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05 10:30:07, 조회 : 0,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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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온 ‘한뫼산악회’ 여성 회원들이 이 절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고 싶어 합니다. 신바람 난 일만이 그걸 찍어 드리려 하다가 크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두 번째로 넘어졌습니다. 그냥 넘어진 게 아니라 나무뿌리에 신발 끈이 걸린 것입니다. 무릎이 얼얼하고 근육이 씰룩거리고 쾅- 부딪은 팔꿈치가 한동안 일어서지도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다행이었습니다. 경황 중에서도 카메라를 지켜냈으니까요. 몸이야 옥도정기나 병원 몇 번 가서 고칠 수 있지만 고가의 카메라야 쉽게 고칠 수가 있겠습니까? 팔다리가 부러지면 어쩌냐구요? 그야 운명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일이지요. 위 사진은 그렇게 해서 찍은 사진이니 귀한 사진입니다. 그래도 걸을 수는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버스 속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팔이 되긴 하였지만. *.단풍의 바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오름길에 거의 보지 못했던 단풍이 백양사 쪽 산은 단풍의 산이요, 단풍의 바다입니다. 상왕봉부터 백학봉까지의 능선은 전북과 전남을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국립공원내장산의 백양사지구와 내장사지구의 경계선이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백양사가 있는 백암산은 홍길동의 출생지 장성군에 속하고 능선 길 오른쪽 내장산은 정읍 시에 속하는 곳이지요. 상왕봉에서 1.6km의 거리에 있는 갈림길은 8km 거리의 내장사로도 내려 갈 수 있지만 그냥 직진합니다.오름길도 없이 싱겁게도 나타나는 것이 백학봉(白鶴峰, 651m)입니다. 정상 바위는 조그마한 것이 전망대였구요. 헬기장을 지나 단풍 산길을 뚫고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내림 길을 갑니다. 그 내림 길은 거의 계속되는 층계지만 단풍 속에 묻힌 금강암의 호젓한 모습이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백양사의 당우들이나 그 너머 제1, 제2의 주차장들의 차들이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 나라에 온 것 같은 이 한 폭의 그림들입니다. 그 모습이 점점 가까워지는 길이 층계로 길게 이어집니다. 가는 길에 쉬고 가라고 도중도중 ‘口’ 자 모양의 쉼터가 있습니다. ![]() 왼쪽 단풍의 바다 위에 기암 하나가 있는데 그 가운데 바위를 뚫고 소나무 한 구루가 청청합니다. 촛대바위입니다. 중국 황산에서 보던 파석송(破石松)이었습니다. 층계를 내려가며 백양사가 가까울수록 보는 단풍이 아니라 단풍 속을 거니는 동화 같은 단풍의 나라가 이어집니다. *.영천 굴의 전설 층계를 따라 영천 굴에 오르니 굴에는 등불을 켜고 있는 좌상의 보살들 앞에 약사불이 있습니다. 굴속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물을 받고 있는데 수도관에서 졸졸 흐르는 물이고 그 밑 깊은 암반에는 많은 물이 고여 있습니다. 이 영천 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하여 오고 있습니다. 매일 세끼 1인분의 쌀이 나오는 쌀 구멍 있었답니다. 하루는 허기진 객승이 찾아와 쌀이 모자라서 쇠 지팡이로 쌀이 더 나오라고 후볐더니 쌀 대신 물이 나왔는데 빨간 핏물이 나오더랍니다. 그때부터 물이 조금씩 나오는데 이를 영천, 감로수, 약수라 한답니다. 이곳은 백양사라는 이름을 지은 환양선사가 백련경을 설법한 곳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 백양산 국기단(國祈壇) ![]() 비자나무 숲을 지나 백양사로 향합니다. 비나나무는 지름 2m, 높이 15m의 늘푸른큰키나무입니다. 구충제나 기름을 짜는 열매로 그 재목은 가구나 바둑판 재료로 쓰이는 나무입니다. 비자는 추운지방에서 자랄 수 없는 난대성 나무로 백양사 이북에서는 자랄 수 없는 수목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비자림은 천연기념물 153호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바자나무 숲을 지난 곳에 홍살문이 있고 그 문을 지나면 국기단(國祈壇)이 있습니다. 나라에 극심한 전염병이나 재앙이 생겼을 때 천지지지(天地地祗)에게 국태민안을 기원하던 곳입니다. 장성군에서 옛 조상의 정신문화 유산으로 매년 가을마다 국기제(國祈祭)를 봉행하는 곳입니다. *. 왜 백암산(白巖山)이라 했을까요 ![]() 백양사 일주문에는 “백암사고불총림백양사(白巖山古佛叢林白羊寺)”라는 우람한 현판이 있습니다. 참선 도량인 선원(禪院), 경전과 계율 교육기관인 강원(講院)과 율원(律院)을 모두 갖춘 사찰을 총림(叢林)이라 합니다.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와 함께 백양사는 한국 5대 총림의 하나일 정도로 유명한 절입니다.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룬 것을 林(임)이하 하듯이 승(僧)과 속(俗)이 화합하여 한 곳에 머무름(一處住)이 마치 수목이 우거진 숲과 같다고 하여 총림(叢林)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파른 계단을 타고 내려오다 본 큰바위 얼굴 같던 거대한 바위가 백양사를 뒤에서 위엄 있게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직벽의 바위가 백학암(白鶴岩)입니다. 그 색깔이 계절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전체의 색깔이 백색 바위여서 백암(白岩)이라 한 것이고, 그 바위의 모습이 마치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듯이 서있다 하여 학바위 또는 백학암(白鶴岩)이라고 하였답니다. 그래서 이 산의 최고봉인 상왕봉, 사자봉, 백학봉을 아울러서 백악산(白嶽山)이라 한 것이지요. 백양사의 어원을 전하여 오는 전설과 백양사 경내에 있는 연역을 참고하여 다음과 같이 재구성하여 봅니다. 백양산은 백제 때에는 백양사, 고려 때에는 정토사(淨土寺)라 하여오다가 이조 선조 때에 환양선사가 백양사(白羊寺)이라 개칭하였답니다. 그 선사 법명이 부를 환(喚), 양 양(羊), 환양선사(喚羊禪師)라서인가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여 옵니다. 이 산의 백양 한 마리도 깨우침을 얻었대서 정토사(淨土寺) 이름을 바꿔 백양사(白羊寺)라 했답니다. *. 산은 내장산, 절은 백양산 백양사의 멋은 좌측의 운문암과 우측의 천진암에서 흘러드는 양계곡이 만든 호수 위의 고색창연한 쌍계루(雙溪樓)너머 우람한 백학봉을 우러러 보는 것이 백악 제1의 절경입니다. 육당 최남선 님도 백학봉의 미를 보고 다음과 같이 극찬하였답니다. "백학봉은 흰맛, 날카로운 맛, 맑은 맛, 신령스런 맛이 있다." ![]() 거기에 오늘처럼 붉게 물든 단풍 속의 쌍계루(雙溪樓)는 금상첨화입니다. 쌍계루(雙溪樓)란 이름은 고려말 삼은(三隱)의 한분이신 이색(李穡) 선생이 명명한 누명입니다. 시냇물 합류처 쌍계루 걸터 앉아 물 아래 그림자 목은(牧隱)인가 일만(一萬)인가 백학봉 우러르면서 목은(牧隱) 시조 읊습니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포은 정몽주님도 누각에 올라 시 한 수 지은 것에 시인 묵객들이 달아놓은 리풀이 가득하던데 무심히 지나친 것이 후회가 됩니다. 백양사 경내에 들어서면 '이 뭣고' 비가 있습니다. 1,700여 가지나 된다는 화두(話頭) 중에 하나입니다. 갑사에 가서, 속리산 복천암에 가서 보던 말입니다. 그때 저는 이런 글로 '이 뭣고/를 풀어본 일이 있습니다. →로 갔다 ←로 가고 ↑갔다가 ↓오고 ?하다가 !하고 !하다가 ?하더라. 이 뭣고 묻는 이 누군가. 뭣고가 뭣고지 뭣고. -이 뭣고 ![]() ![]() ![]() ![]() ![]() ![]() 백약사에는 다른 절처럼 대웅전도, 범종각도,극락전도, 부도 등이 있는데 다 '이 뭣고?' 한 마디로 백양사 들어오는 입구에 있던 말이 아니던가요. 오시는 길 부처님 마음 배워서 가시는 길에 부처님 마음 행하소서 설명이 필요없는 백양사 단풍을 이사전심(以Camera傳心)으로 이심전심(以心傳心) 하고자 합니다. 성불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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