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53

"자산어보(玆山魚譜)"와 "표해시말(漂海始末)"

"자산어보(玆山魚譜)"와 "표해시말(漂海始末)" 금년 가을 다도해 해상공원(多島海 海上公園)을 보러 가거도(可居島)를 거쳐서 홍도(紅島)에 갔더니, 태풍 탈림'(Tarim)이 온다 하여 자칫하다가는 속절없이 외딴섬 홍도에 묶이게 되는 것이 두려워 아침 7시 30분에 시작한 홍도 해상 유람을 마치는 대로 흑산도(黑山島)에 왔다. 흑산도에서 목포로 떠나는 배가 당분간 오늘 밖에 없다 하여 부랴부랴 서둘러 관광버스를 타고 섬 일주가 끝나는 대로 목포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흑산도 관광코스로는 크게 3 가지가 있는데 버스로 육로관광, 유람선으로 섬 일주, 택시로 일주하는 것이다. 내가 탄 관광안내원은 버스기사가 겸하고 있었는데 실없는 객담만 늘어놓는다. 흑산도 아가씨 노래탑과 유배문화 공원(流配文化 公園)이 유..

음식 이야기 2017.11.06

장어(長魚) 이야기

장어(長魚) 이야기 2015년 여름을 강타한 중동호급기 중후군이라는 메르스(Mers) 때문에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하고 집에서만 방콕하고 있을 무렵 술꾼 친구한테서 반가운 전화가 걸려 왔다. 미아리로 꼼장어 먹으러 가자는 것이다. ‘늙어서는 누가 부르면 망설이지 말고 나가자, 아니 가면 다시는 부르지 않는다.’는 생각에다가 입이 궁금하던 차라 얼씨구나 하고 따라 나섰다. 찾아간 곳은 미아4거리 '통영 생 곰장어집'이었다. 옛날에 밤 거리 포장마차에서 술 안주로 구워 먹던 꼼장어를 오늘은 생 곰장어 집에 가서 구워 먹게 되었다. 곰장어는 꼼장어, 먹장어라고도 한다. 꼼장어라고 하는 것은 장어 머리를 잘라 하루를 놓아두어도 죽지 않고 살아서 꼼지락거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고..

음식 이야기 2017.10.18

도루묵 이야기

도루묵 옛날 11월쯤이었던 것 같다. 답십리시장에 갔다가 주막에 들렀더니 도루묵을 구워 먹는 사람이 있었다. 하도 맛있게 먹길래 먹어 봤더니 비늘이 없는 생선이라서인가 비린내도 없고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고소하고 담백한 것이 일품이다. 다른 생선과 다른 도루묵의 매력은 무엇보다 둥글고 연홍색 나는 알이 약간은 딱딱하며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알 맛이 일품이다. 그때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나도 도루묵 애호가가 되었다. 일인들도 좋아는 생선이어서 일본에 수출하는 바람에 한동안 나 같은 서민의 차지까지 오지 않더니 이제는 전어(錢魚)와 함께 가을 제철의 고급 생선이 되어 우리 아파트 장터에서도 10마리에 1만 원에 팔리고 있다. 도루묵은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생선이다. 도루묵에는 음식물을 통해서만 섭..

음식 이야기 2017.07.30

커피 이야기

커피 이야기 옛날에는 손님을 맞는 첫인사로 대객 초인사(對客初人事)라 하여 담배를 권하였으나, 지금은 담배 대신 커피 대접이 일상화되었다. 그래서인가. 대형마트 단일 품목 중 매출 1위가 커피믹스가 될 정도다. 옛날 한국에 온 외국인들의 눈에 가장 신기하게 비치는 것이 외국에 비해 너무나도 많은 교회요, 다방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그 복고풍(復古風)인가, 거리에 넘쳐나는 것이 커피전문점이다. 그 수가 2012년 현재 무려 1만2,000여 개로 연간 매출액만도 2조5,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1912년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에서 커비 소비량은 어른 1인당 한해 약 293잔씩 커피를 마셨다 한다. 그래서 한국인은 커피를 아주 좋아하는 민족이로구나 하였더니, 이웃나라 일본인들은 한국보다 더해, 한 주..

음식 이야기 2017.07.25

음식 따라 어원 따라/송어, 대게, 과메기,홍탁, 갈치

송어, 대게, 과메기,홍탁, 갈치/음식 따라 어원 따라음식 따라 어원 따라/송어, 대게, 과메기,홍탁, 갈치 * 송어(松魚)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송어(松魚)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송어는 성(性)이 평(平)이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맛이 대단히 좋고 살이 많으며 붉은 색이 뚜렷이 드러난다. 소나무 마디의 색과 비슷한 까닭에 송어(松魚)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연어와 같이 회귀성이 있어서 부화되면 암놈은 바다로 나갔다가 2~3년 후면 성어가 되어 태어난 계류에 돌아와서 멋진새깔로 맞는 수놈을 만나 소나무 뿌리에 근처 자갈에 몸을 비비어 알을 낳고 죽는다. 이때 바다에 가지 않고 남아있던 송어를 산천어(山川魚)라고 보통 부른다. *대게 대게라는 이름은 큰 게라 해서 생긴 말이 아니라 몸통에 달린..

음식 이야기 2017.07.08

의정부대찌개

의정부대찌개 *. 의정부 지명의 유래 오늘 점심은 ‘의정부 부대찌개’로 먹기로 작정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기왕이면 의정부에 가서' 원조 의정부 부대찌개'를 먹고 오자고 의정부행 전철에 올랐다. 의정부역은 청량리서 전철로 14개 역을 33분 동안 가야했다. 도봉산역을 지나 망월사역, 회룡사역 그 다음역이 의정부역이다. 그런데 의정부시는 다른 도시와 달리 왜 정부 기관의 이름인 '의정부(議政府)'를 도시 명으로 정하였을까? 이를 알만한 얼굴의 의정부시민에게 살짝 물어 보니 대답이 엉뚱하다. 의정부(議政府)란 조선시대의 행정부의 가장 높은 최고 기관이다. 오랜만에 와 보는 의정부 역사(議政府驛舍)는 에스카레이터 등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웅장한 건물로 바뀌어 있어 발전하는 의정부시를 통하여 Korea의 발전의..

음식 이야기 2017.06.12

감자탕 이야기

감자탕 이야기 오늘 점심에는 걸쭉한 국물에 푹 익은 감자와 함께 푸짐하게 주는 돼지 뼈를 발라먹는 '감자탕’이 먹고 싶어서 옛날에 자주 가던 감자탕 집을 찾아 갔더니 그사이 망했가 그 자리에 다른 업소가 들어서 있다. 몇 곳을 더 둘러 겨우 찾아간 감자탕 집 메뉴에는 식사류에 뼈해장국뿐 술안주로 2~3만원 하는 감자탕만이 있을 뿐이다. '뼈해장국이 옛날의 감자탕'이란 주인의 말을 듣고 시켜서 나온 '뼈해장국'에는 감자가 하나도 없다. 옛날 영등포역 지금의 신세계 건너편에 있던 감자탕 골목이 1912년엔가 없어졌다거나, 원조라는 인천(仁川)의 감자탕집도 보기가 힘든 것을 보니 감자탕도 이제는 사라져 가고 있는 전통음식의 하나가 된 모양이다. *. 감자탕의 어원(語源) 국어사전에서 ‘감자탕’을 찾아보니 ‘감..

음식 이야기 2017.06.12

국수 이야기

국수 이야기 *. 언제 국수 먹게 해줄래? 국수를 먹는다는 말은 결혼 잔치에 초대 된다는 뜻인데 왜 결혼에 하필 싼 국수 타령을 하는 것일까? 한반도 지역은 쌀농사에는 적합한 기후조건이지만 밀 재배로는 부적합한 기후여서 밀 음식은 중국처럼 상용 음식화 되지 못하여 밀은 옛날에 신라 무렵에는 중국에서 수입하여다가 먹는 밀은 귀한 식재료였다. -고려에는 밀이 귀하기 때문에 성례(成禮) 때가 아니면 먹지 못한다.”(高麗圖經)이라는 기록을 보면 당시에는 상류층 사람들만이 밀가루 국수를 즐겨 먹었던 것 같다. 가난한 백성들은 제사, 잔치 등의 특별한 날이나 돼야 국수를 먹을 수가 있었다. 이렇듯 혼인 잔치에 국수를 내는 관습은 고려시대의 잔치 음식에서 비롯되다가 조선 시대에 이르러서야 국수는 대중적 음식으로 자리..

음식 이야기 2017.06.12

총각김치 이야기

총각김치 이야기 아내와 총각김치와 동치미를 담그느라 하루해를 보냈다. 아내는 알타리무우를 다듬고, 나는 무거운 것을 날라 주다 보니 옛날 김장할 때 생각이 난다. 당시 나의 가장 큰 역할은 마당 한 구석을 깊이 파고 김장독을 묻던 것이 고작이었다. 아내는 원래 약골의 체질에다가 고희(古稀)를 넘기고 보니 힘이 버거워서인지 아내가 만든 김장김치의 속 쌈을 먹어 본 지가 십여 년이 더 넘은 것 같다. 궁즉통(窮卽通)이라고 금년도 아들 사돈집에서 우리의 딱한 사정을 알고 담가 보내온 김치로 겨울 반 음식을 마련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아내가 큰딸이 걸린다고 총각김치와 동치미를 담근 것이다. 큰딸은 생활전선에 뛰어다녀야 하는 팔자인데다가 시부모가 80도 훨씬 넘은 고령이시기 때문이다. 김장이란 겨우내 먹으..

음식 이야기 2017.06.11

달걀[鷄卵] 이야기

계란(鷄卵) 이야기 닭이 낳은 알을 한자어로 '계란(鷄卵)', 순 우리말로는 '달걀'이라 한다. '닭알'이 '달걀'로 된 것은 우리말의 동음회피(同音回避)를 위한 이화작용(異化作用)에 따라 발음하기 편하게 '닭알'의 'ㅏ,ㅏ'가 달걀의 'ㅏ,ㅑ'로 바뀌어 소리나는 대로 쓴 것이라고 생각된다. 달걀은 50g 내외의 작은 알이지만 그 속에는 인간 생존에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營養素)가 함유되어 있어 우유(牛乳)와 함께 '2대 완전식품'에 속하는 귀중한 식품이다. 달걀의 모양이 갸름한 타원형(楕圓形)인 것은 우주를, 난황(卵黃, 노른자)은 땅, 난백(卵白, 흰자위)는 하늘을 상징한다는 계란은 생각해 보면 신비스러운 것이다. 12지(十二支),중에 닭(酉)이 있는 것이나, 신라 건국 신화에 박혁거세 전설, 경..

음식 이야기 2017.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