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서유럽에 왔네(5)/ 하이텔브르그의 여정 | |
2003-11-14 | |
![]() 노벨상 수상작가를 6명이나 배출했다는 낭만적인 하이델브르 대학가에 오니 갑자기 나의 대학시절이 생각난다. 4년 내내 스스로 숙식과 학비를 해결해야할 정도로 우리 집은 가난하였다. 그러나 라인강의 지류인 네카 강 가 하이델부르크에 유학온 황태자처럼, 나도 바다가 보이는 인천 약우물 터에서 한 소녀를 사랑한 곱고 귀한 추억을 가지고 산다. 차비가 없어서 그 어렵다는 명문대학에 합격하고도 입학식에조차 참석하지 못했던 가난했던 젊은 시절의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시화한 일이 있다. 눈만 감아도 그 우물 속에 잠든 세월처럼 반짝이는 별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두레박 가득 가득히 길어 올릴 수 있다. 쌍우물을 두고도 수돗물을 사 먹었던 그 시절에 약우물 터를 바라보는 바다와 함께 듣던 기적 소리 때문일까. 그 하얀 구름 속에 풍겨 오던 그리움을 억지로 지워 버리려고 하얗게 부서지던 밀물과 썰물 때문이었을까. -쌍우물 가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처럼 칼 하인리히 황태자와 학사 맥주주점의 케티와의 사랑과 재회와 그리고 이별- 그렇게 헤어진 그리움이었다. 언제 한번 마주칠 수 있는 우연이 있다면 분위기 있는 까페에 들려 당시의 이런 저런 이야기에 취하고 싶지만 구름 같은 세월에 지금도 살아 있을까. ![]() 우리는 하이텔베르크에 늦게 도착하여서 언덕 위에 13세기 경에 지었다는 황토빛 고성(古城)을 올려다보고 있다. 내려다보면 그렇게도 멋지다는 고성이 굽어보는 하이델케르크의 네모진 돌길을 밟고 ![]() 황태자가 젊음을 구가하던 그 술집 '붉은 황소(Roten Ochsen)'를 지난다. 1703년에 개업했다는 이 학사 주점은 비스마르크, 마크 트웨인이 한 잔하던 곳이요,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의 연인 케지의 일 터로 황태자를 만났던 곳이다. 투어는 가이드를 놓치지 않고 따라 다니는 여행이라, 우리는 그 옆 식당에서 역삼각 형 잔에 담긴 생맥주를 기울이며 낭만에 젖고 있었다. 어디선가 미리오란자의 축배의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였다. |
'ilman의 세계여행(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위스 (0) | 2012.11.13 |
---|---|
오스트리아 (0) | 2012.11.13 |
룩셈부르크(Lëtzebuerg) (0) | 2012.11.11 |
서유럽(2)/ 파리 (0) | 2012.11.10 |
인도(India), 네팔(Nepal) 여행/ 逸話들(8) /최종회 (0) | 2007.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