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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왜 드세요
ilman
2017. 7. 9. 08:45
술은 왜 드세요
늙음이 봄을 불러
산에 올라 진달래와 술을 마셨다.
바람결에 진달래가 소리를 연다.
-아저씨, 술은 왜 드세요.
취해서 마시지.
싸서 마시지.
물리지 않아 마신다, 왜.
헌데, 마시지도 않은 너희 얼굴 은 왜 그리 붉으냐?
-우리를 위하여 붉지요.
향기로 벌을 불러다가
색깔로 나빌 꼬셔다가
열매로 우릴 완성하려고요.
그럼 우린 뭐냐?
-아저씨들이 원하는 우리나
꽃으로 하는 저희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랍니다.
그럼, 나도 나비가 되마, 벌도 되어 주마.
-그들은요, 꿀을 찾는데
당신네는 술만을 찾으시면서요?
-그래, 나도 꿀을 찾으마.
-천만에요.
우리들의 꿀은
취하지도 않고, 싸지도 않고, 또 잘 물릴 걸요.
예끼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