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수도곡산 달동내
내 고향이
수도곡산 기슭 약우물터인 줄 알았더니-.
백발이 찾아온 내 고향은 수도국산 달동네이네.
'가난이란 고개를 넘어섰더니 넘어섰더니
가난도 행복이더라. 가난도 재산이더라.'
수도곡산 달동네 출신 노 시인이라서 그리 노래했던가.
달 보며 돌아와서,
달 보다 잠들어서,
월세방 사는 이들 마을이라서.
삭월세로 살 사람이 내집 갖고 살 수 있는
천국 같은 유일한 곳이라서,
산동네가 달동네서였을까.
예나 지금이나
서민 중에 서민이 모여 사는
달동네는 산동네.
산동네는 달동네.
나는 옛날을 만난다.
쌍우물을 두고도 수도물을 사 먹던 시절
수돗가에서 만나던 그 소녀를
그 좁디 좁은 컴컴한 골목에 숨어
기다리던
나의 사랑을 만난다.
내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소녀가
이 수도곡산 달동네 박물관 수돗가에서
단 한번만이라도 다시 만나
옛날 이야기를 나누어 봤으면
죽어도 원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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