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산하의 춘하추동
나는 우리의 조국 산하가 그리워 올 한 해도 산만을 바라 살아왔다.
금년 한 해는 그동안 수도권에서 맴돌던 산행에서 벗어나 당일로는 다녀오기 어려운 전국의 산하를 산악회 따라 당일로 다니며 보냈다.
건장한 젊은 산꾼 따라 정상을 오르고 종주를 한다는 일이 나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고행이며 고생을 자초한 일이었던가. 남들이 식사하는 시간은 내가 그분들을 조금이라도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항상 일행을 기다리게 하여 그 때마다 산행을 접겠다고 벼르다가도 다시 또 배낭을 꾸리며 산 한해였다.
지내고 생각하여 보니 이런 나는 일생 중 가장 행복한 한 해였다 생각된다.
그래도 금년에 주왕산, 벽방산, 팔영산, 달마산, 추월산, 팔공산, 내변산, 계룡산, 선자령, 소금강 등등. 그 산행 Photo 에세이를 32편이나 남겼다. 그중 몇 편을 춘하추동으로 엮어 본다.
*. 지리산 바래봉의 봄
*. 소금강의 여름
-1971년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이었다.
박대통령이 호주에 갔을 때 한.호(韓.濠) 시범면양목장을 우리나라에 설치 운영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래서 호주에서 가져온 면양 2,500 마리를 키우기 위해서 전국에서 적당한 곳을 물색하다가 바래봉 일대를 양들의 목장으로 정하고 벌목하여 초지(草地)로 조성하게 하였다.
그때 들여온 '자연 제초기'라고도 할 수 있는 면양은 참꽃이라는 진달래를 포함하여 모든 것을 먹어치웠는데 산철쭉만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개꽃이라 하는 철쭉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초지 조성을 위해 뿌린 비료에다가 면양의 배설물은 그대로 철쭉에게는 기가 막힌 거름이 되어서 봄이 오면 전국 제일의 천상의 화원을 열고 아름다움을 탐하는 사람을 이렇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바래봉 철쭉꽃은 자연과 인공의 합작이다.
그래서 바래봉의 철쭉이 다른 곳보다 허리를 훨씬 넘게 우리들의 키를 파묻게 하며, 크고 진한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래서 호주에서 가져온 면양 2,500 마리를 키우기 위해서 전국에서 적당한 곳을 물색하다가 바래봉 일대를 양들의 목장으로 정하고 벌목하여 초지(草地)로 조성하게 하였다.
그때 들여온 '자연 제초기'라고도 할 수 있는 면양은 참꽃이라는 진달래를 포함하여 모든 것을 먹어치웠는데 산철쭉만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개꽃이라 하는 철쭉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초지 조성을 위해 뿌린 비료에다가 면양의 배설물은 그대로 철쭉에게는 기가 막힌 거름이 되어서 봄이 오면 전국 제일의 천상의 화원을 열고 아름다움을 탐하는 사람을 이렇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바래봉 철쭉꽃은 자연과 인공의 합작이다.
그래서 바래봉의 철쭉이 다른 곳보다 허리를 훨씬 넘게 우리들의 키를 파묻게 하며, 크고 진한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되었다.
초원만으로 된 녹색 옷을 입은 민둥산처럼 나무 하나 막아서지 않는 정상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바세계의 모든 것을 버리고, 마음을 완전히 비운 높은 스님을 보는 것 같다. 하나의 가림도 없이 모두를 다 드러내는 바리봉의 모습이나, 초지로만 된 정상을 향하여 난 고운 길 따라 곰실곰실 오르고 있는 양들과 같은 등산객들의 모습이, 우리가 그 동안 보고 살던 세상 풍경과는 영- 다른 모습이다.
나도 그중에 하나가 되어 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굽어보니 운봉읍 내사면의 길이 온통 주차장이 되어 길 따라 곡선을 이루며 차산 차해(車山車海)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래봉 철쭉꽃은 다음 주에나 만발할 모양이다.
나도 그중에 하나가 되어 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굽어보니 운봉읍 내사면의 길이 온통 주차장이 되어 길 따라 곡선을 이루며 차산 차해(車山車海)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래봉 철쭉꽃은 다음 주에나 만발할 모양이다.
*. 소금강의 여름
-이 산 이름을 '노인봉(老人峰)'이라 하는 것은 이 산 정상에 있는 화강암의 봉우리 색깔과 모양이 멀리서 보면 백발의 노인과 같이 보인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여기서의 노인은 나이 든 보통 늙은이라기보다, 세상의 갖가지의 시련을 이겨내고 삶의 진리를 터득한 노인이라 한다. '신선!'하면 연상되는 사람은 언제나 머리가 하얀 노인이다. 이 노인봉도 산 중에도 그런 노인 같은 중후한 산을 말하는 것이리라.
아래서 올려다보니 하얀 화강암 바위산이더니, 가까이 오르니 잘 생긴 정상석이 땀 뻘뻘, 숨 헉헉 정상에 올라서는 백발의 나를 보고 노인봉이 하얗게 웃으며 칠순의 이 노인에게 말을 걸어온다.
여기서의 노인은 나이 든 보통 늙은이라기보다, 세상의 갖가지의 시련을 이겨내고 삶의 진리를 터득한 노인이라 한다. '신선!'하면 연상되는 사람은 언제나 머리가 하얀 노인이다. 이 노인봉도 산 중에도 그런 노인 같은 중후한 산을 말하는 것이리라.
아래서 올려다보니 하얀 화강암 바위산이더니, 가까이 오르니 잘 생긴 정상석이 땀 뻘뻘, 숨 헉헉 정상에 올라서는 백발의 나를 보고 노인봉이 하얗게 웃으며 칠순의 이 노인에게 말을 걸어온다.
요 아래 산장, 샘터 마련해 놓았으니
쉬다가
청학계곡에
늙는 맘 씻고 가오
그 무서운 질병과 사망을 이겨내고
나의 키 1,338m에 그대 키 보탰으니
8순쯤
다시 만나서
한 번 더 키 재 보세.
노인봉이 ilman에게
산악회를 따라 다니다 보면 계곡을 찾아 떠나는 것이 여름 산이었다.
소금강은 산길 따로, 계곡 따로가 아니라 위로부터 낙영폭포, 백운대, 만물상, 구룡폭포, 청심대, 세심폭포, 십자소, 무릉계를 끼고 천혜의 명승지가 펼쳐지는데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하였으니 그림부터 보기로 하자.
이하 시이트의 삭제로 '삼선암청심대식당암 만물상日月峰백운대학유대' 그림 생략.
*. 지리산 피아골의 가을/ 삼홍소(三紅沼)
소금강은 산길 따로, 계곡 따로가 아니라 위로부터 낙영폭포, 백운대, 만물상, 구룡폭포, 청심대, 세심폭포, 십자소, 무릉계를 끼고 천혜의 명승지가 펼쳐지는데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하였으니 그림부터 보기로 하자.
이하 시이트의 삭제로 '삼선암청심대식당암 만물상日月峰백운대학유대' 그림 생략.
*. 지리산 피아골의 가을/ 삼홍소(三紅沼)
산이 좋아서, 지리산이 좋아서 평생을 두류산(지리산)에 은거하며 살았던 조선시대 대유학자 남명 조식(曺植)은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이는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고까지 피아골을 극찬하였다.
천공(天公)이 나를 위해 뫼 빛을 꾸몄으니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마저 붉어라.
-삼홍소(三紅沼) /남명
다음은 그 남명 선생이 피아골 단풍을 노래한 것이다.
가을에 붉은 단풍 봄꽃보다 고와라.천공(天公)이 나를 위해 뫼 빛을 꾸몄으니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마저 붉어라.
-삼홍소(三紅沼) /남명
그래서 피아골 단풍을 삼홍(三紅)이라고 한다.
단풍에 산이 붉게 타는 산홍(山紅),
붉은 단풍이 물에 비추어 물까지 붉게 비치는 수홍(水紅),
산홍(山紅)과 수홍(水紅)으로 사람의 얼굴까지 붉게 보이는
인홍(人紅)이 그것이다.
내 마음도 그 인홍(人紅))이 되어 피아골 단풍을 노래한다.
붉은 산(山紅)
붉은 물에(水紅)
얼굴마저 붉게(人紅) 물든
'지리 10경(地理10景)' 단풍 보러
피아골 와서 보니
그리던
내 마음마저
삼홍(三紅)으로 물들었다. -ilman
붉은 물에(水紅)
얼굴마저 붉게(人紅) 물든
'지리 10경(地理10景)' 단풍 보러
피아골 와서 보니
그리던
내 마음마저
삼홍(三紅)으로 물들었다. -ilman
*.선자령(仙子嶺)의 겨울
선자령(仙子嶺)은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다.
그러나 그 능선 길에는 산도 있고 들도 있는 재산재야(在山在野)의 고개가 바로 선자령이다.
선자령 능선 길에 들어서면 산을 그리워하거나, 산을 가고 싶어도, 산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나, 산에 가서도 산이 두려운 나이에 사는 사람들에게 눈과 바람과 추위와 그리고 초원을 가득 덮은 설원(雪原)을 열어줄 것이다.
누구나 어린아이들처럼 마포대에 엉덩이를 얹고 미끄러 내려오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포장 고개로 치면 한국에서 제일 높다는 고한에서 태백시를 이어주는 1,330m의 만항재가 있고,
바로 이웃에는 설악산의 관문인 935m의 한계령도 있지만, 그건 차로 넘는 고개다.
그러나 선자령은 구름처럼 걸어 넘는 낭만의 고개 길 위에 있다.
한국에서 가장 겨울이 먼저오고 그 겨울이 3월 늦게까지 머무르다 가는 곳이 선자령이다.
대관령 구 휴게소에서 6km 내의 거리에 있는 곳이 선자령(1,157m)이지만 대관령휴게소(865m)와 292m의 표고 차이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그 길은 완만한 긴 능선 오름길이기 때문에 등산보다 트레킹이라고도 하는 산이 선자령이다.
그래서 민둥민둥한 산이라고 해서1,100 m이상의 높이를 가지고도 '산'이나 '봉'이란 이름 보다 '령(嶺)'으로 만족해야 하는 산이 '선자령(仙子嶺)'이다.
선자령을 산으로 부르는 이름도 많다. '대관산', '보현산', '만월산' 등등.이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유명하다는 말도 된다.
선자령(仙子嶺)은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다.
그러나 그 능선 길에는 산도 있고 들도 있는 재산재야(在山在野)의 고개가 바로 선자령이다.
선자령 능선 길에 들어서면 산을 그리워하거나, 산을 가고 싶어도, 산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나, 산에 가서도 산이 두려운 나이에 사는 사람들에게 눈과 바람과 추위와 그리고 초원을 가득 덮은 설원(雪原)을 열어줄 것이다.
누구나 어린아이들처럼 마포대에 엉덩이를 얹고 미끄러 내려오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포장 고개로 치면 한국에서 제일 높다는 고한에서 태백시를 이어주는 1,330m의 만항재가 있고,
바로 이웃에는 설악산의 관문인 935m의 한계령도 있지만, 그건 차로 넘는 고개다.
그러나 선자령은 구름처럼 걸어 넘는 낭만의 고개 길 위에 있다.
한국에서 가장 겨울이 먼저오고 그 겨울이 3월 늦게까지 머무르다 가는 곳이 선자령이다.
대관령 구 휴게소에서 6km 내의 거리에 있는 곳이 선자령(1,157m)이지만 대관령휴게소(865m)와 292m의 표고 차이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그 길은 완만한 긴 능선 오름길이기 때문에 등산보다 트레킹이라고도 하는 산이 선자령이다.
그래서 민둥민둥한 산이라고 해서1,100 m이상의 높이를 가지고도 '산'이나 '봉'이란 이름 보다 '령(嶺)'으로 만족해야 하는 산이 '선자령(仙子嶺)'이다.
선자령을 산으로 부르는 이름도 많다. '대관산', '보현산', '만월산' 등등.이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유명하다는 말도 된다.
산에 가면 알 것 같다,
내가 왜 산에 가는 가를.
산에 가면 알 것 같다,
아름다움이 무언가를.
나라 밖
나가 보니 알겠더라.
한국 산하 아름다움
.
그래서 나는 금년도 내년도 그 산하를 마음속에 모셔두고 살아가는 것이 크나 큰 행운이라고 노래하며 살고 싶다.
-2021. 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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