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隨筆)☎

지구본(地球本) 이야기

ilman 2024. 1. 15. 11:32

 오늘은 일요일이라 종량제를 하러 갔다가 아파트 주민이 버린 '지구본(地球本)'을 보고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주워 왔다. 

지구본을 사고 싶어 상점을 기웃거리다가 이를 만났으니 말이다.
이런 크기의 지구를 보려면 인공위성을 타고 달을 향하여 얼마 정도나 가야 할까?   내가 얻은 지구본은 1: 52,500.000 지도로 수박 만한 크기인데-.

이 지구본에는 북극점(北極點)과 남극점(南極點)의 지축이 23.4도 기울어진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베어링(bearing)이 받침대에 고정되어 지구가 자전(自轉)하듯이 회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지구본의 한가운데에는 열대 지방(熱帶地方)을 표시하는 둥근 태가 빙 둘러 지구의 적도선(赤道線)을 표시해 주고 있다.
한국 지도를 기점으로 인도 쪽을 향하여 빙- 돌려 보니, 비슷한 경도(經度)
중국의 청도, 시안(장안), 터키, 예르살램, 그리스, 이태리 , 이집트, 스페인, 뉴욕이 위치해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의 국토는 지구 상에서 살기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지구본에서 바다는 파란 하늘색이고, 육지 부분은 흰색 계통으로 그중 산 아닌 평야지대는 모두 초록색깔이다.
하늘색의 바다가 육지보다 훨씬 많아서 바다와 육지의 비율이  70:30 인 것을 보면 우리가 사는 지구는 '지구(地球)'라 하기보다 '수구(水球)'라 해야 맞는다는 말에 머리를 끄덕여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수구(水球)'라 하지 않은 것은 물이 둥글다고 할 수 없어 지구라는 말이 생긴 것 같다.

 지구본을 자세히 살펴보니 평야지대인 초록색이 '유럽'에 제일 많고, 다음이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 순으로 초록색이 제일 적은 곳이 '아프리카'다. 그래 그런가, 내가 경험한 유럽 여행은 주로 버스 여행이었다. 그때 차창을 통하여  보이는 곳은 거의가 평원으로, 그 평원(平原)은 곧 농토들이었다.

그래서 인지(人智)가 발달하기 이전에 인간이 수렵(狩獵) 생활을 하며 살다가 농경(農耕)  생활을 하던 무렵 '부유했던 나라들은 농토가 많은 유럽이어서 오늘날 유럽 국가들이 다른 5대주 나라들보다 다 잘 사는 나라가 되었구나!' 깨닫게 된다. 

  유럽여행을 가보니 유럽 여행은 버스여행이었다. 새벽 일찍 관광버스에 올라 '관광- 화장실 - 식사- 관광'의 반복된 여행이었고 유럽 버스의 차창에는 산은 거의 없고 평야가 많았다.

지금의 나는늙다리 몸이 되고 보니 직접 다닐 수 없는 나이이라, 지구본을 통하여 가 본 곳,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보며 즐거운 구체적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나이 먹고 보니 나는  '시간 부자(富者)'가 되었다. 한자 '富' 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 + '一' + '口' + '田'로,  살 '집'( '' )이 있고, '입'('口')은 하나('一')인 것처럼 단출한 식구에 직장에 해당하는 '밭'('田') 이 있으니 말이다. 이는 아내와 단둘이 사는 나와 같은 늙다리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나는 학창 시절 집이 가난해서 초, 중, 고, 대학을 다니던 학창 시절 수학여행(개성, 경주, 제주도)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가난을 벗어났다고 생각되는 노후에 여행작가가 되어 적지 않은 국내는 물론 해외(海外)까지 원 없이 쏘다니며 여행기를 쓰며 한()을 풀며 살아왔다.

  지금 내가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세계 5 대주 중 '알래스카'와 '남미(南美)'를 못 가본 것이다. 나이 90을 앞두고  보니 시간이 있어도, 여유 돈이 있어도 체력이 없어 못 가는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허나 기왕 불구(旣往不咎)란 말처럼 지나간 일은 탓하지 않는 것이니,   오늘 얻은 지구의(地球儀)로 또 하나의 즐거운 시간들을 마련해 나아가야겠다.                                                                                                                        -2024. 1. 15

'☎ 수필* (隨筆)☎'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고향 인천(仁川) 이야기  (0) 2024.05.04
친손녀 '진아' 탄생  (0) 2024.05.03
우리 아파트  (0) 2024.01.06
인천 수도국산 달동내 박물관 귀중  (1) 2023.12.26
귀한 선물/ 동양화 한 점  (3) 202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