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詩) ** ☎

횟집에서

ilman 2017. 6. 20. 21:25

공자(孔子)가 낚시를 하되 그물질을 하지 말라(釣而不網)는 말을 남긴 것을 보면 공자님도 낚시와 회를 즐겼던 모양이다..

살생을 금하던 불교가 지배하던 고려 시대를 지나 일 강점기에 들어와서는 우리 선인들도 회를 즐겨 먹었는데 고추가 들어오기 전인 임진왜란 전에는 겨자 장을 많이 썼던 모양이다.
우리나라 고대소설 '별주부전'이 신소설로는 '토의 간'으로 거기에 토끼의 간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보다는 훨씬 젊었던 시절 방금 잡은 김이 무럭무럭 나는 토끼의 간을 오기로 함바식당에서 먹어본 일이 있다. 용왕도 못 먹어 본 토끼의 생간을 내가 먹어본 것이다.
회(膾)란 쫄깃하고 씹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토끼의 간은 물컹물컹한 것이 와락 겁이 나서 마늘을 눈물이 나도록 함께 먹은 경험이 시 한 수를 남기게 하였다.

바다보다 넓은 것이 있다.
하늘이다.
하늘보다 푸른 것이 있다.
바다다.
하늘과 바다가 어우른 횟집에서
우리 모여 축배를 들자.
이 나라
이 겨레
우리로 태어난 것을.

술잔을 높이 들어라 벗이여.
하늘에선 그리움을
지상에선 천국을
바다에선 우정을 낚자.
바다를 회하며
하늘을 회하며
우리 다 함께 거북이 시켜
간을 회(膾)하는 용왕이 되자.
                -횟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