다란 나무이더니, 멀리서 보니 널따랗게 깔아 놓은 카펫 같기도 하고, 금잔디를 깔아 놓은 것 같기도 한데, 그 찬란한 모습이 산을 오르다가 식물 성장 한계선에서 문득 멈추어 선다.

식물 성장 한계선은 2,200m에서 2,400m까지라서 이를 통해                                                                                                    이 산 높이를 대충 짐작할 수가 있다.

그 위로 만년설(萬年雪)을 인 회색 빛 산과 눈을 품은 계곡들이, 지금도 눈을 녹여 이 호수의 물과 저 빛깔을 이렇게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나무다리가 끝난 곳에 있는 통나무집이 또한 자연과 그대로 한데 어울려 그 옆에 오솔길로 우리를 부르고 있는데, 호수에서는 유유히 울긋불긋한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저어 가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마치 신선들이 노니는 것 같다.

  고려 때 평양 부벽루에 올라 대동강 경치에 취하여

"긴 성벽 한편으로 넘쳐 넘쳐흐르는 물, 넓은 들 동쪽에 점점이 산이로다.(長城一面溶溶水 大野東頭點點山) " 라 읊고도 그 뒤 짝을 채우지 못하고 울며 내려왔다는 김 황원이 살아 있어 이곳에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이 황홀한 광경에 기절하여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불귀의 객(不歸客)이 되고 말았을 걸-?,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게 한다.

 

요호 계곡 길을 따라 올라간 우리가 만나게 된 것이 그 웅장과 아름다움을 싣고 400m의 낙차로 우렁차게 떨어지는

타카카우 폭포(Takakaw Falls)다.

. 떨어지던 폭포가 그 도중에 용소에 부닥쳐 위로 튀어 오르다 가는 다시 떨어지는 모습이 있어 '카카'가 들어가 ‘타카카우’라고 이름 한 것이 아닌가.

달력으로만 보아 오던 고색창연한 밴프스프링 호텔 아래 있는 보우 폭포(Bow Falls)에 이르니 수많은 물줄기가 용솟음치며 하얗게 흐른다.

그때 누군가가 "사슴이다!" 외치는 소리 있어 보니 그 커다란 뿔을 자랑하는, 겁이 많기로 유명한 엘코 사슴 한 마리가 공원에서 노닐고 있는데 오히려 내편에서 가까이 다가서기가 두려웠다. 크기가 작히 2m쯤 되는 것 같았다.

강 건너에서도 수십 마리 암수가 모여 풀을 뜯고 있다. 이 귀한 짐승은 보우 강을 헤엄쳐 건너는 것을 촬영하는 기쁨까지 더하여 주었다.

마릴린 몬로의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 장소가 이 보우 강이었다는 인연으로 하여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보니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밴프(Banff)는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로키의 대표적인 관광지며 거점 도시다. 우리는 해발 1,380m 밴프에서 2박을 하게 되어 있다.  

    다음날 영원의 호수와 투잭 호수(Twojack Lake)를 지나 존슨 협곡을 거쳐 곤돌라를 타고 해발 2,258m의 설퍼 산에 올랐다. 곤돌라가 끝나는 곳에 서니 밴프 국립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지나칠 때는 하늘에 주먹질하듯 보이던 그 우람한 런들산(Rundle이 아득히 먼데, 저 건너 바라보이는 유난히 짙푸르게 보이는 것이 여기서 하산하는 대로 가 볼 루이스 호수요, 그 앞에 성냥갑만 한 건물이 호화 샤토레이크루이스 호텔(Chateau Lake Loues)이다.  

 

 

 

  *. 캐나다 기행에 나오는 사진 중 일부는  개나다 여행 중에 구입한 관광 책자 Canadian Rockies(Tex by CARL BENN)과 관광 달력을 이용했습니다. 컴퓨터 교체로 날아간 이미지와 용량 정리로 사이트 운영자에 의해 삭제된 사정으로 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