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여행은 왜 하는 거지?

ilman 2018. 7. 5. 11:24

여행은 왜 하는 거지?
 

 인생은 나그넷길이라 한다.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듯이 어딘가 모르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 인생이라면, 여행은 떠나는 즐거움과 함께 돌아오는 기쁨으로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인생과 다르다.

 시간 속에 묶여 바쁜 현대의 나날을 살아가다가 며칠이나마 여유를 갖게 될 때 우리들은 여행(旅行)을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때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는 어디론가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 진다. 그때 마음이 시키는 대로 몸이 따르게 되면 그것이 여행이 되는 것이다.

여행은 나그넷길이다. 떠나되 어느 때나 다녀올 수 없는 적당한 거리를 필요로 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그 길은 반드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가는 길이요, 떠날 때보다 새로워져 돌아와야 하는 길이다.

 기쁜 일이 있을 때 우리는 어딘가 떠나고자 한다.

수학 여행, 회갑, 칠순 여행 등등의 이름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그것이다.

왜,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서 떠나는 거지? 인생길에서 즐거운 추억을 위해서 왜 여행을 생각하게 되는 거지?

  인간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생활이 있다. 그 생활은 각기 다른 공간과 환경으로 인하여 조금씩은 서로 다른 문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다른 문화와 서로 마주칠 때 우리는 색다른 감흥에 잠기게 된다. 감흥이란 곳에 따라, 계절에 따라 사물을 접하였을 때 가슴에 느끼게 되는 서정의 세계이다.

 여행은 홀로 떠날 수도 있다. 그때의 동반자는 내면 속의 자아(自我).

그러나 여행은 동반자가 있을 때 더욱 가치를 갖게 된다. 슬픔도 그렇지만 즐거움도 함께 나눌 때 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세상살이를 즐겁게 해주는 것 중의 하나가 취미(趣味). 취미란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여 즐기며 사랑하며 좋아하는 자기만의 세계다. 그 취미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공통적인 취미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여행은 만남이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만나는 세계다. 그때 나 밖에서 서성대던 무엇이 나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 여행인 것이다.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우리가 아는 것에 제한되지만 그 관심의 범위를 넓혀 주는 것이 여행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해어지는 것이 여행이다. 그러므로 여행은 자기로부터의 탈출이요, 나의 확대요, 닫쳐 있는 나를 개방하는 길이다.

  여행은 아름다움과의 만남이다. 국내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는 것이 국내 여행이요, 거기서 해외로 눈을 돌려 아름다음을 찾아 떠나는 것이 해외여행(海外旅行)이다.

 우리들은 항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순서대로 맞으며 살아왔다. 그런 계절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것이 해외여행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름다움을 소유하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것이 여행(旅行) 경비(經費).

부부가 한 번 가는 해외여행을 생략하고 새로 나온 TV를 구입한다면, 목소리만으로 정보 검색이나 TV 채널 변경, 날씨 체크를 할 수 있고 선명한 최신형 빅스비 QLED TV를 구입하여 평생을 부부 함께 행복하게 볼 수 있는데도 그 경비를 단 며칠의 해외여행에 투자하고도 후회하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현실에서의 탈출 때문인가?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호기심이라는 본능 때문인가.
 한 마디로 여행은 투자다. 낭만(浪漫)에의 투자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현재에 대한 확실한 저축이다.

우리가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여유 없는 생활 속에 빠지게 되거나, 다시는 떠날 수 없는 병약과 늙음 속에 갇히어 홀로 살아야 하게 될 때, 그래도 마주치게 되는 여정의 충동에서 즐겁게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의 창고를 마음속에  마련해 두는 일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여행은 미지의 세계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행복한 의지의 실행이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아름다운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여행을 다음과 같이 말했나 보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과 같다.’
                                                                      -아우구스티누스

‘-여행이란 젊은이들에게는 교육의 일부이며, 연장자들에게는 경험의 일부이다.’

                                                                        -베이컨

-‘길을 떠날 때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나, 나보다 월등한 사람과 가는 것이 좋다.

어리석은 사람과의 같이라면 차라리 혼자 떠나는 편이 훨씬 낫다.’     -석가모니

-‘사람이 여행을 하는 것은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하기 위해서다.’      

                                                                            -괴테

‘-여행길에 즐거운 벗은 음악이다.’                                                        -존 레이

-‘방랑자기 돈이 있다면 관광객이라고 불린다.’                                     -P. 리처드

‘-친구를 알고 싶거든 사흘만 같이 여행을 해보아라.’                          -서양속담
’-혼자 걸으면 더 빨리 갈 수 있다. 하지만 둘일 경우엔 더 멀리 갈 수 있다.‘      
                                                                       -아프리카 속담


-‘여행은 그대에게 적어도 다음 세 가지의 유익함을 가져다줄 것이다.

  첫째로 타향에 대한 지식이고, 둘째로 고향에 대한 애착이며,

  셋째로 그대 자신에 대한 발견이다.’                             -바그완

국토를 보기 위해서 여행하는 것과, 혹은 국민을 보기 위해서 여행하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루소(에밀)

 항해와 여행, 장소의 변경은 활기를 돋워 준다.                           -세네카(不動心論)

현명한 여행자는 결코 모국 울 경멸하지 않는다.                          -C. 골도니 <파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