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53

조기와 굴비 이야기

조기와 굴비 이야기 해방 되었을 무렵 내가 살던 인천(仁川)에서는 서민들의 밥상에도 오를 정도로 조기가 많이 잡혔다. 그 크기도 30cm 내외의 큼직한 것이어서 우리네도 그 조기를 사다가 항아리에 첩첩이 소금을 뿌려 저린 위에 돌로 눌러서 쪄 먹고 말려서도 먹었다. 우리가 지금 제상(祭床)에 올리거나 조석으로 먹기도 하는 조기는 참조기가 아니라 조기 과에 속하는 부시 아니면 보구치, 수조기, 부세, 흑조기 따위 들이다. *. 참조기 그 조기 중에서도 상품(上品)으로 치는 것이 참조기다. 참조기는 민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이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꼬리자루가 아주 가늘고 길다. 모양은 붕어와 비슷하나 붕어보다 조금 더 크며, 몸빛은 잿빛을 띤 황금색에다가 특히 입술이 불그스름한 홍색을 띠고 있는 점이 ..

음식 이야기 2017.06.01

청국장(淸國醬) 이야기

청국장(淸國醬) 이야기 겨울철 음식으로는 평양냉면도 있고, 요즈음 한창 잡힌다는 꼬막 요리나 청어 과메기도 있고,겨울철 별식으로는 평양냉면도 있지만 그 중에 하나로 청국장도 있다. 문헌에 나오는 청국장(淸國醬)의 다른 이름으로는 '청국장(淸麴醬)', '전국장(戰國醬)', '전시장(煎豉醬)' 그리고 순우리말로 '담뿍장'도 있다. 이 청국장은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의 ‘나또(納豆, natto)라는 청국장류도 있다. 청국장은 실크로드(Silk Road)를 따라 중국의 서역 지방, 네팔, 태국, 인도네시아, 부탄, 아프리카까지 퍼져 나가 청국장 음식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청국장의 어원은 무엇일까? 민간어원설(民間語源說)에 의하면 17세기 병자호란(丙子胡亂) 때 청나라 군대의 식량으로 먹던 장이라서 청국장(淸國醬..

음식 이야기 2017.05.16

회(膾)

회(膾)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여유가 없어 못 먹는 것도 서글픈 일이지만, 돈이 있어도 먹고 싶은 음식이 별로 없다는 이도 행복한 측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다. 식도락가(食道樂家)나 미식가(美食家)는 아니라 하더라도 행복하게 사는 길 중에 하나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있을 때라는 것은 우리는 알고 있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그때 그 음식에 대하여 알고 먹는다면 그 행복은 배가 될 것이고 그 즐거움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한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던가. 나는 그중에 하나가 회(膾)라고 생각하여 그 회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회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나도 감불청고소원(敢不請固所願)이 회(膾)요, 회(膾)를 안주하여 술잔을 기울일 때 가..

음식 이야기 2017.04.09

담배 이야기

담배 이야기 요즈음 장안의 화두(話頭)가 담배값 인상이다. 선진국에서는 건강에 유해한 담배를 정부차원에서 국민들에게 못피우게 하기 위하여 그 담배값을 높이 올려 놓았듯이 우리나라도 그리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론자들은 '금연을 유도하는 척하면서 세수(稅收) 확보을 위한 정부의 꼼수'라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 그래도 금년 12월부터는 2,500원 하는 담배가 4,500원으로 무려55 %나 올린다는 소식이다. 다음은 그 담배에 대한 일화(逸話)를 모은 글이다. 나와 시(詩)와 담배는 이음(異音) 동곡(同曲)의 삼위일체 나와 내 시혼(詩魂)은 곤곤히 샘솟는 연기 끝없이 곡선(曲線)의 선율을 타고 영원히 푸른 하늘 품속으로 각각 물들어 스며든다. - 나와 시와 담배/공초 오상순(1893~1963) 많이..

음식 이야기 2017.04.04

인절미 이야기

인절미 이야기 32년 만에 닥친 12월 추위와 폭설이라는 눈길을 걸으며 귀갓길에 일산의 인절미 집을 지나다 보니 갑자기 인절미가 먹고 싶어서 들려서 주인과 인절미 이야기를 나누다 왔다. 찹쌀을 4~5일 흠씬 불려서 시루에 쪄내어 고두밥(지에밥)을 짓는다. 이를 절구나 떡판에 놓고 떡메로 밥알이 으깨어 흔적이 없어지도록 오래 힘써 친 다음 젖은 도마 위에 놓고 갸름하고 네모지게 썰어 고물을 묻힌 떡을 인절미 또는 인 절병이라 한다. 고물로는 거피한 팥. 녹, 노란 콩, 파란 콩을 볶아 만든 고물로 묻히는데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인절미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담이 전하여 온다. - 인조 2년(1624년)에 인조 반정(仁祖反正)의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은 평안병사 이괄(李适)이 반란을 일으켜 한양을 침공해 와 인..

음식 이야기 2017.04.04

라면 이야기

라면 이야기 1961년에 군대에 가서 기동훈련을 받을 때였다. 훈련을 떠날 때 보급해 주던 건빵과 함께 전투 비상 식품은 끓이지 않고도 물에 불려 먹을 수 있는 찐 쌀과 물에 넣으면 부풀어 국이 되는 마른 국거리를 포장한 것이었다. 그 후 1970년대에는 한국에 라면의 선호도가 자장면을 밀어낼 정도로 인기 있는 것을 보고, 내심으로는 우리들의 군대 시절의 그 전투식량이 라면으로 개발된 것이로구나 하였다. 그 라면은 어느 나라에서 처음 만든 것일까? 이에 대한 문헌의 기록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설이 있다. - 중일 전쟁 때였다. 일본의 관동군이 중국인의 전쟁 비상식량인 건면(乾麵)의 맛을 보고 종전 후 일본에서 건면을 식용유지로 튀겨 말려서 포장하고 별도의 수프를 개발함으로써 라면이 탄생하였다...

음식 이야기 2017.03.28

껌(Gum) 이야기

껌(Gum) 이야기 껌이란 고무에 사탕과 박하 따위 향료를 섞어서 만든 과자로 오래 씹어 단물을 빼어 먹고, 고무찌기Gum bace) 같은 것은 버리는 과자다. 이를 영어로는 'Chewing gum(츄잉검)'이라고 하는데 'Chew'는 씹는다는 뜻이요,'Gum'이란 고무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요즈음 껌을 자주 씹으며 사는 편이다. 입속을 깨끗이 하고 칫솔질을 할 수 없는 시간대에서 저작(詛嚼) 활동은 치아의 오물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애로 사항은 의치에 붙는 껌이다. 다행히 남대문이나 동대문 등 재래시장 노점 식품부에 가면 의치에 붙지 않는 껌을 구할 수 있어(미제 1박스 1만원) 거기서 여유 있게 구입하여 아내나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요즈음 나의 하나..

음식 이야기 201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