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운주사 이야기(2)/ 와형석조여래불(瓦形石造如來佛) 일원

ilman 2013. 4. 29. 07:17

*. 운주사 와형 석조여래불(瓦形石造如來佛) 

 대웅전 마당에 들어서니 고색창연한 3.23m의 4층 석탑이 나를 반가이 맞는다.
옥개(屋蓋)로 보면 4층이지만 그 윗부분을 세월이 앗아간 것 같다.
그래서 탑 이름마저 운주사 다층 석답(雲住寺多層石塔)이라 한 것 같다.

다른 절 같으면 대웅전 들어오기 전에 있어야 할 곳의 당우(堂宇) 주렴(珠簾) 이 방금 보고온 운주사의 탑과 불상으로 인하여 깊은 감명을 받은 내 마음을 대신 말하여 주고 있다. 

                            도率天宮何處在 : 하늘나라 천당은 어느 곳에 있는가.
                            龍華世界應當是 : 미륵의 용화 세상이 바로 여기로구나

 이런 운주사(雲住寺)가 세상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것은 석불과 석탑의 조각 솜씨기 너무 거칠고 엉성하고 보잘것이 초솔(草率)하여 문화재 당국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여 오다가 1979년 법진 주지스님을 맞아 중흥하기 시작하였다.

 법진 스님은 제일 먼저 세속인의 소유가 된 이 절의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큰 도움을 준 이가 김연월심 화주였다.

그 무렵 사찰 소유지가 겨우 수 100 평이던 것이 지금처럼 1만여 평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대웅전 건물은 송광사 대웅보전을 지은 송광사의 현고 선사의 기량으로 30평 규모로 지은 우미한 건물이다.

운주사가 송광사의 말사였기 때문이었다.          
                             -명찰 순례(2) 최완수 저

 

운주사의 중요한 당우로는 대웅전 좌측의 명부전(冥府殿)과 우측에 미륵전(彌勒殿) 그리고 산신각(山神閣)이 있지만   그중 특이한 것은 미륵전이다. 미륵전에 모신 미륵 석불(彌勒石佛) 때문이다.


*. 우측 능선의 불상들

  운주사 계곡에서 대웅전 쪽을 보면 나비 날개 같은 두 능선이 보인다. 그중 운주사에 갔다 하면 꼭 보아야 하는 곳이 대웅전 우측 정상의 와형 석조여래 대불(瓦形石造如來大佛) 일원이지만 나는 우측 능선을 오른다.
'마애여래 좌상'과 '불사 바위'를 보고 싶어서다. 

 

 

  불사 바위(佛程岩)로 가는 길은 불사 바위를 우러러보며 긴 나무 층대로 굽이 굽이의 오름 길이다.
도선 대사가 이 절을 지을 때 이 바위에 올라서 감독하였다는 전설의 바위다.   그래서 불사 바위의 한자가 '佛事'인 것 같다. 위 사진은 그 불사 바위에 올라 굽어보는 운주사 일원이다.

운주사 대웅전의 앞문을 열면 덕룡산 국사봉, 선왕산 등의 산봉우리가 보인다고 했는데 어느 것이 그것일까. 아마도 저 맨뒤 두 봉우리가 그 봉우리 같다.

 

능선의 정상에 올라 보니 큰 벼슬아치의 무덤이 있는데 잘 가꾸어서인지 고풍스러운 맛이 정상의 경치를 돕고 있다. 거기서는 길이 우측으로 향하는 길이 있는데 와불을 보려면 오르던 길을 내려와야 한다.

마애불(磨崖佛)은 대웅전에서 북쪽으로 40m 거리의 거대한 벼랑에 전체 높이가 5.16m의 크기로 몸은 양각(陽刻)으로 귓바퀴는 음각(陰刻)으로 새겨져 있는 고려 시대에 제작된 불상이다.  


*. 운주사 랜드 마크 와형 석조여래 대불(瓦形石造如來大佛)

 와불(臥佛)을 찾아가는 길도 운치 있는 나무 층계의 연속이었다.
층계를 오르다 보니 능선이 하늘과 접한 위치에 멋진 탑이 오르는 이를 굽어보고 있다.

'거북바위 5층 석탑'이었다. 

7.17m의 이 탑을 거북바위탑이라고 부르는 것은 거북바위라 부르는 암반을 다듬어 지대석으로 삼고 그 위에 탑신부를 세웠기 때문이다.

이 탑의 탑신을 보면 4면에 운주사(雲住寺)의 다른 탑에서 보이는 X자 무늬가 새겨져 있어 희귀한 사례에 드는 탑이다.

고고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이 탑은 고려시대에 나타난 백제 석탑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거기서 다시 나무 층계를 따라 올라가니 크고 날씬한 몸매의 부처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다. 시위불(侍位)이었다.  

탑을 지키는 인왕(仁王)이나 사천왕(四天王) 같이 이 산 왼쪽 산등성이 오른쪽에 서서 와불(臥佛)을 지키고 있어 시위 불(侍衛佛)이라 하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상좌 불, 머슴 부처라고도 불린다.

여기부터는 사방이 시원하게 탁 트인 곳이어서 굽어 보니 바윗굴 같은 곳에 모여 있는 불상 군(佛像群)이 그림 같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드디어 드디어 '운주사' 하면 생각나는 와불(臥佛)에 도착하였다. 

 와불(臥佛)이란 석가가 열반에 들어갈 때의 누운 것을 말한다.

그때 석가모니는 머리를 북쪽에 두고 얼굴은 서쪽을 향하였는데 운주사의 와불도 머리는 북을 향하였지만 서쪽이 아닌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있다.

석가가 서방정토(西方淨土) 곧 극락을 향해 누웠다면 운주사 와불은 하늘을 바라보며 무슨 소원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석가가 홀로 누워 있는데 우리의 운주사 와불은 중생처럼 각시의 오른쪽에 함께 다정히 누워 있다.

그래서 부부 와불(夫婦瓦佛)이라고도 부른다.  이 와불의 정식 명칭은 와형 석조여래불(臥形石造如來佛, 전남 시도 유형문화재 제273호)이다.  

다음은 이 운주사 와불에 얽힌 설화(說話)다.
 

 -도선국사가 하룻 날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워 국기(國基)가 튼튼한 나라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고자 했다. 그 공사가 끝나갈 무렵 일하기 싫어한 동자승(童子僧)이 “꼬끼오”하고 닭소리를 내는 바람에 하늘나라 석수장이들이 날이 샌 줄 알고 모두 짐을 싸 하늘로 가버리는 바람에 결국 이렇게 와불(臥佛)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전하여 오는 말에 의하면 이 와불이 일어나는 날 이 땅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한다.


그 새로운 세상이 아직껏 오지 않았으니 그 날이 통일의 날이었으면 좋겠다. 삼국 통일처럼 납북 통일이었으면 좋겠다.

8.15가 '광복절(光復節)인 것 같이 통일절(統一節)을 해마다 기념하고 싶어서다. 그 통일절(統一節)은 언제 오려나?
갑자기 심훈의 '그날이 오면'이란 시가 생각난다. 나도 심훈의 마음이 되어 여기 시 한 수를 남긴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 심훈

운주사(雲住寺) 눈보라 천년 세월의

1천 불(千佛) 이 얼굴은 아름다움 이전의 아름다움 아닌가.

1천 불탑(千佛塔)은 한 많은 남북(南北) 민초(民草)들의 소원(所願)이 아닌가.

이 절집에 머문 구름이 천불천탑(千佛千塔)이 아닌가.

 와불(臥佛)이 서는 날 남북의 우리 모두 얼싸 안고 울어볼 그 날이 아닌가.

신비(神秘)가, 수수께끼가, 불가사의(不可思議)가.
그게 아니라면 언제, 이리, 궁벽한 골짜기에, 누가 무엇을 위하여
왜 하나하나를 심어 놓았겠는가?
운주사(雲住寺)는 묻고 있다.                  
                                  -2013. 4. 27  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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