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숨은 이야기

소양강처녀 노래

ilman 2017. 11. 5. 22:08

소양강처녀  노래

   승용차를 가지고 여행을 다닌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가고 싶은 곳을 찾아 갈 수도 있고, 가다가 명승지를 만나면 언제나 마음이 시키는 곳에 차를 세우거나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지천 천변으로 막국수를 먹으러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것이 의암호수 가에 있는 '소양강처녀상'이었다.
'알면 보이고 그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옛사람의 말도 있지만, 기대하지도 않다가 만나게 되는 것은 그 기쁨과 즐거움을 배가(倍加) 시켜 주는 법이다.
'소양강처녀' 노래비 앞에 서니 보단이 있다. 눌러보니 강가에 '소양강처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네 순정
 너마져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 ♬~


 그 아래 호숫가에 소양강처녀의 동상이 멋있어 카메라의 눈을 열었더니 동상의 나이가 노랫말처럼 '열여덟 딸기 같은 소녀'가 아니라, 30대 후반의 아주머니 얼굴이다.
.아쉬워 하면서 노랫말을 살펴보니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야'가 마음에 또 걸린다.
우리말로 접동새라고 하는 두견새는 동남아에서 5월에 왔다가 9월에 날아가는 철새다. 이 새는 산중턱 나뭇가지에서 주로 사는 54~74g 의 새로 갈대밭에 사는 새가 아니다. 갈대 밭에 사는 새는 두견이 아니라 노고지리일 뿐이다.
두견새는  '슬피 우는 두견새야'라는 노랫말처럼 자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정서의 '정과정(鄭瓜亭)'이나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多情歌)'에서처럼 한과 어울린 정서를 표현하는데 자주 등장하는 새다.
그 두견새의 한은 소양강처녀와 어떻게 연관되는가. 

-이 노래는 반야월 선생 작사, 이호 선생 작곡으로 완성된 노래다.
이 노래에 등장하는 소녀의 실제 모델은 당시에 만 18살이었던 윤기순 양이다.
어려서부터 가수를 꿈꾸던 윤 양은 반야월 선생이 ‘가요작가동지회’ 부회장으로 있던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노래를 배우던 고향이 춘천인 처녀였다.
이를 고마워 하던 6.25 때 다리 장애로 소양강 어부였던 그의 부모가 춘천으로 가요작가회 동지회 식구들을 초대하였다. 그때 반야월 선생은 지금의 의암호를 보며 시상을 메모하여 두었다가 이호 작곡으로 김태희가 불러 히트한 노래다.
그후 '소양강처녀' 노래의 모델이었다는 후광을 얻어 윤기순양은 야간업소 등지에서 가수로 일하다가 지금은 고향 춘천에서 민박집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환갑 진갑 넘은 노처녀다
.

이와  다른 이야기로 소양강 처녀의 실제 모델은 박경희(70대)라는 것이다.

박경희씨의 아버지는 1967년 3월 소양강 상류에서 호수장이라는 여관을 운영하며 관광객에게 배를 빌려 주고 있었다 한다. 이 여관에 머물던 반야월이 뱃놀이를 하고 싶다고 하자 황혼 무렵 쪽배를 띠워 박경희씨가 관광을 시켜 주었더니  서울로 떠나면서 반야월이 "이 사연을 노랫말로 썼다"고 하더니 귀경 후 박경희 양의 노젓는 사진을 보내 주었다고 한다. 그 후 박경희 양은 1983년 춘천을 떠났다고 한다.
                                                                            --이상 조선일보 이혁재 기자 기사 참고 
소양강 처녀 가사 작사 반야월은 이 노래를 두 처녀를 만난 후 1969년에 지었고  이런 정상을 참작하여 강원도는 이 노래 실제 모델이 윤기순과 박경회로 인정하고 홍보하는 모양이다.       
한  고장을 널리 알게 하여 주는 것이 그 고장에서 탄생한 위인도 있지만, 그보다 한 편의 노래는 그보다 몇 배나 더 고장을 빛내는 법이다.
'칠갑산'노래가 그러하였고 하춘하의 '월출산'이 그렇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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