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an의 세계여행(1)

'往五 Silk Road 國傳(9)'/ 둔황의 명사산(鳴沙山)과 월아천(月牙泉)

ilman 2022. 3. 7. 11:43

*. 행복한 하루하루

  나는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행복한 때였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따라서, 불행하지 않은 모든 나날들이 나에게는 행복한 나날이었다. 결핍이 없이 그저 평범하고 평안한 상태를 행복이라고 생각해 온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러한 생활 중에서도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를 행복이라 한다,

그런 행복을 인생의 가장 높은 가치로 보아 그것을 도덕적 이상으로 삼는 학설을 행복설(幸福說)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오늘과 내일 모두가 행복한 하루 하루였던 것 같다.
 오늘은 여행 중 가장 기다리던 돈황(敦煌)을 가기 전 세계적인 명소 월아천(月牙泉)을 내일은 실크 로드(Silk Road)의 하이라이트 막고굴(莫高窟)을 구경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 명사산 월아천(鳴沙山月牙泉)
 드디어 명사산 월아천에 왔더니 선선에서 보던 사막다운 모래사막이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반긴다.

- 돈황성 남쪽 5km에 있는 명사산(鳴沙山)은 그 기슭에 월아천(月牙泉)이 있어 더욱더 유명하다. 그 기묘한 조화는 하늘의 솜씨라 일컬어지는 것으로 '사막의 기이한 관경'으로 세상에 널리 소문난 유명한 곳이다.
명사산(鳴沙山)이란 이름은 산의 모래가 바람이 불 때마다 소리가 난다 하여 울 '鳴'(명), 모래 '沙'(사), '鳴沙山'(명사산)이라 이름한 것이다. 이 산은 동한(東漢) 시절에는 '사각산(沙角山)', '신사산(神沙山)'이라 하다가 명사산(鳴沙山)이라 부르게 된 것은 진(晉) 나라 때부터였다.

 명사산(鳴沙山)의 크기는 동서로 40km, 남북으로 20km 넓이로 주봉은 해발 1,715m이다.
능선은 칼날 같은 모습인데 정상 가까이까지 낙타 투어로 갈 수도 있다.

 우리들이 선택한 '호도투어' 여행사는 노옵숀이라서인지 가이드가 섭섭할 정도로 우리 일행은 포함되지 않는 모든 옵션을 거부하였다. 그 바람에 60위엔(6,800원) 내고 낙타를 타고 명사산 정상을 오르는 것을 나 혼자만 고집할 수 없어서 투어에 포함된 것만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여행 가서는 함부로 돈을 쓰고 다니는 것도 낭비가 되는 일이지만, 거기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거나, 살 수 없는 것을 외면하는 것 또한 낭비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일행은 섭섭하게도 이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뿐인가 가이드에게 대접을 잘하여 주어야만 일정 이외에 하나라도 더 구경하는 법인데 오히려 가이드에게 먹을 것을 사달라고 조르는 그런 분들도 우리 일행에게는 있었다. 나는 그가 너무 섭섭해 하기에 미안한 마음으로 여행 중에 쓰려고 사 가지고 온 Two Time 시계를 벗어주었다. 그가 시계를 잃어버렸다기에-.
 중국에 가면 쓸 돈이 별로 없으니 물이나 사먹을 중국 돈은 한 삼만 원만 준비하라는 여행사 여직원의 말만 믿고 왔기 때문이었다. 한국 돈이나 달러는 물론 카드까지 호텔이 아니면 이 실크로드 여행에서는 쓸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일정에만 있는 대로 여기서 20분 동안 낙타를 타고, 이어서 명사산 7부 높이에서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 월아천(月牙泉)의 신비 

  '나이를 먹는 것은 등산하는 것 같다.'는 말이 있다.
더 많이 올라야 더 많은 것이 보이듯이 더 많은 나이를 먹을수록 많은 것을 경험하여 알게 된다는 뜻이다.
그 말대로 아내와 함께 모래 언덕을 더 높은 곳인 능선까지 오르니 제1천(第一泉)이라는 월아천(月牙泉)과 함께 오른쪽에 제2천과 제3천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중에 왼쪽에 있는 초승달 같은 월아천(月牙泉)과 그 옆에 앙증맞게 작은 푸른 초원이 있고, 그 가운데에 눈이 쌓인 지붕처럼 모래를 흠뻑 뒤집어쓰고 있는 월천각(月泉角) 휴게소가 하나의 선경(仙景)을 이루고 있다. 옛사람이 말하던 무릉도원(武陵桃源)이요, 별유천지 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세계가 바로 저곳 같았다.
  어디선가 손을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나를 부르는 소리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내가 기념사진을 찍어 달라고 모처럼만에 부르는 소리다. '형님, 형님!' 자기를 여행 내내 친언니처럼 부르며 따르던 상냥한 우리 일산의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서로 모르고 지내다가 여행 중에 우연히 처음 만난 권혜숙 여사와 함께 부르는 소리다.
권 여사는 여행 중 내내 띠 동갑인 나를 친 오라비처럼 보살펴 주던 누이 같은 권 여사다.
식사 때는 음식을 챙겨 주고, 술이 떨어지니 술을 구하여 챙겨주더니 까르푸에서 마오타이 술을 사려고 하다가 카드를 거절하는 바람에 그냥 돌아오는데 중국 돈을 빌려주던 권 여사와 함께-.
다음은 그 마음이 하도 고마와서 주기로 하고 정성껏 쓴 시 한 편이다.

월아천(月牙泉)

                  -권혜자 여사님께
초승달 보고 싶어
밤을 그리다
명사산(鳴沙山) 사막 위에
눈썹 같은 '月'(월) 자를 긋고
하늘 가득 담아서
그 이름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 호수(湖水)가에
월천각(月泉閣)을 짓고
낙타와 찝 투어, 모래 썰매, 행글라이더로
세상(世上)을 불러
둔황(敦煌)을 살지게 하고 있는



월아천(月牙泉)이여!
            - 명사산 월아천(鳴沙山月牙泉)

월아천(月牙泉)은 명사산이 둘러싸인 가운데에 조그마한 푸른 초원과 함께 있는 초승달을 같은 못이다.
그 모습이 초승달을 닮아 달 '月'(월), 어금니 '牙'(아), 샘 '泉'(천), '月牙泉'(월아천)이라 하였다.
옛날에는 '沙井(사정)' 또는 藥泉('약천)'이라 하다가 청(淸) 나라 때부터 '월아천(月牙泉)'이라 불렀다.
수심이 평균 3.2m인데 수질이 달고 찬 것이 거울 같이 맑다. 예로부터 말하기를 '沙不進泉, 水不濁후'('사부진천, 수불탁후, '후'는 마를 '후')라 하여 '모래는 샘을 침범하지 않고, 물은 흐리거나 마르지 않았다. 그래서 '둔황 8경 중 제1경을 월아천이라' 하였다.

그러나 들리는 말에 의하면 요즈음에는 월하천 물을 남 몰래 보충하여 준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 하지만 그래도 사막  한가운데서  3,000 년 동안 한 번도 마르지 않은 샘이라니 얼마나 신기한가.

저녁 식사는 우리 한족(韓族)이 하는 고려촌(高麗村)에서 한 후 그 앞이 시장이어서 모처럼 자유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들린 실크로드 각 도시의 관광지나 시장을 가보면 예외 없이 어디서나 그들이 주식으로 먹는 둥근 화독의 벽에 굽는 납작한 낭과 양을 통째로 걸어놓고 썰어 파는 고기와 양꼬치였다.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노점에 전을 벌이는데 잉어가 있고 이상하게도 양의 해골이 있다. 잉어는 구워서 파는 곳이고 양의 해골은 골을 먹는 것인데 맥주는 5위엔(750원)이었다.
호텔까지 차비가 2,000원이라지만 술 먹는다고 질색을 하는 아내와 함께 하였으니 나의 작은 낭만을 어찌 풀어 보겠는가.
그보다 달러는 우리나라처럼 시장에서는 쓰는 데가 드물고, 중국돈은 우리 손자 낙타(10위엔)를 사느라고 다 써버리고 말았으니 그대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 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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