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설 시리즈/'동지, 섣달, 정월' 명칭 이야기

ilman 2019. 12. 16. 08:29

 

'동지, 섣달, 정월' 명칭 이야기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동천(冬天)/미당 서정주

  1년 열 두 달을 음력으로 말할 때 유독 11월. 12월, 1월만은 양력으로 보통 1월, 2월, 삼월이라 부르는 것과  달리, ‘음력으로 동짓달’, ‘섣달. '정월'이라 말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음력 11월을 동짓달 이라 하는 것은 2019년 12월 22일(음 11월 26일)이 겨울(冬)이 이르는(至) '동지(冬至)'라서  '동짓달(冬至-)'이라 했다면, 2019년 12월 26(음 11눨 26일,목)일부터는 왜 ‘섣달’이라고 하는 것일까?‘섣달’이란 '설'이 드는 무렵의 달이라 하여, ‘설달’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그 ‘설달’이 ‘섣달’로 바뀐 것이다.
우리 말에는 “술+가락= 숟가락 / 삼질+날= 삼짇날/ 이틀+날= 이튿날/ 사흘+날= 사흗날/ 나흘+날= 나흗날”처럼 복합어 앞 낱말의 끝이 ‘ㄹ’로 끝나는 경우 'ㄷ’으로 바뀌는 현상이 있다. 이를 음운학에서는 음운동화 중 '호전(互轉) 현상'이라고 한다.

  또 다른 학설로는 12월 달은 평북 방언에서는 '서웃달'이라고도 하는데 ‘서웃달’이란 말은 해의 마지막 달이라서 ‘서운한 달’이라는 말에서 온 것이라고도 한다.(민속학자 최상수)

 

금년 섣달에는 24 절기의 소한(小寒, 양 12. 12알)과 대한(大寒, 양 1월 20일<월>)이 들어 있다.

  그렇다면 1월은 왜 정월 (正月)이라 하는 것일까?
 이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正'자을 옥편에서 찾아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바를 正(정)'이란 뜻 외에, '첫 정(正)'과 '歲之首月', 한해의 첫달 곧 정월이란 뜻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1월 1일(양, 2020년 1월 25일)을 설날이라고 부르는데 '설'이란 말은 '살'에서 의미 분화한 말인 것 같다. 우리 말은 모음 'ㅏ' 가  'ㅓ'로 바꾸어 의미 변화를 이르키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모음교체라고 한다. '살 > 설, 갓 >것' 등처럼 바꾸는 현상이니 이를음음학에서는 모음교체(母音交替) 현상이라 한다.  그러니까 나이 한 '살' 먹는 날이 '설'이란 말이다. 이날은 중국에서는 '춘지에(春節)'라고 부르는 날로 춘지에(春節)는 중국인들의 최대 명절로 고향을 찾는 수천 만 중국인의 대 이동하는 날이다.

우리 나라처럼 음력 1월 1일에 설을 쇠는 나라로는 중국, 라오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으로 중국 한자 문화권에 사는 아시아 나라들이지만 일본은 구정(舊正)아닌 신정(新正)을 쇤다.

 

*. 북한(北韓)의 설

 북한의 명절은 크게 '국가적 명절'(사회주의적 명절)과 '민속절 명절' 둘로 나뉜다. 

 북한의 3대 민속명절로는 추석, 설날, 단오 등이 있지만, 민속명절은  사회주의 생활양식과 사상에 어긋 난다 하여 그동안  명절 쇠는 것을 금하여 오다가 1972년 남북 대화 이후 '추석 성묘'를 허용하였고, 1989년부터는 '음력설'과 '단오'도 휴식일(休息日)로 인정하여 부활시켰다. 휴식일(休息日)이란 그날 하루 직장이나 학교에 가지 않고 쉬기는 하지만, 가까운 일요일에 쉰 것을 보충해 근무해야 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이들 명절 중에서도 북한에서 가장 크게 쇠는 명절이 신기하게도  '김일성 생일(태양절, 4.15)'과 '김정일 생일(2.16)'이라는데 이 때는 국가에서 술과 먹거리를 국민에게 배부해 주는 모양이다.

                                                                       2019년 12월가필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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