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숨은 이야기 13

나 어렸을 때 부르던 랍송

나는 일제 시절에 인천의 아주 가난한 흙수저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우리 부모님은 고향이 충청도 논산 분으로 옛날 사람이어서 두 분 다 학교는 문턱도 밟아 보시지 못한 분으로 연고 없는 대처 인천에 정착하였기 때문에 세계에서 몇 째 안 가는 가난한 나라에서도 그중 아주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우리 식구가 어렸을 적 살던 동네는 송현공 약우물터로 바다가 굽어 보이는 지금의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 있는 수도국산 기슭에서 어린 시절부터 소학교와 중고 시절을 거기서 보냈다. 오늘은 내가 어렸을 적 부르던 오늘의 팝송 같은 노래나 6.25 당시 부르던 군가에 대해서 추억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그 당시 장난 삼아 부르던 못생긴 해학적으로 낮잡아 놀려 댈 때 부르던 다음과 같은 노래가 90이 가까운 지금..

고요한 밤

크리스마스이브가 오면 생각나는 1960년대 라디오 프로가 있다. 찬송가 109장 '고요한 밤'이다. 국민소득 100불 나라로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Korea가 세계에서 가난을 열심히 살던 무렵, 50년 전 꽃 같던 나의 젊은 시절, 산부인과 의사였던 한국남의 재치문답 프로로 첫 글자로 이어가는 문답 프로로 제목은 '고요한 밤'의 풀이였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고요한 밤 요란하게 소리 지르며 고요한 밤 한 잔 두 잔- 마시면서 고요한 밤 밤이 욕을 합디다. 고약한 밤 요즈음은 이상하게도 연말이 되어 기대하고 시내에 나가 봐도 크리스마스 케들송이 울려 퍼지지 않는데 크리스마스이브라서 인가 용인시 새에덴교회 '천사합창단' 어린이들이 산타모자를 쓰고 합창하는 모습이 조선일보 1면을 장식하며 우리들의 잊혀진..

화개장터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헤이!)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조영남이 윤여정과의 이혼 후 인기가 급락했을 때 친구 사이였던 김한길과 함께 같이 셋방살이로 적적함을 달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신문에서 '화개장터' 기사 를 보던 김한길이 무릎을 쳤다. '화개장터‘ 노래 하나 지으면 어떼?“ ‘평범한 장터를 두고 노래가 될까?“ “둘로 나뉜 전라도와 경상도를 하나로 엮고자 하는 노래인데?” 장기간 미국에 있다 고국에 돌아와서 깊게 둘로 나뉜 지역감정을 하나로 묶고 싶었던 김한길이 즉시 가사를 짓고, 조영남이 여기에 곡을 붙여 노래를 ..

이 곡을 아시는지요

이 곡을 아시는지요 ? 많이 듣고 익숙한 이 트럼팻 소리~~ 그리고 이 스토리를 기억하시는지요 ? 1862년 미국 남북 전쟁때 북군의 중대장 엘리콤은 칠흙같이 어두운 밤. 숲속에서 신음소리가 들려 가보니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나이 어린 남군병사가 피투성이 되어 신음중이었다. 비록 남북이 전쟁중이었지만 이 북군 중대장은 남군 병사를 정성을 다하여 치료를 하였으나 결국 죽고 말았다 죽은 후에 랜턴을 밝히고 병사의 얼굴을 닦고보니 바로 자기의 아들이었다. 음악학도 였던 아들은 아버지와 상의도 없이 남군에 입대한 것이다. 떨리는 손으로 죽은 아들의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꺼집어 내었는데 그 종이엔 하나의 악보가 쓰여 있었다. 중대장은 자기의 상관에게 자식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군악대의 지원을 ..

설날 시리즈/ '까치 설날' 이야기

*. 까치설날 이야기 (자측 퍼온 사진)설 연휴가 시작되는 설 전날을 '까치설날'이라고 한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까치의 설날을 왜 어저께라고 했을까? 노랫말에서 '까치설날'이라고 하는 날은 섣달 그믐날을 말한다. 까치설날을 '아치설'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보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다. 옛 사람들은 까치는 식물에 해로운 해충을 잡아먹는 익조(益鳥)라 하였고,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시는 날이라 하여 까치는 오늘날과는 달리 길조(吉鳥)로 대접받아왔다. 견우직녀에게 7월 7석 오작교(烏鵲橋)를 지어주는 착한 새가 까치라고 믿기 때문인 것 같다. 농부들은 까치들이 높은 가지에다 집을 지으면 좋아하였고, 얕고 튼튼한 ..

'晋州라 千里 길' 대중가요 이야기

'晋州라 千里 길' 대중가요 이야기 음치(音癡)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나도, 평소 나도 모르게 흥얼대는 대중가요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해방 전에 히트하여 불리던 불후의 명곡이라는 ‘晋州라 千里 길“ 노래다. 지금보다 대중가요가 많지 않던 시절이라서 접할 기회가 많아서였겠지만 그보다 그 노래 곡조가 애절하고 애수가 어려 향수를 자극하는 데다가, 가수가 1절과 2절 중간에 삽입해서 육성으로 말하는 대사(세리프)를 중얼중얼하며 옛날을 회상할 때마다 흥겹게 암송하곤 했었다. 식민지하에서 살던 나 같은 세대들이 겪었던 망국의 한(恨)에다가 젊은 시절을 고향과 어버이를 떠나 타향에서 살던 사람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중 ‘늙어가는 이 청춘에 젊어가는 저 총각‘ 인 줄 알았더니 오늘 보니 그게 아니고 ‘人生은..

소양강처녀 노래

소양강처녀 노래 승용차를 가지고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가고 싶은 곳을 찾아 갈 수도 있고, 가다가 명승지를 만나면 언제나 마음이 시키는 곳에 차를 세우거나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지천 천변으로 막국수를 먹으러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것이 의암호수 가에 있는 '소양강처녀상'이었다. '알면 보이고 그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옛사람의 말도 있지만, 기대하지도 않다가 만나게 되는 것은 그 기쁨과 즐거움을 배가(倍加) 시켜 주는 법이다. '소양강처녀' 노래비 앞에 서니 보단이 있다. 눌러보니 강가에 '소양강처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네 순정 너마져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흑산도 아가씨

흑산도 아가씨 노래 흑 산도 아가씨 - 장두수 작사/박춘석 작곡/이미자 노래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말없이 외로운 달빛을 안고 흘러온 나그넨가 귀양 살인가 애타도록 보고픈 머나먼 그 서울을 그리다가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 흑산도 육상 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열두 굽이 길을 굽이굽이 돌아 오르니 그 영마루에 그 유명한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있다. 옛날 돛단배 시절 목포에서 흑산도(黑山島)에 가려면 좋은 날씨라도 잘해야 새벽밥 먹고 떠나면 밤늦게 12시경에나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서 우리들 기억 속에서도 아주 멀리멀리 떨어진 외로운 절해고도(絶海孤島)..

동무 생각(思友)

동무 생각(思友) 이은상이 노랫말을 짓고, 작곡가 박태준(1900~1986)이 작곡한 가요다. 이 동무생각 가요는 1922년 작으로 처음 제목은 ‘사우(思友)’였으나 이를 순우리말 '동무생각’으로 그 제목을 바꾼 것이다. 이 노래는 춘하추동 4계절을 노래한 곡으로 이 노래에는 작곡가 박태준의 고향인 대구 동산(東山)을 배경으로 하여 작곡가의 로맨스 짝사랑의 숨은 이야기가 깔려 있다. 동산(東山)이란 대구의 야트막한 언덕으로 달성공원(옛날 달성토성)의 동쪽에 있다하여 동산(東山)이라 이름하였다는 언덕이다. 동산은 1893년 무렵 선교활동을 하던 선교사 중 제일교회(第一敎會)를 설립한 존슨 선교사가 1899년 달성 서 씨 문중으로부터 매입한 산이다. 당시 그 동산에 세 채의 집을 지었다. 스윗즈택주택(현 선..

'칠갑산' 노래 이야기

*. 칠갑산과 노래 '칠갑산' 칠갑산(七甲山)에 갔더니 들에도 산에도 마을에도 내 마음속에도 '콩밭 매는 아낙네' 로 시작되는 칠갑산 노래로 가득하다. 거기서 나는 그 노래를 통하여 조운파 작곡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와 “옥경” 그리고 “칠갑산”을 작곡하여 무명의 가수였던 하수영과 태진아, 주병선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가 바로 조운파였다. 그는 작곡가며 서정시인으로 우리의 가요를 예술로 승화 시킨 사람이라고 음악계에서 평가 받는 사람들이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이 노래의 노랫말에는 콩밭 매는 한 많은 아낙네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