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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0 20:46:47, 조회 : 694, 추천 : 7 |
무의도(舞衣島) 포토 에세이 (2005.8.7/영종대교→ 잠진도선착장→큰무리선착장→구름다리→국사봉→실미도해수욕장→목새(징검다리)→영화실미도촬영지→일산/고양산악회 따라 전:011-347-5020 첫째, 셋째 일 정기산행)
*.섬이란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이 동경하고 그리워하는 곳이 산과 바다다. 도시의 녹슨 물질문명 속에서 항상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산과 바다는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언제나 마음에 두고도 접근하기 어려운 자연이기 때문이다. 그 산과 바다를 함께 아우른 것이 섬이다. 우리들은 단 하루만이라도 그러한 섬에 올라 일출을 맞고 낙조의 하루를 보내고 싶어 한다. 우리는 바다에 둘러싸인 육지의 일부를 섬이라 하여왔다. 크기로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762만 7,000㎢) 이상의 큰 육지를 대륙이라 하고, 그린란드(217만 5600㎢) 이하의 육지를 섬이라고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다. 그런데 바다에 둘러싸여서 배가 아니면 접근을 허락하지 않던 섬이 연육교(連陸橋)로 이어졌을 때에도 섬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연육교(連陸橋)가 생겼다고 섬[島]의 이름이 바뀌지 않았으니 그대로 섬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순수한 의미에서의 섬이 아니라 연육도서(連陸島嶼)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기로 본 우리나라 섬 순위로 10을 들어보면 1위 제주도(1809.9Km²), 2위 거제도(374.9Km²), 3위 진도(353.8Km²), 4위 강화도(300.0Km²), 5위 남해도(298.4Km²), 6위 안면도(105.4Km²), 7위 완도(85.3Km²), 8위 울릉도(72.9Km²), 9위 돌산도(68.9Km²), 10위 거금도(62.1Km²)이지만, 그중 연육도서가 아닌 섬은 2021년 현재로는 울릉도 하나뿐이다. 우리나라에는 3천1백89개의 섬이 있다. 이중 3천1백58개는 육지와 떨어져 있고, 35개 도서는 육지와 연결된 연육도(連陸島)다.(1996년 말) 연육도(連陸島)가 아닌 섬으로 크기의 순서를 매긴다면 울릉도, 거금도 압해도, 교동도, 백령도, 고금도, 보길도, 금오도, 영흥도, 가덕도, 덕적도, 대흑산도 등이 있다(2005년 현재). .이러한 우리나라 50대 도서 중에 60%인 30개가 전라남도 다도해에, 다음으로는 인천광역시(16%인 8개)에 분포되어 있다
*. 무의도 (舞衣島) 큰무리선착장 좌측 그림 출처: 1link 우리는 지금 107m의 영종대교를 지나 무의도를 향하고 있다. 어느 안개 낀 날 한 어부가 바다에서 바라다 보았더니 섬의 모습이 무희(舞姬)가 장군 복을 입고 춤추는 것 같이 보였다 해서 춤출 무(舞), 옷 의(衣) 무의도(舞衣島)라 하였다는 섬이다. 우리는 영종도(永宗島), 용유도龍游島), 거잠포에서 잠진도까지 연육교로 가서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행 카페리 호를 타고 무의도 큰무리선착장까지 건너는데 5분만밖에 안 걸렸다. 승용차로 왔다면 1사람이 탄 채로 왕복 2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니 얼마나 아까웠을까. 타자마자 내리는 거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섬의 선착장은 한 편의 시(詩)다. 물씬 풍겨오는 바다 내음도 그러하지만, 거기에는 살아가는 섬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만남과 이별이 교차되는 한가한 산촌(山村)의 강이역(簡易驛)과 같기 때문이다. 어느 섬이나 선착장(船着場)에서는 바다를 팔고 있다. 큰무리선착장에도 회집이 많았지만 여기서는 제부도(濟扶島)와 같이 유난히 조개구이 집, 바지락 집 등이 더 무성하였다. 큰무리선착장 앞바다에 영종도 쪽으로 제일 큰 섬이 무인도인 사령도이고 그 오른 쪽으로 뚝 떨어져 있는 섬이 악섬인데 그 옆에 비석 같은 돌이 우뚝 서있다. 주민에게 물어 보니 큰 섬이 돌맹이섬, 그 옆 의 것이 수리봉이란다. 무의도에는 이런 선착장이 셋이나 더 있다. 영종도(永宗島)를 오가는 큰무리선착장과 연안부두를 오가는 샘꾸미선착장(일명 광명선착장)과 그때 들린다는 중간 기착지 소무의도의 때무리선착장이다. 이곳의 선착장 이름들은 순우리말인 것에 호감이 간다. 나는 지금 호룡곡산(虎龍谷山)은 생략하고 섬을 관통하는 도로 중 구름다리에서 국사봉을 향하여 오르고 있다. 분명 호령곡산을 간다는 산악회를 따라 나섰건만 일행이 거의 산꾼이 아닌 관광객들이라서인지 일정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호령곡산은 그리 유명한 산이 아니라서 다시는 올 수 없는 곳이기에 몹시 서운하였다. 무의도 여행은 수영복은 선택이지만 등산화는 필수라고 하던데-. 아무리 꿩 대신 닭이라고 해도 약속해서 온 무의도 최고봉인 호령곡산을 생략하다니-.
*.호룡곡산(虎龍谷山) 가는 길 큰무리선착장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호룡곡산은 무의도 내에서는 가장 높은 해발 245m의 산으로 오르는데 8km에 3시간 정도의 산행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호룡곡산(虎龍谷山)이란 산 이름은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는데 범과 용 중 어느 편이 이겼을까? 그곳에는 곳곳에 원시림이 있고 고래바위, 마당바위, 부처바위 등의 기암절벽의 비경과 절경이 서해의 알프스라 칭할 만하다고 자랑하고 있던데 나와의 인연은 없었던 모양이다. 이 산의 정상에서 보는 주변 경관도 훌륭하지만 호룡곡산은 무의도 제일의 일몰(日沒) 감상 지역이라던데-. 호룡곡산 등산은 연안부두에서 오는 연락선이 닿는 샘꾸미선착장에서 시작하여 국사봉으로 해서 실미도해수욕장으로 가거나 그 역코스로 해서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가는 것이 정코스라 한다.
*.하나개해수욕장
등산의 멋은 땀을 뻘뻘 흘리며 가쁜 숨을 헉헉거리며 힘들게 오르다가 잠깐씩 쉬는 행복이 그중 큰 것인데, 국사봉은 230m의 낮은 산이라서 그런지 1시간도 못 가서 싱겁게도 정상 가까운 조망대(쉼터)에 오르고 말았다. 조망대서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바람 따라 달려가고 있는 흰 파도가 멋지다. 멀리 활처럼 1.4k m 백사장이 반원을 긋고 있는 곳이 하나개해수욕장이었다. 무의도는 '천국의 섬'이란 애층을 갖고 있다. SBS 인기 드라마 '천국의 계단' 때문이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 정서가 자기가 어렸을 때 살던 그림 같은 집을 보며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까? 꼭 천국 같아." 하는 데서 연유된 말이다. 그 동화 속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아담한 별장이 하나개해수욕장 백사장에 있다. 한국에는 산의 아름다운 곳에는 절이 있듯이, 아름다운 곳은 이렇게 영화로 빛나고 있는 법이다. 선착장에서 본 관광안내에서는 '하나개'의 유래를 '섬에서 가장 큰 갯벌'이라서 하나개라 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길', '한아버지(할아버지)'의 '한'이 크다(大)는 뜻이니 거시서 유추하여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아주 맑은 날이면 멀리 황해도 장산곶까지 보일 정도로 경관이 좋고, 7, 8월이면 낙조가 유명하다는 곳이기도 하다. 하나개해수욕장의 명물로는 원색 방갈로가 있다. 바닷가에 쇠파이프로 기둥 하여 지은 원두막식 모양으로 하루에 두 번씩 밀물이 들어올 때마다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수상 가옥(水上家屋)이 된다고-. 그러다가 물이 빠져 나갈 즈음이면 손발로 갯벌을 조금만 파내도 횐 속살의 동죽조개를 잡아 방갈로에서 술안주를 할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곳인가. 소라 발개, 바지락도 지천이라는데 정말일까?
*. 국사봉에서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제사 지내는 곳이라 하여 국사봉'이라 이름 하였다는 정상에 막상 올라가보니, 비좁은 공간에 공터도 없고 바위다운 바위 하나 없다. 다만 지적도를 위한 철탑만이 멋쩍게 우뚝 솟아 있을 뿐이다. 그 옆에 까만 오석이 하나가 서 있어 정 상임을 말할 뿐 전망하나 볼 수 없다. 정상에 와서 이렇게 실망해 보기도 오랜만이다. 내리막길은 지금까지와 달리 평탄한 능선 길로 비로소 무의도 국망봉의 시원한 전망이 전개되는데 그 중 압권은 실미도였다. 무의도와 실미도 사이 걸어서 넘는다는 징검다리 길은 물이 빠지고 있는 중이었다. 등산로가 끝나는 임도가 나타나고 헬리콥터 장을 지나서 실미도 해수욕장은 한참이나 더 가서 있었다.
*. 실미도유원지(실미해수욕장) 우리 같이 산을 넘지 않으면 큰무리선착장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실미해수욕장(실미유원지)이 있다. 울창한 노송 숲이 완만한 백사장과 어우러진 곳에 텐트를 치고 있는 모습들이 한가하다. 그 앞에는 방금 물이 빠진 갯벌에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조개, 고동, 소라를 캐고 있지만 거의가 다 빈손이었다. 조개를 채취할 만한 곳마다 마을 주민 몫으로 줄로 막아놓고 양식어장에 주민들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민형사상 법의 처벌을 받는다는 안내문으로 위협(?)하고 있다. 집에서 떠나올 제 어제 준비해 놓은 아이스박스를 가져왔다가는 망신당할 번하였구나 하였다. 입장료를 받고라도 어느 한도의 조개 채취를 허락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미도 해수욕장은 물이 들어왔을 때는 수영이 가능하지만 일단 물이 나가면 물이 들어올 때까지 수영이 불가능한 곳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런 경우에 실미도 를 가보라고 바다가 열리나 보다.
*. 실미도 이야기 무의도 실미유원지에서 마주 보이는 곳에 영화 '실미도'로 유명해진 진짜 실미도가 있다. 물이 둘어올 때는 건널 수 없는 섬이 물이 빠지면 100m 정도의 길이 열려서 징검다리를 통하여 건널 수가 있는데, 그 징검다리라는 것이 바위라고 할 수 있는 커다란 넓쩍한 돌이어서 여간 운치 있는 것이 아니다. 실미도 곳곳에는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에 나오는 건물이 사진으로 붙어있지만 서운하게도 촬영 시 지어놓았던 건물들을 다 철거해 버렸다. '1968년 국가가 우릴 불렀다. 1971년 국가가 우릴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를 버리지 않았다.' 하며 주석궁 폭파부대라는 김일성 목 따오는 것이 임무였다는 684부대 요원 31명의 이야기가 반공법과 연관된 것이라서 당국에서 그 흔적을 없앤 모양이다. 그때 세트는 물론 그때까지 남아있던 실제의 현장의 건물마저 없애버린 것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실미도를 제대로 보려면 동쪽의 징검다리를 건너서 좌측으로 20분 정도 가서 섬을 걸어 평균 35m라는 야산을 넘을 것이다. 그러면 684부대원이 해골능선이라는 꼭대기까지 10분이면 오를 것이고 영흥도, 승봉도, 자월도 등이 보이는 서쪽의 고운 백사장이 나타난다. 그 해수욕장은 물이 나가는 것과 관계없이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 바다에서는 젊은 동호인들이 제트보트로 바나나보트를 끌고 달리는데 바다 가운데서 매번 뒤집혔다. 그러면 제트보트는 되돌아가서 구명 보트에 의지한 사람들을 건져내는데 얼마나 스릴있고 재미 있을까. 거기서 우측 해안 따라 트레킹을 하면 수영하는 것보다 더 멋진 기암의 절경이 아까의 징검다리가 나오는 곳까지 계속된다. 이런 실미도 해안의 총 길이는 3km라 한다.
*. 무의도 무농약 농산물 재배 농장 무의도는 서울에서 2시간, 인천이나 김포공항 쪽에서는 1시간 거리에 있어서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가족과 함께 다녀올 수 있는 섬이다. 시원한 바다 바람도 쏘이고, 영종도 쪽으로 가면 차 탄 채로 배도 타 보고, 싱싱한 조개 구이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섬이다. 그러나 호령곡산으로 해서 국사봉을 넘는 계획이 아닌 나 같은 경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남아돌았다. 그래서인가 등산회에서 우리를 안내한 곳이 무공해 자연농장 견학이었다. 무얼 사라고 안내하는 게 아닌가 하고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따라나섰다. 주차장 밖으로 나가기 직전 우측에 실미원농장이었다. 거기에는 사람 좋은 중년의 부부가 6,000평 땅에다가 친환경농업 육성법 규정에 따라 무농약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었다. 국립농산물 품질 관리원이 운영하는 농장이었다. 비닐하우스에서는 맞추어 무농약 포도와 공중에 달려 있는 참외, 수박, 호박 등이 있었고 오골계가 농장 곳곳을 누비며 해충을 잡아먹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있었다. 과일이나 포도주 등은 사 먹을 수도 있는 모양인데 우리가 어디서나 만나볼 수 있는 그런 장사꾼이 아니다. 부부는 나이답지 않게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었다.( www.silmiwon.net) 지금까지 무의도는 나와 아무런 관계없이 살아왔으나 오늘 하루의 인연으로 때때로 꺼내보는 추억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라서 다시 큰무리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데 좋은 추억을 간직하여 가라는 현수막 위에 갈매기가 우릴 위해 포즈를 취해 주며 전송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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