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숨은 이야기

동무 생각(思友)

ilman 2017. 7. 30. 15:24

동무 생각(思友)
  이은상이 노랫말을 짓고, 작곡가 박태준(1900~1986)이 작곡한 가요다.

이 동무생각 가요는 1922년 작으로 처음 제목은 ‘사우(思友)’였으나 이를 순우리말  '동무생각’으로 그 제목을 바꾼 것이다. 이 노래는 춘하추동 4계절을 노래한 곡으로 이 노래에는 작곡가 박태준의 고향인 대구 동산(東山)을 배경으로 하여 작곡가의 로맨스 짝사랑의 숨은 이야기가 깔려 있다.
  동산(東山)이란 대구의 야트막한 언덕으로 달성공원(옛날 달성토성)의 동쪽에 있다하여 동산(東山)이라 이름하였다는 언덕이다.
동산은 1893년 무렵 선교활동을 하던 선교사 중 제일교회(第一敎會)를 설립한 존슨 선교사가 1899년 달성 서 씨 문중으로부터 매입한 산이다.
당시 그 동산에 세 채의 집을 지었다. 스윗즈택주택(현 선교박물관), 챔니스 주택(현 의료박물관), 블래어 주택(현 교육 역사박물관)인데 Miss Martha Switzer와 Blair과 O. vaughan Chamness 선교사와 목사들이 살 던 집이 그것으로 지금은 각각 대구 유형문화재 제24호, 25호, 26호로 지정되었다.

 청라언덕에는 '은혜정원'이 있다.
낯설고 물설은 머나먼 이국 땅 Korea에 와서 배척과 박해를 무릅쓰고 가난과 무지몽매한 당시 한국인에게 인술(仁術)과 교육을 통해서 복음(福音)을 베플다가 삶을 마감한 선교사와 가족들의 안식처다.
우리들이여, 청라언덕에 가거든 이국 땅에서 죽은 아내를 위해서 제일교회설립자 아담스 목사가 쓴 다음과 같은 묘비 등을 찾아보고 묵념하고 올 일이다.
She is not dead but sleepth(그녀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을 뿐이다)  
 
*. '동무생각'의 배경이 된 작곡가의 로멘스 이야기
이 노래의 작곡가인 박태준이 개신교 집안에서 1900년 태어나고 자라서 개신교계 학교인 계성중학교(5년제)에 다니던 중학교 시절 무렵이었다.
대구 경북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을 교회에서 만나 등하교 길에 동산을 오가다 마주치면서 마음으로 무척 사모했으나 내성적인 성격에 수줍어 하는 성품 탓에 말 한마디 못한 체 학창시절을 마쳤다고 한다.
계성중학을 졸업하고 평양숭실전문에 진학하여 음악을 전공하며 제일교회에서 오르간연주자로 활동하다가 마산 창신중학교(1921~1923년)에서 음악교사로 교편을 잡을 때였다.  
마침 그 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었던 노산 이은상(1903~1982)과 두터운 교분을 갖고 사귀면서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학창시절의 자기의 첫사랑이던 짝사랑 이야기를 하였다. 이를 들은 노산 이은상이 그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시를 지어서 건네 준 것이 오늘날 국민애창곡이 된  '동무생각'이란 가요였다.

*. 동무생각 노랫말 이야기 
 
노산 이은상은 시를 짓되 마음속에 고이 간직한 사랑을 우정(友情)이란 이름에 감정을 이입하여 '사우(思友)'란 시로 이를 승화시켰다. 당시는 일제 강압기의 암흑기 시절인 1922년으로 국민정서와 어울려서 이 노래가 발표 되자마자 삽시간에 전국에 펴져서 젊은이들이 오늘날까지 즐겨 부르는 애창 가곡의 하나가 되었다.음악에 문외한이고 음치인 필자마저 학창시절 콧노래로 부르던 친숙한 노래였다.
이 노래 제목이 '동무생각'이라서인가. 동무란 말을 즐겨 쓰는 북한에서도 지금까지 널리 애창되는 국민가요라니 우리 민족 전체가 부르던 국민 애창곡이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청라언덕은 파리의 몽마르트처럼 대구의 유명한 명소인 청라언덕이 되었고, 이를 찾는 '대구 골목길투어'가 생겨 우리도 이를 따라 천리길을 달려 들리게 된 곳이다. 골목길이라고 한 것은 그의 또다른 노래 '골목길'에서 인용한 말 같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시는 메타퍼(隱喩)다. 그래서 노래 1절에 나오는 '백합 필 적에'의 백합(白合)은 박해준이 짝사랑하던 경북여고의 교화(校花)여서 소녀를 상징하는 꽃으로 승화되어 나타난다.
'나는 흰나리꽃 냄새 맡으며~'의 '흰 나리'는 물론 '백합'의 순우리말로, 시에서 동음어 반복을 피하기 위해 쓴 백합의 다른 이름이다. '냄새 맡으며'는 그리워 한다는 뜻의 메타포다.
 청라 언덕의 '청라(靑蘿)'란 무엇인가. 언덕은 물론 동산(東山)을 말하는 것이고, '청라(靑蘿)'란 봄에 피어나는 푸릇푸릇한 담장이 넝쿨로 위에서 말한 서양 선교사들의 가옥 붉은 벽을 사택을 타고 오르는 푸른 담쟁이 넝쿨을 가르킨다. 담쟁이의 한자는 '라(蘿)'이기 때문이다.
1절에서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서 '피어난다'는 것은 생각나고 그리워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2절에서는 '네가 내게서 떠돌 때'로, 3절에서는 '네가 내게서 뛰놀 때'로, 4절에서는 '네가 내게서 빛날 때'로 표현되면서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로 이어지고 있다.
 
*. 박태준 (朴泰俊 1900~1986) 이야기
박태준의 노래비가 청라언덕에도 있지만 대구 월광수변공원에는 박태준의 흉상 동상이 있다. 다음은 거기에 쓰인 작곡자에 대한 소개 설명이다. 
“대구가 낳은 작곡가 박태준(1900-1986)은 우리나라 합창음악의 선구자로서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초대학장, 한국음악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가을밤', '골목길', '오빠생각' '동무생각', '산길' 등 주옥같은 노래 150 여곡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