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산 연시조
백두산도 묘향산도 태백(太白)이라 했다지만
강원도 태백산은 옛부터 태백(太白)예요.
단군(檀君)님
모신 우리 뜻도
한결 같은 마음이고.
철쭉제 눈꽃 축제 유일사(唯一寺) 길 최고래서
4km 천제단(天帝檀) 길 헉헉대며 오릅니다.
철쭉제
끝물이라는
6월 초순입니다.
높이가 6번째로 한반도 모산(母山)으로
삼신산(三神山) 하나로서 웅장하고 후덕하게
어머니
다스한 가슴으로
숲으로 품어 줍니다.
하늘과 산사(山寺)와 익어가는 여름도
유일사(唯一寺)에 들어서면 번뇌를 멈춥니다.
흐르는
약수(藥水) 소리에
선(禪)도 목마르구요.
끝무렵 철쭉보다 주목(朱木) 군락 바라보니
살아 천년, 죽어 천년 몸으로 사는 나무
죽어도
사는 나무가
저를 부럽게 하네요.
천제단(1560m), 문수봉(1517m)이 부쇠봉(1547m)보다 위라서
장군봉(1567m) 정상에도 제단을 차렸지요.
천제단(天祭壇)
거기만 가고
아니 올까 두려워서.
철쭉과 진달래다 울울창창 녹음이다.
단풍 든 가을이나, 눈꽃 피는 겨울이나.
태백(太白)은
철마다 다른 모습
한 얼굴이 아닙니다.
'한배검'이 무어냐면. 높여 부르는 단군왕검(檀君王儉).
왕들과 독립 운동가들 무엇을 빌었을까.
우리들
서민 모두나
무속인이 빌어 온 건?
한아름 산머루 안고 단종(端宗)을 찾아갈 제
백마(白馬) 탄 님께서는 태백산(太白山)을 가셨다네.
*추 충신(秋 忠臣)도 단종 따라 태백(太白) 신령 됐답니다.
동강(東江)에 버린 단종(端宗) 거둬 모셔다가
장릉(莊陵)에 모셔두고 엄나무 된 *엄충신(嚴忠臣).
태백산
엄가시나무로
서낭당을 지킵니다.
*추충신: 추익한, 엄충신: 엄흥도
명산(名山)이라 하지 않고 영산(靈山)이라 하는 뜻은
단군(檀君)을 모셔선기. 단종(端宗)을 모셔선가
단종(端宗)은
서러운 나랏님
서러운 왕라선가.
용연굴 돌아들어, 구문소 구경하고
낙동강과 한강 발원 황지(潢池)와 검룡소(劍龍沼)라.
주목군락(朱木群落) 지나서 천제단(天祭壇), 문수봉에서
일출을
만나게 되면
그게 바로 태백8경(太白八景).
*산행 후기
태백산은 저에게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산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백혈병동(白血病棟) 무균병실(無菌病室)에서 죽음의 높은 고비를 오르내리다가 자유롭게 걷기조차 어렵던1998년 여름의 나의 병상일기가 그 사연을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이승과 저승의 어디쯤에 와 있는 것인가. 머리를 빡빡 깎고 우두커니 앉아있는 환우(患友)들을 바라보니 각가지 두려운 생각이 엄습하여 온다. 난생 처음 응급실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을 때 울면서 염불하고 있는 아내 옆에서의 감회를 정리하여 보는 것으로 공포를 잊고자 노력하였다.
하나/둘/셋/넷----.
응급실에 누워
먼저 간 친구를 하나하나 헤아려 본다.
여기는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
아픔과 죽음이 복습 예습하는 곳.
병문안이 건강을 체크하는 곳.
병고와 싸우는 환자와
돈과 싸우는 간병인의 전쟁 터.
어느날 갑자기 죄인이 되어버린
미안한 受惠者에게
삶을 더 사랑하게 된 아담 이브들에게
눈감으면 까만 축복이 내린다.
퇴원하면 알에서
깨어나리라.
그 알 속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시혜자(施惠者) 쪽에 서는
세상의 간병인(看病人)으로 태어나리라.
-1998. 5.6(화)
그해 겨울, 불편한 몸을 이끌고 겨울 산 태백산을 넘어 보았고 그래서 내가 살았다는 것을 확인한 산이 바로 태백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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