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난지도(蘭芝島) 이야기

ilman 2017. 10. 28. 16:15

난지도(蘭芝島) 이야기

 난지도(蘭芝島)는 서울 상암동에 있는  2.72 km² 넓이의 한강의 하중도(河中島)로   여의도(7 km²)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작은 섬이다. 

 난지도(蘭芝島)란 이름은 이곳에 난초(蘭草), 지초(芝草) 등 온갖 꽃들이 만발하여 생긴 이름인데, 이를 옛날에는 중초도(中草島), 꽃섬, 오리섬, 압도(鴨島), 문도(門島) 등으로도 불리기도 하였다.
당시에는 갈대 숲이 많아서
수많은 철새가 찾아드는 낙원이었
다. 이 섬에서 주민 700명이 살면서 주로
땅콩, 채소나 양계(養鷄),양돈(養豚)을 하던 아름다운 섬이다가 

1977년에는 난지도의 서쪽을 매립하여 

육지가 되어 이름만인 섬이 되고 말았다.  

1978년부터는 15년 간이나 1천만 서울 시민들의 쓰레기를 매립하는 지역으로 사용하면서 그때 버린 쓰레기가 8.5톤 트럭의 150만 대 분으로 그렇게 쌓인 쓰레기가 높이 98m나 되는 쓰레기 산으로 바뀌어 버려서 파리, 먼지, 악취의 삼다도(三多島)의 섬이 되는가 하면 침출수 유출로 인한 한강과 주변지역 지하수와 토양 오염, 강우 시 경사면 유출, 매립가스 분출로 인한 화재 발생 등 매립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이에 서울시는 버려진 문제의 땅 난지도를 되살려 친환경 녹색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서 지금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의 상부의 쓰레기 위에다가 50cm의 두께로 흙을 덮고, 그위에 빗물이 스며들지 않게 차수막(遮水幕)을 깐 다음 그 위에 흙을 1m 이상 덮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땅이 되게 하였다.

쓰레기는 분해 되면서 썩은 침출수(浸出水)와 가스가 발생하므로 황경 오염이 되는 침출수를 모아 안전하게 처리하여 한강으로 방류하고, 가스는 106개의 포집정을 설치하여 이송관을 통하여 월드컵공원 기관이나 인근 아파트의 연료로 공급하게 하는 등 과학적인 시설에 만전을 기하였다. 

산의 경사도를 완만하게 하여 나무를 심어 녹화사업을 추진하여 비에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야생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한 마디로 쓰레기 산을 세계에 유례없는 생태환경으로 만들어 놓아 세계의 본보기가 되게 한 것이다.
 이렇게 난지도를 1996년부터 생태공원으로 바꾸기 시작하여 2002년 월드컵 공원으로 복원하여 만들어 놓은 공원이  자연과 시람이 하나되는  평화공원,  하늘과 초원이 맞닿은  하늘공원, 문화와 예술과 석양이 흐르는  노을 공원, 자연하천으로 새롭게 태어난  난지천공원을 조성하여 놓은 것이다.

우리는 그 중 억새밭으로 유명한 '하늘공원'을 향하고 있다. 4개의 공원 중 가장 높은 공원이니 하늘공원이라 하였다는 곳이다.

우리 KCCA 영상 회원들은 2017년 가는 가을이 아쉬워 10월 Happy Day 모임을 월드컵 공원으로 억새 촬영을 하러 왔다.

 우리들은 월드컵 경기장을 돌아 월드컵 네 공원을 대표한다는 평화공원을 거쳐서, 구절양장(九折羊腸) 같이 굽이굽이의 하늘계단 291 층계를 올라서 코스모스 만발한 하늘공원 한 모퉁이에서 박 사무국장이 준비해온 음식으로 요기를 하고 억새 촬영에 나섰다.

 

 억새가 가을 꽃의 대표로 자리잡기 전에는 코스모스는 가을꽃의 대명사였다.


일설에 의하면 로마 그리스 신화에 세상을 창조한 신(神)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꽃을 만들 때 제일 먼저 만들어 본 꽃이 코스모스 Cosmos)란다.
처음 만들어 보는 꽃이라서 이런 모양 저런 모양, 이런 색, 저런 색으로 시도하다 보니 꽃잎이 톱니 모양으로, 색깔은 희색 분홍색 보라색이 되었는데 흰색은 순정, 분홍색은 소녀의 순애, 진심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하는 꽃이다.


  이 꽃은 원래 멕시코 산인데 1910년 대에 선교사들에 의해서 한국에 둘어와서 귀화(歸化)한 꽃이라 한다.     

 억새는 '으악새', '새'라고도 하는 다년초(多年草) 풀로, 산이나 거친 들에서 잘 자란다. 줄기는 모여서 곧게 서고, 잎은 가늘고 길며,  줄기 높이가 1~2m로 늦가을의 정취를 대변하는 꽃이다. 농가에서는 이 경옆(莖葉)으로 지붕을 잇거나 가축의 먹이로도 쓰인다. 좁고 긴 억새 잎에는 아주 작은 가시가 있어 손을 벨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억세다' 하여 '억새'라 한다는 말도 있다.
 전국적으로 억새가 유명한 곳으로는 '정선 민둥산'(1118m),  경기도 '포천 명성산(922m)', '영남알프스', '천관산 억새밭' 등 수없이 많지만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는 난지도 '하늘공원의 억새 밭'이다. 

기다리던 단풍은 왔다가 빨리 가버리지만 억새는 겨울 초엽까지 가을을 지키는 꽃이라서 억새 산행은 가을 산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꽃이기도 하다.

  모여 사는 꽃이 억새라서 그 걸 굽어보는 것이 일품이라 하여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곳이 철조 구조물로 만든 '하늘을 담는 그릇 전망대'다.

모양도 그렇지만 나선형으로 빙빙 돌아 오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기서 저 멀리 높이 솟아 있는 멋진 굴뚝이 지역난방시설로 자연 회수 시설물이다. 가스를 모아 공급하는 시설물 같다.
 하늘공원은 봄에 하얀 띠꽃, 가을에는 은빛 억새꽃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북한산, 남산 한강 등 서울 풍경을 굽어볼 수 있는 하늘 전망대로도 유명한 곳이다.

 가을이 올 때마다 벼르다가 마는 억새밭 월드컵 공원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옛날에 쓴 자작 시 '난지도(蘭芝島)'를 읊어 본다.

작품의 질 고하보다 오늘 하루를 작품으로 남긴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시인(詩人)은 아름다움을 보면 시(詩)를 남겨야 하는 법이니까. 다음은 한국 고유의 정형시인 현대 시조 형식에 난지도를 담은 것이다.

난지도(蘭芝島)

 

주워가지 않는 버림 돌아보지 않는 남음을

아파하던 서울은 흩어지는 절망 모아

난지도(蘭芝島)

머리 위에다

버리고 돌아  셨다.

                

                                                           큰 물 질 때마다 섬으로 자라면서

                                                           한강 하류 지켜 서서 난초(蘭草) 지초(芝草) 키우더니

                                                           오늘은  

                                                          버려진 서울만을
                                                          품고 있는 난지도(蘭芝島)

                                                         

                                                          멋진 섬도 이름도 편리에게 빼앗기고

                                                          엉뚱하게 성형된 이국적 모습으로

 

                                                          개발(開發)이
                                                          몰려온다는 소식에

                                                          떨고 있던 난지도(蘭芝島)

 

                                                          하고 많은 이야기를 가슴 깊이 묻어 두고

                                                          서울을 쉬게 하는 억새 섬 되어 서서 

                                                          난지돈(蘭芝島 묻고 있구나

                                                          억새, 갈대 다름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