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153

내 고향 인천(仁川) 이야기

내 고향 인천(仁川) 이야기  55회 인천고등학교(仁川高等學校) 동창회 모임을 위해 인천 행(仁川行) 전철에 오르니 잊고 살던 아득한 옛날이 생각이 떠오른다.새파랗던 젊디젊던 고3 시절,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그 어렵다는 명문 대학에 합격하고도 서울까지, 지금은 단돈 1,000원이면 갈 수 있는 곳을 차비가 없어서 입학식(入學式)에 갈 수 없었던 내가, 47년 세월을 뛰어넘어 좋은 세월을 만나 백발의 나이로 노인 무임승차로 라디오를 들으며 경기도 일산(一山)에서 동인천역까지 가고 있다. 가난한 사람의 물건 팔아주기 좋아하던 내가 방금 전철에서 산 라디오다.  인천은 비류(沸流) 설화가 숨 쉬는 곳.서기 372년 백제 시절에 중국을 왕래하던 능허대(凌虛臺) 나루터가 있던 곳,1902년 최초의..

지구본(地球本) 이야기

오늘은 일요일이라 종량제를 하러 갔다가 아파트 주민이 버린 '지구본(地球本)'을 보고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주워 왔다. 지구본을 사고 싶어 상점을 기웃거리다가 이를 만났으니 말이다. 이런 크기의 지구를 보려면 인공위성을 타고 달을 향하여 얼마 정도나 가야 할까? 내가 얻은 지구본은 1: 52,500.000 지도로 수박 만한 크기인데-. 이 지구본에는 북극점(北極點)과 남극점(南極點)의 지축이 23.4도 기울어진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베어링(bearing)이 받침대에 고정되어 지구가 자전(自轉)하듯이 회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지구본의 한가운데에는 열대 지방(熱帶地方)을 표시하는 둥근 태가 빙 둘러 지구의 적도선(赤道線)을 표시해 주고 있다. 한국 지도를 기점으로 인도 쪽을 향하여 빙- 돌려 보니, 비슷..

우리 아파트

나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2층집에서 살다가 1기 신도시 아파트 47평에 이사 와서 30년째 살면서 일산서구 xx단지 xx 아파트에 대하여 처음부터 불만이 많았던 사람이다. 우리 아파트는 소파를 만들던 건설사로는 이름 없는 'xx'가 'xx건설'을 설립하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어 본 xx 아파트여서 그런가, 방이 좁고, 복도가 길다. 그 긴 복도를 향한 작은 두 방에다가 침실을 다시 드레스룸과 어울리지 않게 큰 화장실로 배치하여 놓아서 다른 아파트처럼 거실 중심의 큰 방이 아니다. 거실로 아우르는 큰 방(房)은 넷 중 오직 안방뿐이다.   아내와 내가 이를 모르고 신청하였겠는가. 오히려 꼭 당첨되고 싶은 마음에 분양 막판에 지금 같은 인기 없는 아파트를 골라서 선택한 것이니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살아왔다..

인천 수도국산 달동내 박물관 귀중

달동내 ​내 고향(故鄕)이 수도국산 기슭 '약우물터'인 줄 알았더니-. 백발`되어 찾아간 내 고향은 '수도국산(水道局山) 달동네'로 개명하여 나를 맞으니, 조금은 창피하다. 가난이란 얼마나 서럽고 힘든 고개였던가. 가난은 불행이었고, 의식주와의 필사적인 전쟁이었으니-, 가난보다 더 큰 죄악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는 가난이란 고개. 그 고개를 드디어 넘어섰더니 가난도 행복(幸福)이더라. 그리워 꿈꿔오던 재산(財産)이더라. 수도국산 달동내 출신 노 시인(老詩人)이라서 그리 노래하며 살았던가. 달 보며 돌아와서, 달 보다 잠들어서, 월세방(月貰房) 사는 이. 사글세집(朔月貰-)으로 살 사람이 내 집 갖고 살 수 있는 천국 같은 유일한 동내라서, 산동내가 달동내서였을까. 달동내..

귀한 선물/ 동양화 한 점

오늘은 커다란 선물을 하나 받은 행복한 날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오랫동안 사귀어 온 기인(奇人?)에게서다. 고등고시(행정고시) 4회 출신. 시집 "애산송(愛山頌)"의 저자. 기록만으로 백운대 정상에 2002년 금년 말까지 통산 1,800번 등정에 도전하는 분, 나와 같이 생맥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오랜 동안의 선배 술친구 두산 하정우 선생이시다. 어느 날 처음으로 젊어서의 고화 수집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다가 그림 한 점을 주시겠다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가져가라 했더니 걸어 놓을 데가 없다고 시큰둥하고, 너무 오래 지니고 다녀서, 집에 너무 공간을 찾이 하고 있어서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시겠다는 것이다. 주신 뜻 기리며 나의 방에 걸어 놓고 두고두고 고이고이 간직하겠다고 했다. 얼떨결에 그림 값..

나의 행복했던 어느 날

나의 행복했던 어느 날오늘은 행복한 날이다. 새아기 친정에서  산후  AS를 받다가 이 할아버지 집을 찾아온 우리 친 손자를 처음 안아본 날이요, 내가 좋아하는 선물을 과분하게 받은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행복이란 무엇인가."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큰 사전).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조금도 부족감이 없는 상태"(국어대사전)그 행복은 내적으로만 오는지 알았더니 외적으로도 오는구나.  오늘 우리 손자 오기 전보다 앞서 만난 행복은 수석(壽石)과의 만남이었다.  수석을 찾아 산야를 헤매며 탐석하는 경험은 몇 번이 안되지만, 견지낚시에 미쳐 수석이 한창일 때를 놓쳤다고 후회하며 살던 나에게 명석(名石)이 아무 대가를 치르지 않고 스스로 걸어 오늘 내게로 왔다. 우리 아파트에서 아내가 ..

나의 별장(別莊)

나의 별장(別莊) (2) 서울 갔다가 돌아오는 귀가 길에 수도권 전철 3호선을 타려고 기다리다 보면 '구파발행'과 종점인 '대화역행' 둘 중 하나가 온다. 고양시 일산은 1시간 이상 먼 거리라서 가급적 앉아 가고 싶어서 구파발행이 오면 그냥 보내고 다음에 오는 대화행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나는 주저 없이 구파발행을 고집한다. 다음 차를 타려고 거기서 서서 기다리는 것보다 차를 타고 우선 앉아 가는 편이 더 현명한 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대화행 전철이라도 앉아 간다는 보장도 없는데다가, 구파발행은 앉아 갈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가급적 구파발 도달하기 직전 역이나 그 전전 역에서 내린다. 앉아갈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거기서 젊고 고운 목소리를 가진 80세 가까운 얼굴을 한..

귀한 선물/ 박해 서예가가 남긴 한시

귀한 선물 금년 들어 가장 추웠던 초겨울 저녁 누가 벨을 누른다. 누구일까? 등산가며, 시인이신 하정우 님이셨다. 백운대를 금년 들어 3,700번 이상 등반 기록을 세우신 분, 고시 4회 출신, 국회전문위원을 지내신 분, 산시(山詩) '애산송(愛山頌)'의 저자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시는 나보다 5년 연배이신 분이다. 나처럼 생맥주를 유난히 즐겨하시어 종종 우린 술자리를 함께 하였다. 우리는 다 산(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둘이 만나 나누는 대화 화제는 언제나 산(山)이었다. 우리 아파트 관리실 앞에서 전화를 하셨는데 어디 계신지 영 안 보이더니 키가 넘는 액자를 들고 어둠을 뚫고 나타나신다. 확인 전화를 하신 후에 몸소 가지러 갔다 오신 것이었다. 일전에 서예 작품을 주신다는 말을 그냥 무심히 들었는..

내용증명서/ 버스 정거장에서 승객의 피해

내용증명서/ 버스 정거장에서 승객의 피해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x구 xxx로 284 xxx동 xxxx호 피해자: xxx(86세) 연락처: 010 xxxx 6xx6 사유 발생일 : 2023년 11월 16일(목) 오후 5시~7시 10분 사이 장소: 서울특별시 영등포 역 전 소방서 앞 버스 1500번, 1082 정거장 사건 사유: 피해자 성은 인천 고향 향우회 회원으로인천시청에서 시정보고회를 마치고 고양시 일산으로 귀가하기 위해 위 소방소 앞 '교하~영등포' '1500번' 버스 정거장 회차 정거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 정류소가 아닌 그 4m쯤 아래에서 본인이 기다리고 있는 정거장을 제치고 손짓해도 외면하고 2대나 치나쳐 버리고 있었음 할 수 없이 그리로 가서 다음 버스를 타고 왜 승강장을 무시하고 엉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