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오스트리아 잘스부르크(Salzburg)(4)

*.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Salzburg)

빈에서 300km 독일과의 접경지역에 있는 잘츠부르크(Salzburg)는 '로맨틱 가도'가 시작되는 독일의 퓌센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빈과 함께 오스트리아 5대 도시의 하나로서 일찍이 세계적인 암염(岩鹽) 산지로 유명한 곳이 잘츠부르크다.

도시 이름도 '잘츠(Salz:소금) +부르크(Burg:성)'란 뜻에서 온 말이다.
  잘츠부르크는 신이 꾸며낸 자연에다가 인간의 역사를 더한 중세적인 도시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염(岩鹽)이 옛날에 잘츠부르크를 부(富)의 도시로 만들었고, 그 힘이 인간이 잘차흐 강가에다가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는 중세도시를 꾸미게 하였다. 여기서 태어나서 25세까지 살다가 빈으로 간 모차르트(Mozart)가 고향 잘츠부르크를 음악의 도시로서의 멋을 더하게 하였고, 게다가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는 자연과 예술은 여기에 이렇게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게 하였다.
그래서 세계 대여행가 훔볼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 극찬을 하였고, 예로부터 잘츠부르크는 ‘북쪽의 로마’, ‘유럽의 심장’이라고 극찬을 받게 된 것이다.

우리가 잘츠부르크에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게트라이데 거리 9번지에 있는 모차르트의 생가(Geburt Haus)다. 4살 때 밖에서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를 오선지에 옮겼다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는 저기 보이는 금빛 건물 6층에서 1756년 1월 17일에 태어나서 17세까지의 모든 작품을 이곳에서 썼다 한다.
지금 1층은 모차르트 초콜릿 가게이고 그 위층들은 ‘모차르트박물관’으로 그가 쓰던 어린 시절의 바이올린, 건반악기, 악보, 초상화와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알프스 끝자락을 배경으로 잘차흐 강변의 이 고도(古都)의 구경꾼들은 구시가지 레지던츠 광장(Resident Platz)에 제일 많이 모인다.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 지구이기 때문이다.
  광장 남쪽에는 모차르트가 영세를 받았다는 성당(Dom)이 있다. 성당 회관을 지을 때 참고 하였다는 6천 개의 파이프로 만든 유럽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이 특히 유명한 곳이다. 35개 종으로 날마다 세 번 모차르트의 음악을 울려준다는 종루를 가진 주청사(州廳舍)도 , 관광객을 유혹하는 고풍스러운 마차들도 이곳에 있다.
구시가에서 볼 만한 것은 게트라이데 가세(Getreide gasse)였다. 게트라이데(Getreide)란 '곡물'이요, 가세(gasse)가 '거리'란 뜻으로 유추해 보면 옛날에는 곡물 시장이던 것 같은데 지금은 구시가의 번화가였다.

5, 6층 건물 사이에 길게 이어진 좁은 고풍스런 이 거리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손으로 만든(Hand made) 간판이다. 
  볼품없이 크기만으로 시선을 끌려는 우리네의 간판이 아니다. 가는 쇠줄로 작고 아담하게 상점에 맞는 그림 조각이 색깔과 함께 하였는데 하나하나가 예술의 세계여서  국제 간판 콘테스트인가 아니면 엑스포인가를 의심하게 한다. 동유럽 곳곳에 이런 간판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밀집되어 있는 곳은 여기뿐이었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간판 하나로 찾아올 수 있게 하였다. 사실 옛날에는 그랬던 모양이다. 이곳 상인들은 업종이 옛날과 달라졌어도 그냥 걸어놓고 있다. 아름다움이 남긴 자리를 그대로 간직하려는 마음, 유미주의자(唯美主義)나 탐미주의자(眈美主義者)들이란 이런 사람들아 아닌가 하였다.

*사운드 오브 모니(Mony)의 미라벨 정원

잘츠부르크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미라벨 궁이요 그 정원이다. 지금은 시청사로 쓰고 있지만 지금은 오스트리아 전통 혼인식을 하기도 하는 곳이다.
 미라벨 궁은 17C 초에는 알테나 궁으로 당시 주교의 애인을 위하여 지은 궁이었는데 18C에 힐데브란트라는 대건축가를 시켜 대규모로 개축하고 미라벨 궁전이라고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렀다. 캐돌릭 주교가 결혼을 하여 자식을 15명이나 낳았다는 이야기와 혼인식장이 된 오늘의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가 어울린 하나의 이야기 같다.
궁전도 궁전이려니와 그 정원에는 나무와 꽃과 분수와 조각에다가 그 뒤에 해발 120m 산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호엔 잘츠부르크 성채가 조화되어 우리가 지금 옛날 어느 이국 땅에 온 거지-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도 한다.
여기의 조각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로 그들이 하는 수많은 이야기를 생각하게 한다.

 이보다 더 미라벨 정원을 유명하게 한 것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7 남매가 '도레미 송'을 부르던 곳이 이 미라벨 분수대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운드 오브 머니(money)'라고 할 정도로 세계의 관객을 끌어 모아 1965년에 5개의 아카데미상을 휩쓴 흘러가지 않고 지금도 살아있는 명화다.

높은 산 백조의 호수 드넓은 초원들의
부르는 소리 따라 잘츠카머굿 왔습니다.
이대로
그냥 가버리면
다시 못 올까 두려워서.

이곳은 모차르트의 어머니의 고향으로 모파상이 어렸을 적에 뛰놀던 외가 집 마을이요 호수다. 그 집 현관 벽에 그 어머니의 초상이 조각으로 남아 있는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교회당 종소리 따라 무심히 찾아간 곳이 영혼의 안식처가 되는 교회 묘지였다.
우리의 어버이들께서 돌아가시게 되면 산에다 묻어버리고, 한 삼년쯤은 부지런히 다니다가 그다음부터는 성묘를 가야지, 가야지 하며 벼르다가 해를 넘기는 우리네와 유럽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교회 같은 마을 가까이에다 주검을 모셔두고 언제나 돌보며 함께 살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 교회묘에서는  무서운 묘소에 들왔다는 생각보다는 꽃동산에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곳이었다.

생사 년, 월, 일과 사진에 십자가가 있고, 묘비명이 방금 핀 꽃과 분수와 성스러운 조각과 함께 있었다. 곳곳에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이 조각으로나마 함께 있었다.

꽃도 조화나 금방 시들어 버리는 꺾어다 바친 꽃이 아니라, 화분에서 철마다 피어나는 꽃이었다. 죽어도 가까이서 함께 사는 죽음. 그 조용한 꽃밭 같은 묘에서 먼저 간 남편을 위해서 묘를 돌보고 있는 미망인들의 모습을 보니 유럽인들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요, 죽어서도 살아있는 죽음이로구나 하는 부러운 생각을 갖게도 하였다.
 

이승의 그리움 찾아 꽃 한 송이 바친 여인
'자기의 파트너'라 나직히 말합디다.
사랑은
국경을 넘어

이승 저승도 없습니다.                                                                                                                                                                             -짤츠캄머굿 교회 묘에서                                   -2023년 교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