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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man 성철용 칠순 특집'/2005년 '시조문학' 여름호

자연과 술과 낚시에 취해서 살다 보니, 일만도 어느덧 고희를 맞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불태우는 골드세대를 살지는 못하지만, 요즈음 저는 주머니가 허하는 대로 한국의 산하, 해외의 아름다움을 찾아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그것을 기록해 두는 일만의 홈페이지가 ' ilman의 국내외 여행기" 이구요. 다음 졸고(拙稿) 시조 몇 편으로나마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시조문학'지에 실린 ilman 성철용 칠순 특집'입니다. *. 산수화(山水畵) 집 안에 들어서면 우리 산하 가득하다 구름 속 절 한 채에 계곡은 폭포수라 거기 서[立] 소리에 취한 나 같은 이는 누구신가? -내 거실에 도촌(稻邨) 화백의 그림 한 폭 속에 구름에 안겨 이끼 낀 산사(山寺)가 있다. 그 옆에 폭포를 만들고 흐르는..

나의 처녀 출판 시문집/ '하루가 아름다워질 때'

자서(自序) 나의 처녀 출판 시문집 -'하루가 아름다워질 때'- 내게는 나의 글을 열심히 읽어 주는 독자가 한 분이 있다. 고맙게도 끝까지, 몇 번씩이나 읽어주는 독자가 한 사람이 있다. 그이가 바로 나다. 그런 나와 비슷한 독자 하나 구하지 못했다 해서 나의 갸륵한 절약으로 만난 목돈이 이빨이 되다가 컴퓨터가 되고, 카메라가 되다가 여행이 되며, 방황하였다. 이제 회갑, 진갑에다 속절을 더하고 보니 또 다른 내가 흩어지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 초라한 글이나마 멋진 옷으로 포장하고 싶어서 서둘러 이렇게 나의 시문집 '하루가 아름다워질 때'를 상재한다. -1999. 8. 30 일산에서 ilman 성철용

북경(北京) 구경

북경(北京) 구경 개인이 나라보다 부자인 나라에서 서민(庶民)으로만 살다가 황송하게도 외국인(外國人) 되어 개인보다 나라가 부자인 수많은 세월 사대사상(事大思想)과 모화사상(慕華思想) 하던. 중국 연경(燕京)을 다녀왔습니다. 인해전술(人海戰術)로 그 두렵던 중공군(中共軍)의 나라를. 3천 리 금수강산(錦繡江山)만을 노래하며 살다가, 달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萬里長城)을 만나봤고, 데모 때문에 없어졌다는 5.16 광장 보던 눈으로, 천안문(天安門) 광장과 커다란 경복궁인 자금성(紫金城)과, 무지무지 큰 비원(秘苑) 이화원(梨和園)도 보고 왔습니다. 조상 얼 보러 온 중국인과, 대국(大國) 보러 온 외국인과 하나 되어서…. 지금 한국(韓國)에서는 그 조고마한 3천 리 강산을 남북(南北)으로 두 동강 하고도..

잔소리

가족여행 갔다가 아내와 두 딸이 코로나를 만나 둘째 사위가 건네고 간 1회용 먹거리로 아침을 때우는데 점심 때 맞추어 부쳤다는 큰 딸의 치킨 소식에다 아들의 병문안 전화로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앞선다. 병 걸려 살아간다는 것도 재미 있는 일인가. 오늘 우리 아내의 잔소리가 음악 소리 같이 되살아 나는 게 코로나서 벗어나는 징조 같아 8대 후반 서툰 간병인의 하루가 즐겁다.

젊음

젊음 계절도, 하루에도 젊음이 있다. 지내보니 그렇게 좋던 젊음과 봄이, 아침이 그것이다. 보내버리고 후회하며 산다는 것은 새로운 아침을, 봄을 또 맞는 것과 같다. 공짜 여행가면 돈이 피 같다. 먹는 것, 자는 것, 모두를 돈과 바꾼다. 집에 오면 모두가 공짜인 줄 알았더니-. 청소를 하란다. 종량제를 하란다. 집안 일 하나 하나를 도우란다. 몸을 꼭꼭 닫은 아내가. 내 몸만은 공짜인 둘 알았더니 돋보기를 사달란다. 백내장 수술도 해달란다. 정년 하여 주머니가 아픈 백수(白壽)에게 -2022. 7. 17 호수공원에서

우리들아

우리들아 - 강릉제일고 제22회 졸업 50주년 기념에 붙여 ilman 성철용 조선왕(朝鮮王)도 두 분만 살다 간 세월(歲月)이 우리들의 칠십 성상(星霜)이라. 뒤돌아보니 아름다움 하나하나 차곡차곡 마음속에 쌓여 있네. 눈감으면 떠오르는 교정의 우리들. 우리 후배들, 그리고 스승님들 십 년이면 강산(江山)도 변하듯이 모교 이름도 강상(江商)이 제일고(第一高)로 변하였네. 모교 주소도 교동 1번지가, 화부산로 8번 길로 바뀌었네. 그래도 변치 않는 것은 모교(母校)와 우리들의 우정, 모 교사랑, 우리를 찾아 지구(地球)로 강릉(江陵)으로 와 명문 모교로 엮인 우리들아. 우리들의 희망의 출발점 그리운 추억의 고향 우리들의 졸업 50 주년을 자축(自祝)하자. -22회 강릉상고 재직 시절 국어 선생님. 보성고, ..

마스크(Mask)

어디 무서워서 여행(旅行)을 떠날 수가 있나? 친구(親舊)들을 만나러 나설 수나 있나? 식당, 목욕탕, 도서-----. 심지어 학교까지도, 스포츠 관람 두려워서 못 가는 세상에선, 마스크 쓰고 외출(外出) 갔다 돌아온 아내도, 모처럼 찾아오는 자식(子息)들, 손주까지도 걱정되는 세상에서 오직 믿고 살아야할 유일한 백신(Vaccine)은 마스크 (Mask)와 방콕뿐으로 뭉치지 말고 헤어져야 살 수 있다는 세상이다. 나는 지금 세상(世上)을 닫고, 마스크를 쓰고 새로운 고사성어(故事成語)를 만들고 있다. '역병 구출(疫病口出)' '병종 비입(病從鼻入)' 드디어 개발되었다는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백신 소식이 달려오고 있다.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이 더 있겠는가. -마스크(Ma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