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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이야기

ilman 2013. 12. 6. 17:21
이야기

금년 겨울 나는 첫눈 내리는 것을 보지 못했고 밟아 보지도 못해서, 대설(大雪)이 12월 7일로 가까와 오는데 나는 아직도 나의 첫눈을 기다리고 있다.  첫눈도 첫사랑처럼 나와 연결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24절기(二十四節氣)란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우리 조상이 만든 것이 아니라, 옛날 중국화북지방( 북경 등 황하강 유역)을 중심으로 하여 만든 것이어서 한국 절기와 일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위도가 신의주 근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설(大雪) 날에 큰 눈이 온 날은 역사상 드물었다. 
눈이란 무엇인가.
 0 C⁰ 도 이하일 때 공중에 떠다니는 수증기가 서로 만나 엉켜 얼어서 땅에 떨어지는 여섯 모가 난 결정체가 눈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눈의 정의다.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 민중서관의 ‘표준국어대사전’)
  공중에 떠 다는 것이 구름인데 '구름'의 한자나 '눈'의 한자가' 雲' '雪 '로 비 ''(우) 자가 공통점인 것을 보면 공중에 엉기어 떠 있는 수증기나 차디찬 얼음의 결정덩어리가 구름이니 구름과 눈의 뿌리가 하나인 것을 알겠다.
  그런데 '구름'이나 눈은 왜 '하얀 색'일까?
한 마디로 말하여 구름은 원래 투명한 색이지 흰색이 아니다.
눈은 작은 얼음조각, 얼음부스러기로 이것이 빛을 굴절시켜서 여러 각도로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하얗게 보일 따름이다. '파도가 하앟게' 보이는 것도 같은 이치인 것처럼.
*. 눈의 종류
  겨울철에 습기를 품은 구름이 바람에 의해서 높은 산지를 만나 산의 높이 따라 상승하게 되면 기온이 낮아져 눈이 내리게 된다.
습기를 품지 않고 건조한구름이라도 수백 km의 따뜻한 바다 위를 지나게 가게 되면 '눈구름'으로 변하여서 육지에 상륙하면 많은 눈이 내리게 된다.
 모든 눈은  공중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서로 뭉쳐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때 한냉한 날에는 잘 뭉쳐지지 않아 '가루눈'이 되고, 지상이 포근한 날씨일 때는 눈송이가 아주 잘 뭉쳐서 탐스러운 '함박눈'이 되어 내리게 된다.
반대로 추위가 덜하면 내려오는 도중에 녹아서 '진눈깨비'로 변하거나, 모두 녹아 ‘찬비’로 내리기도 한다.  
그렇게 내리는 눈은 그 모양과 내리는 시간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종류로 갈린다..
 
-가루눈: 가루 모양으로 내리는 눈
-길눈: 사람의 키 정도 높이의 한 길이나 될 만큼 많이 내린 눈. 잣눈 장설(丈雪),, 장설(壯雪)
-도둑눈: 밤사이 사람이 모르는 동안에 내린 눈. =도적눈
-만년눈: 만년설(萬年雪). 추운지방이나 높은 산에 언제나 녹지 않고 쌓여 있는 눈
-마른눈: 비와 섞이지 아니하고 오는 눈 (반) 진눈깨비:
-가랑눈: 조금씩 잘게 내리는 눈
- 봄눈: 봄철에 오는 눈
-싸락눈: '싸라기눈'의 준말로 빗방울이 갑자기 찬바람을 만난 얼어 가랑비처럼 조금씩 잘게 내리는 눈.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
 -소나기눈: 소나기처럼 한꺼번에 많이 내리는 눈. (한) 폭설
-자국눈: 발자국이 겨우 날 만큼 적게 내린 눈 박설(薄雪)
-진눈: 물기가 섞인 진눈깨비 같은 눈
-진눈깨비: 비가 섞여 오는 눈
-함박눈: 함박꽃 송이처럼 굵고 탐스럽게 많이 오는 눈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의 우리나라라서도 이렇게 눈의 종류가 많은데 눈의 나라인 북극에 사는 에스키모인의 언어에는 눈에 관한 말이 얼마나 더 많을까? 언어 학자들에 의하면 그 종류가 70~100 가지나 된다고 한다. 다음은 그 중에 일부다.

 -aniu: 음료수용 눈
aput: 땅에 내려 쌓여있는 눈
-gana: 하늘에서 내리는 눈
-gimugsug: 바람에 휘날려 무더기로 쌓여 있는 눈
-pigsirpog: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눈
-piirtuq: 눈보라
-pukak: 고운 눈
-quviq: 이글루를 만드는 잘라낸 눈의 덩어리
 
*. 눈의 피해
  겨울의 전령사(傳令使)인 눈은 두 가지 눈을 가지고 있다. 기다리는 눈과 두려워하는 눈이다.
요즈음처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우리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스키어(Skier)나 동심(童心)은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기다리고, 겨울 산을 좋아하는 등산인들은  온종일 밟고 다닐 눈 덮인 산을 기다린다.
    몇 년 전에 아내와 함께 실크로드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 사막지대에 물을 대 주고 있는 것은 주변 천산산맥(天山山脈)의 적설이 녹은 물이었다. 그 물을 중국의 둔황서 우루무치까지의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들어 주며 생활용수로 이용되고 있었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지에서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을 수력발전(水力發電)에 이용되기도 하고 북해도 삿포로 눈 축제처럼 태백산 눈 축제로 관광객을 부르기도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오로지 그 지방이 눈이 많이 오는 고장이어서 유치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 반면 눈은 도시에서는 교통체증과 사고를 일으키게 하고, 산간 지역에서는 교통두절로 인한 산촌 고립과 산사태, 눈사태로 비닐하우스 등 농작물 피해는 물론 눈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적지 않다.
그런 폭설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가 가장 컸을까.
 
-지난 2010년 1월 4일 서울 등 수도권에는 100여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이날 오후 2시 최고를 기록한 신적설량은 서울 25.8㎝로  193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신적설량(新積雪量)이란 그동안 쌓인 눈 위에 새로 쌓인 적설량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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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폭설로 인한 적설량의 역사상 1~3위의 대부분이 모두 울릉도였다.
  
*. 눈에 관한 속담
 
 속담이란 예로부터 민간에 내려오는 사리에 꼭 들어맞아 교훈이 될 만한 짧은 말토막을 말한다.
한 낱말에 얽힌 속담이 많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 함께 하는 관심이 큰 단어라는 말도 된다.
이와 같이 눈은 우리의 생활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눈에 관한 속담들도 많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이 든다: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처럼 겨울에 많은 눈이 내려서 보리밭을 푹 덮으면 보온이 되어 냉해를 막게 된다는 뜻이다.
-납설(臘雪 음력 12월 눈)은 보리를 잘 익게 하고 춘설(春雪)은 보리를 죽인다.
-눈 먹던 토끼나 얼음 먹던 토끼가 다 각각:
사람은 자기가 겪어 온 환경에 따라서 그 능력이 다르다고 생각이 다르다는 뜻
-눈발이 잘면 춥다:
. 겨울 눈발이 잘면 춥고, 눈발이 크면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뜻.
-눈 온 뒷날은 거지가 빨래를 한다.
눈 온 뒷날 날씨는 거지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빨아 입을 만큼 따스하다는 말
-눈 위에 서리 친다.
설상가상(雪上加霜), 엎친 데 덮치기,
- 눈을 져다가 우물을 판다.
가만 히 두어도 물이 될 눈을 우묵히 파서 물이 나게 한다는 뜻으로, 일이 둔하고 답답함을 이르는 말.
봄눈 녹듯 한다. = 봄눈 슬듯 한다.
무엇이 속히 슬어 없어진다는 말. 먹은 것을 썩 잘 삭인다는 다는 말
-손님은 갈수록 좋고, 눈은 올수록 좋다
반가운 손님이라도 여러 날 묵게 되면 싫증이 나고, 눈은 많이 오면 보리가 풍년 들어 좋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