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5월 15일
한국의‘ 스승의 날’은 외국의 영향이나 정부의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 지방 학생들의 자의(恣意)에 의해 자연 발생한 것이다.
1958년 충남 강경여고(현, 강경고)에서 있었던 일이다. 청소년적십자(RCY) 단원들이 5월 8일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아 그 기념의 일환으로, 병중에 계신 스승님이나 퇴직한 은사님들을 위문하는 활동을 하기로 하였다.
1년 중 하루를 "은사의 날"로 정하고 이날에는 반드시 스승의 은혜를 가슴에 되새기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행사를 계속 갖자고 결의한 것이다.
그 무렵에는 스승의 날이라 하지 않고 ‘은사의 날’로 부르다가 1963년부터 이를 '스승의 날' 로 고쳐 부르기로 하고 그 날짜를 5월 26일로 하였다.
오늘날처럼 스승의 날이 5월 15일로 정한 것은 1965년부터였고 1966년(제1회)부터는 ‘스승의 날’이 전국적인 행사로 정착하게 되었다.
‘스승의 날’을 5월 15일로 정한 것은 우리 민족의 스승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스승의 날’이 청소년 적십자(RCY)가 주관하여 발전한 기념일이기 때문에 ‘세계적십자의 날’을 그 창시자인 앙리 뒤낭(Jean-Henri Dunant)의 생일인 5월 8일로 정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전후해서 스승 찾아뵙기, 안부편지 보내기, 모교 및 자녀 학교 방문 등 다양한 행사가 치뤄지고 있다.
학생들은 존경과 사랑을 꽃말로 가진 붉은 카네이션을 스승님게 달아 드리기도 한다.
가람 이병기 선생이 자랑하던 삼복(三福)이란 말이 있다. '화초복(花草福), 술복(酒福), 제자복(弟子福)’이 그것이다.
평생을 가람 선생처럼 가르치는 길로 살아온 나도 ‘여행복(旅行福), 술복(酒福), 제자복(弟子福)’을 자랑하고 싶다.
금년에는 제자 셋이 불러 술 대접과 화장품 선물도 받고 나는 나의 저서 '도립공원 산행기'를 주고 왔다.
77세와 72세 되는 제자들이었다. 80대의 내가 내가 지금도 홀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제자와 함께 이렇게 술을 취하도록 마실 정도로 건강하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세상에 그 하고 많은 직업 중 교직(敎職)을 선택하여 선생으로 평생을 보낸 것이 자랑스럽다.
교직 생활 중 가슴 아픈 일도 적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니 교직이란 행복한 직업이었구나 생각하며 살고 있다.
똑 같이 자라고 있는 순수한 나이의 학생들을 모아 놓고 가르치기 위해서 열심히 그 교재를 준비하며 살아온 세월이 무엇보다 행복하였다.
게다가 함께 하던 교직원(敎職員)들은 같은 학벌에, 비슷한 생활수준의 동료들이어서 유유상종(類類相從)하며 서로 어울려서 별 어려움 없이 살아왔기 때문이다.
1년 중 1/3이 선생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교직 생활이라서 많은 여행을 다닐 수 있는 것이 그중 좋았다. 지금은 거기에 토요일을 공휴일로 쓸 수 있으니 교직은 얼마나 축복된 직업인가.
퇴직 후에는 그 중 내 전공분야인 국문학의 분야를 살려 시조(時調)와 수필(隨筆)로 등단한 후 여행 작가(旅行作家)로 국내외 세상의 아름다움을 두루 찾아 다니며 그것을 시(詩)로 노래하며 수필(隨筆)로 해석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렇게 쓴 나의 글을 각 도서관과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고 싶다. 그 꿈이 '한국 국립공원 산행기'와 '한국 도립공원 산행기'에 이어 '한국 해상국립공원 섬 이야기'를 출간하는 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나의 꿈이다.
나의 행복의 또 하나는 옛날 선인들이 국록(國祿)이라고 하던 연금(年金)이란 과일을 늙은 아내와 함께 따 먹으며 사는데다가 우리 또래가 살아온 세대는 고진감래(苦盡甘來)하는 시절이어서 고진(苦盡)을 지나 그 중 '감래(甘來)'하는 나라에서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 와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재직 시절 '공부 잘하지 못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제자들'의 편에서 살아 주지 못한 아쉬움이다.
지금 그 제자들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부디 부디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을 살아 주기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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