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時調)☎

함께 하는 이승 저승

ilman 2017. 6. 16. 17:02

  이곳은 모차르트의 어머니의 고향으로 모파상이 어렸을 적에 뛰놀던 외갓집 호수 마을이다.

그 집 현관 벽에 모파상 어머니의 초상이 조각으로 남아 있는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교회당 종소리 따라 무심히 찾아간 곳이 영혼의 안식처가 있는 교회 묘지였다.
우리의 어버이들께서 돌아가시게 되면 산에다 묻어버리고, 한 이 삼년쯤은 부지런히 다니다가 그 다음부터는 성묘를 가야지, 가야지 하며 벼르다가 해를 넘기는 우리네와 유럽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교회 같은 마을 가까이에다 주검을 모셔두고 언제나 돌보며 함께 살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 교회묘에서는  무서운 묘소에 들왔다는 생각보다는 꽃동산에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곳이었다. 거기에는 생사 년, 월, 일과 사진에 십자가가 있고, 묘비명(墓碑銘)이 방금 핀 꽃과 분수와 성스러운 조각과 함께 있었다. 곳곳에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이 조각으로나마 함께 있었다.

 꽃도 조화나 금방 시들어 버리는 꺾어다 꽂은 꽃이 아니라, 화분에서 철마다 피어나는 꽃이었다. 죽어도 산 자와 가까이서 함께 사는 죽음.
그 조용한 꽃밭 같은 묘에서 먼저 간 남편을 위해서 묘를 돌보고 있는 미망인(未亡人)의 모습을 보니 유럽인들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요, 삶의 계속이로구나 하는 부러운 생각을 갖게도 하였다.
 

이승의 그리움 찾아 꽃 한 송이 바친 여인
                                                               '자기의 파트너'라 나직히 말합디다.
                                               사랑은
                                              국경을 넘듯이
                                                이승 저승도 없었구요.

                                                                                                -함께 하는 이승 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