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경포도립공원(鏡浦道立公園)(1) / 경포대 이야기

ilman 2014. 5. 22. 11:56

 

강릉 시가지로부터 북동쪽 약 6㎞ 지점에 있는 경포대(鏡浦臺) 일원은 1982년 6월에 지정된 도립공원으로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인 경포대(鏡浦臺)와 오죽헌(烏竹軒: 보물 165)을 핵심으로 하는 면적 9.4㎢의 지역을 말한다. 모래톱에 의해 바다와 분리된 석호(潟湖)인 경포호(鏡浦)와,  송림(松林) ·백사(沙)가·푸른 바다와 어울린 경포해수욕장은 여름은 물론 1년 내내 국내외 관광객을 부르는 한국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이 주변에 방해정(放海亭) ·해운정(海雲亭, 보물 183) ·금란정(金蘭亭) 같은 정자와 선교장(船橋莊:중요민속자료 5) 등의 명승고적과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주변을 아울러 말하면서 여기에 국보 51호인 객사문(客舍門)을 포함하여 말하기도 한다.

 
 *. 경포호(鏡浦)와 경포대(鏡浦臺)
 다음은 경포호에 얽힌 예부터 내려오는 전설이다.
 
-경포호에 있던 자리가 뭍이었던 옛날옛적에 이곳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한 중이 와서 시주를 청하니 마음씨가 놀부 같이 고약했던 그 부자가  시주 대신 똥을 한 바가지 퍼주는 것이 아닌가. 그랬더니 밤 사이에 뭍이었던 이 곳이 큰 호수로 변하였고 곳간에 가득이 쌓였던 쌀이 조개로 변해 버렸다. 그 조개는 이 고장에서는 매복이라고 부르는 민물조개로 찌개거리나 국거리로 쓰이는 강릉 명물로 손꼽히는 먹거리가 되었다.
이 경포호의 아름다음을 조선 선조 때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다음과 같인 노래하고 있다.
 
 "斜샤陽양 峴현山산의 텩튝을 므니발와/ 羽우蓋개芝지輪륜이 鏡경浦포로 나려가니, /十십里리 氷빙紈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長댱松숑 울흔 소개 슬카장 펴뎌시니,/ 믈결도 자도잘샤 모래를 혜리로다."  

孤고舟쥬 解해纜람하야 亭뎡子자 우헤 올나가니,/ 江강門문橋교 너믄 겨테 大대洋양이 거긔로다. /從둉容용한댜 이 氣긔像샹, 闊활遠원하댜뎌 境경界계,/ 이도곤 가잔 데 또 어듸 잇닷 말고./ 紅홍粧장 古고事사 랄 헌사타 하리로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
호숫물이  거울(鏡)과 같이 맑은 호수(湖水)라 하여 경호(鏡湖)라고도 불리는 관동 8경 중에서도 으뜸의 경치를 자랑하는 경포호(鏡浦湖, 국가 지점문화재 명승 제108호)의 원래 둘레는 12㎞이었으나 하천에서 흘러드는 토사와 개발 등으로 지금은 그 둘레가 4.3㎞ 축소되었다.  수심은 약 0.96m로 지금은 강태공에게는 낚시의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그 호수에는 홍장암(紅粧巖)과 조암(鳥巖)이라는 바위섬이 있는데 조암이란 이름은 우암 송시열(宋時烈)이 썼다는 ‘鳥巖’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고려말, 조선 초에 홍장(紅粧巖)이라는 기생이 강릉에 살고 있었다. 박신(朴信)이 강원도 안렴사로 갔을 때 그녀를 사랑하여 정이아주 깊이 들었는데 임기가 끝나 서울로 돌아갈 때 강릉을 찾았더니 강릉부윤(江陵府尹)으로 있던 조운(趙云 )이 '홍장은 이미 죽었다'라고 하고, 그녀를 마치 신선처럼 꾸민 뒤 박신을 경포호 한송정(寒松亭)으로 유인하여 놀려 주었다는 이야기가 홍장암(紅粧巖)에 얽혀 전하여 온다.                                 -            -서거정의 '동인시화(東人詩話)'

 이 경포호의 북쪽 나즈막한 언덕에서 이 호수를 굽어보고 있는 경포대(鏡浦臺, 도지방 유형문화재 제6호)는 고려 충숙왕 13년(1326년)에 지어졌다는 건물이다. 여기서 매년 정월 대보름이 되면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
이때 경포대에서 술 잔을 기울이는 이는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는 낭만적인 곳이 경포대다. 하늘의 떠 있는 달, 호수에 잠긴 달, 바다에 떠 있는 달, 술잔에 비친 달, 님의 눈동자에 어린 달이 그것이다.
철없이 살던 세월을 무심히 지내다가 내 안에 흐르는 낭만의 광맥을 발견하고 시인(詩人)의 마음되어 다시 와서 바라보니 젊은 시절 나의 강릉(江陵)이 그리워 나도 박신(朴信)처럼 나의 홍장을 뒤돌아 보게 한다.

백발을 이고 와서 홍장암(紅粧巖) 바라보니
모여 살던 꽃들처럼 생각나는 그리움들
그 옛날

나의 홍장(紅粧)은
지금은 어디메쯤 살고 있을까.

 꽃들이 모여 살듯이 아름다움도 모여 사는 것일까. ·방해정,·경호정(鏡湖亭)·금란정(金蘭亭) 등의 정자와 사대부의 양반 저택이라는 99간의 옛날 건축물인 선교장(船橋莊, 중요민속자료 5) 이 홍장암과 어울려 이 부근에 살고 있었다.
지금은 점심 때라 벗들과 함께 와서 주문진의 회를 탐하여 그냥 간다마는 돌아오는 강릉 단오제에는 홀로 와서  '江강門문橋교 너믄 겨테 大대洋양(동해)'도 보고, 경포해수욕장에 가서 젊어서 헤엄쳐 다녀온 '오리바위'도 '십리바위 나의 추억의 창에 담아오고도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