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an의 세계여행(1)

중국 항저우(杭州) 서호(西湖) 유람

ilman 2013. 6. 1. 12:59

 중국 항저우(杭州)) 서호(西湖) 유람  -- 관계 사진 준비 중

 

*. 중국인들의 항주 자랑

과장(誇張)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고도(古都) 중에서도 항주(杭州) 자랑이 대단하다니 어디 한 번 귀 기울여 들어 볼까.

옛날부터

'上有天堂下有蘇抗(상유천당 하유소항)

'이라 하여 하늘에는 천당(天堂)이 있다면, 이 세상에는 항주(杭州)와 소주(蘇州)가 있다 하였다.

  중국인의 최대 소망은 항주(杭州)에다 집을 짓고 용정차를 마시면서, 소주(蘇州)에서 나는 비단을 입고, 광동요리를 먹으며 살다가, 유주(柳州)에서 나는 나무로 짠 관에 들어가서 묻히는 것이란다.
중국의 자랑은 절강, 절강의 자랑은 항주, 항주의 자랑은 서호(西湖)라고 자랑 자랑들이 대단하다.

거기에다가 700년 전 항주(杭州)를 다녀간 이탈리아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서방 세계에 소개하면서 그 자랑 한 마디를 보태어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곱고 멋있는 도시가 항주다’

라고 소개하였다는데 항주(杭州)의 무엇 때문이었을까?
항주를 '어미지향(魚米之鄕)'이라고 한다. 물고기와 쌀이 풍부한 고장이라는 말이다.

이 지역은 사계절이 분명하고 겨울에 눈이 와도 하루 이상 쌓이지 않는 아열대 기후에다가 북경이나 상해에 없는 산이 많아서 공기와 물이 좋다.

한국 생수(生水) 중에는 한라산의 '삼다생수(三多生水)'가 유명하듯이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수(生水)는 '와하하(娃哈哈)'로 항주산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대표적인 10대 명차(名茶) 중에서도 으뜸이 항주의 '용정차(龍井茶)'로 옛날에는 나라님께 바치던 진상품(進上品)이었다.
중국에 7대 고도(古都)에는 '서안, 베이징, 낙양, 개봉, 남경, 항주, 안양'이 있다.
중국에서는 나라의 수도로서 100년 이상 있었던 도시를 고도(古都)라고 하는데 항주는 9세기부터 237여 년 동안 14명의 황제가 항주를 수도로 선택한 역사적인 고도(古都)다.

그래서 수양제는 북경과 항주 간에 운하를 팔 정도로 고래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던 도시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 항주의 자랑거리는 서호(西湖)로 그 호반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다.

 

*. '

서시(西施)'의 고향 항주/

   자고로 우리나라 정읍(井邑)은 물이 좋아서 우물 ‘井’(정) 자 '정읍(井邑, 井州市)'이라 하였고 물이 좋아서 미인(美人)이 많은 고장이라고 하듯이, 산 좋고 물 좋은 서호(西湖)에 미인이 없겠는가.
자고로 왕이 가까이만 하면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만큼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인을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 하는 4대 미인이 중국에 있다.

 

중국의 4대 미인 중에 하나로 이 고장 출신의 월(越) 나라 미인 '서시(西施)'가 있다.

나무꾼의 딸이었다는 서시(西施)를 사람들이 '침어(浸魚)'라고 부르기도 했다.

-어느 날 서시(西施)가 강가에 갔더니 잔잔한 강물에 그의 아름다운 얼굴이 비추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수중의 물고기가 수영하는 것조차 잊고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그만 강바닥으로 가라앉아버리고 말았다 해서 서시의 호를 침어(浸魚)라 했다는 것이다.

-‘남의 빈축(嚬蹙)을 살 일을 왜 하나?’ 하는 경우의' 빈축(嚬蹙)'이란 말도 서시(西施)로 인연하여 생긴 말이다.

서시(西施)가 어느 날 근심이 생겨서 자신도 모르게 이마를 찌푸리며 마을을 걷고 있는 모습이  여느 때보다 더 아름다웠다.

이를 본 마을의 추녀(醜女)가 서시처럼 얼굴을 찌푸렸더니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박색의 모습이 되더란다. 찡그릴 '嚬(빈)', 찌푸릴' 蹙(축)' '빈축(嚬蹙)'이란 말은 그래서 생긴 말이다.

-서시(西施)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고사성어(故事成語)와도 연관된다.

월(越) 나라 왕 구천(勾踐)이 오(吳) 나라 왕 부차(夫差)에게 패하자 구천(勾踐)은 미인계로 부차에게 서시(西施)를 바쳐서 오왕(吳王)이 정사(政事)를 소홀히 하는 동안 거북한 섶( '薪', 섶나무)에 누워'(臥)' 자며, 쓴 쓸개('膽')를 맛보며( 맛볼 '嘗') 원수를 갚으려고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벼르던 구천(勾踐)에게 멸망했다는 이야기다.
-항주 서쪽에 있다 해서 서호(西湖)라고 했다지만 이곳에서 태수로 있었다는 소동파는 서시(西施)가 살던 고향이라 해서 서호를 '서자 호(西子湖)'라고 하였다. 서자(西子)는 서시(西施)를 이르는 말이다.

 

*. 서호 유람(西湖 遊覽)

  천하 기산(天下奇山)이라는 황산(黃山)을 다녀오는 길에 서호(西湖)를 들렸을 때도 가랑비가 오고 있었지만 황산(黃山)에서와 같이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그런 안개는 아니었다. 

우리들의 일정으로는 서호(西湖)를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유람선을 타고 1시간 정도 유람하는 것이 전부였다.

여기서 4시간을 더 달려가서 밤의 상하이(上海) 야경 유람을 예약하여 놓았기 때문이다.

수년 전에 북경에 갔을 때 인공호 서호(西湖)를 본 적이 있었다.

서태후가 이곳 서호(西湖)의 모습에 너무 반해서 서호를 그대로 북경으로 옮겨 갈 수는 없으니까 화가에게 서호(西湖)를 그리게 하여 그 모습대로 북경 이화원에다가 인공호수 서호(西湖)를 만들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서호에는 이제(二堤) 삼도(三島) 오호(五湖)가 있다.

'이제(二堤')란 백락천(白樂天)과 소동파(蘇東坡)가 쌓았다는 백제(白堤)와 소제(蘇堤) 제방이다. 그 제방으로 서호는 외호(外湖), 내서호(內西湖), 악호(岳湖), 서리호(西里湖), 소남호(小南湖) 다섯으로 나뉜다.

그중 '외호(外湖)'는 시내에서 가깝고 볼거리가 많이 몰려 있다고 하여 우리도 그 외호(外湖)에 왔다.  

'삼도(三島)'란 서호 속에 떠있는 소영주, 호심정, 완공돈을 말한다.

외호(外湖) 구경은 걸어서도 하거나 무궤도의 장난감 기차 같은 관광차를 이용하거나, 우리 같이 지붕이 날렵한 정자 모양의 유람선을 이용한다.

서호(西湖)는 면적 5.6㎢, 둘레 15㎞의 타원형 자연호에다 인공호를 더 파 만든 호수이다.

평균 수심 1.8m로 깊은 곳이 2.8m 정도가 되는 한국의 고양시 일산 호보다 약 3~4배나 큰 호수였다.

항주는 춘추시대 월(越) 나라와 송(宋) 나라의 수도였으니 우리나라 역사로 치면 모화 사상자들이 말하는 기자조선(箕子朝鮮) 시대요, 서양에서는 로마제국이 성립하던 아득한 옛날이다.

그 무렵부터 서호를 꾸며 왔으니 서호도 서호려니와 생각해 보라. 그 주변의 유서 깊은 수많은 정자와 누각과 사원과 탑들을. 거기에다가 춘하추동, 아침, 저녁의 서호 경치의 아름다움이 다르다고 조선족 가이드의 어눌한 설명이 계속된다.

 

 “지금은 안개가 끼고 비가 오고 있지만요 서호(西湖)의 미를 이렇게 말하기도 한답니다. 화창한 날의 서호 경치는 서시(西施)가 화장한 모습이요, 지금처럼 안개 끼고 흐린 날의 서호의 모습은 화장하지 않은 서시(西施)의 모습 같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화창한 날씨의 서호의 모습보다 안개 낀 서호의 모습이 아름답고, 안개 낀 서호의 모습보다 비 내리는 서호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비 내리 서호의 모습보다 눈 내리는 서호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대요.” 


유람선은 서서히 선창을 떠나 외호(外湖)를 돌고 있다. 여기는 우리가 말하던 '강남 갔던 제비 돌아온다'는 강남(江南)으로 호반에 칭칭 늘어진 수양버들이 봄을 바야흐로 열고 있었다.

옛날 수양제가 신하 수천 명을 거느리고 서호에 왔을 때도 오늘 같은 봄이었다. 아첨 잘하는 어느 환관이 황제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말했다. ‘저 버드나무들도 폐하의 왕림을 저렇게 머리 조아려 환영하고 있나이다. 폐하!’ 그 이후부터 버드나무를 수양버들이라 했다는 것이다.


중국인의 서호 사랑은 수영 금지, 낚시 금지, 화장실 이용 금지에다가 기름을 쓰는 배는 서호에서는 띄울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손으로 저어 가는 소형 배가 많았다. 

 지금 나는 소동파가 만들었다는 소제(蘇堤) 제방에 작은 배가 드나들게 만들어 놓은 아름답다는 단교 잔설(斷橋殘雪)을 바라보고 있다. 겨울에 눈이 오면 다리부터 녹는데 그러면 다리가 끊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착각하고 놀라게 된다는 10경의 하나인 단교 잔설(斷橋殘雪)이다.

우리나라 강릉 경포대의 경포호를 달밤에 가면 다섯 개의 달을 본다고 한다.

하늘에 있는 달, 호수에 비친 달, 동해에 비친 달, 술잔에 떠 있는 달, 님의 눈동자에 있는 달.

그러나 서호의 '삼담 영월(三潭映月)'을 달밤에 오면 이태백이 노래하던 십오야(十五夜) 밝은 달의, 그 15개 달을 볼 수가 있다.

수중에 둥근 구멍 5개가 뚫린 3 개의 탑이 있는데 추석이 오면 그 탑에 등불을 밝히고 둥근 창을 흰 창호지로 막아놓으면 탑에 둥근달 다섯이 뜬 것 같고 3개의 탑을 합하면 15개의 달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삼담 인월(三潭印月')에서는 달을 36개까지 볼 수 있다고도 한다. 15개의 달 같은 등불이 물에 비추면 30개의 달이 되고, 거기에 하늘에 있는 달, 호수에 비친 달에다가, 임의 눈동자에 잠긴 달과, 술잔에 떠 있는 달에, 마음에 있는 달에다가 호수 서쪽의 고찰 영은사(靈隱寺)의 스님 대머리에 비친 달을 합하면 36개가 된다나. 나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한다. 안면의 근육을 흔들게 한다. 

서호를 다녀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가 서호에 별 볼 것이 없었다고 하지만, 30년 정도 꾸민 고양의 일산호(一山湖)가 '화장실 박물관', '노래하는 분수', '선인장 공원' 등 볼거리가 가득한데 4천 년 동안 꾸며온 서호가 볼 것이 없다니 말이 되겠는가.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이니까 그런 것이다. 장개석, 모택동, 등소평 등의 별장이 있는 곳이 서호요, 중국 10대 명승지라는 충신 '악비(岳飛)의 묘'가 있는 곳이 서호다.

서호의 경치 그중에도 아름다울 때가 달 밝은 밤이나 일출 때 그리고 안개가 끼었을 때가 특히 은은한 아름다운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준다고 한다.

나는 그 서호 십경(西湖十京) 등 서호의 모든 것이 보고 싶어 공항에서 항주 CD를 구입하여 여기에 그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상하로 된 두 장의 CD로 ‘杭州風光’(상해 영상 공사 출판)이다.

 거기에는 우리가 자랑하고 있는 일산호의 '노래하는 분수'보다 더 큰 분수가 서호 가운데서 춤추고 있었고, 그 찬란한 야경은 파리나 헝가리나 부다페스트의 야경보다 더욱 찬란한 세계를 연출하고 있었다.

내가 본 중국은 자연도 아름답지만 그것을 꾸며놓은 중국인들의 손길이 부러울 정도로 훌륭하였다.

                                                                   -(2005. 3. 27/ 저장성 항저우 西湖)

'ilman의 세계여행(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太行山(타이항산) 기행/ 한단지몽(1)기행  (0) 2014.06.16
갑천하 계림 기행  (0) 2013.07.14
중국 황산(黃山) 산행기  (0) 2013.05.18
장가계(張家界) 산행기  (0) 2013.05.17
나의 무전 여행  (0) 201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