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제 축문
산신제 축문
새봄의 문턱 갑신(甲申)년 양력 3월 6일 광덕산(廣德山, 699.3m)에서 ‘산하사랑’ 산악회 회장 최종환은 우리 ‘산하사랑’ 가족들과 함께 한국의 산하와 광덕산 산신님들께 간절히 고하나이다.
지난해 우리들의 무사 산행을 도와주신 것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금년 갑신년 한 해에도 우리들 ‘산하사랑’ 가정에 건강과 행복을 도와주시옵고, 우리들의 무사하고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여기 모인 ‘산하사랑’ 가족들은 살아온 고장과, 살아갈 나날과, 믿는 종교가 각자 다른 사람들이지만, 산악을 숭배하시던 숭산 사상(崇山思想)의 옛 조상들이 산신을 모셔온 것처럼 허리 굽혀 머리 조아리고 이렇게 비옵니다.
전국토가 70%가 넘는 산이 많은 나라에 태어나서 산의 아름다움을 찾아다니다가 ‘산하사랑’이 된 우리들입니다.
한국산하를 사랑하다가 산으로 인연하여 ‘산하사랑’이란 이름으로 모인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산하(山河) 어디에 있는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찾아다니다가 그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사진으로 글로 기록하며 후손들에게까지 전하여 주고 싶어 하는 우리들입니다.
건강을 위하는 산행(山行)과 취미(趣味)로서의 등산의 세계를 넘어서서, 이제는 산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우리들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산하는 우리들의 희망의 광장이요, 꿈의 터전이요,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게 살아가는 의미가 되는 곳이 우리의 산하이기 때문입니다.
산(山)은 신(神)의 세계인 하늘과 인간의 세계인 땅 사이에서 그 다리의 역할을 하여 주는 곳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산은 신선(神仙)이 사는 세계요, 불타(佛陀)가 현신하는 곳이 산이라는 것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국조(國祖)이신 단군의 아버님 환웅께서도 하늘에서 강림하시어 신시(神市)를 여신 곳도 산의 정상(頂上)이었습니다. 단군께서 돌아가신 후 입산하여 산신(山神)이 되신 곳도 산이었습니다.
그래서 유사이래 오늘날까지 우리는 나라와 마을에 주산(主山)을 진산(鎭山)으로 정하여 놓고, 그 산의 수호신(守護神)으로 산신을 모시고 받듦으로써 국가와 민족과 마을의 안녕을 위해서 산신각(山神閣)을 짓고 치성을 들여온 민족이요, 우리 겨레였습니다.
그래서 산에 있는 절마다 산신각(山神閣)을 짓고 감사하여온 온 분들이 바로 우리 겨레였습니다.
우리의 산은 사계절 눈이 항상 쌓여 있는 산이 아닌 설선(雪線) 이하의 산들로서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높은 산은 없지만, 대신에 봄이면 온산을 꽃으로 단장하고, 여름이면 신록이 뒤덮다가, 가을이면 단풍으로, 겨울이면 눈꽃으로 찬란한 아름다움을 계절 따라 바꾸어 가며 여는 금수강산(錦繡江山)을 자랑하는 산이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산은 경제적으로는 삼림자원(森林資源)으로서, 또는 국가나 마을의 경계선(境界線)이 되다가, 나그네에게는 이정표(里程標)가 되어주고, 나라의 위급이 당할 때마다 높은 봉우리는 봉수대(烽燧臺)로서 통신(通信) 수단이 되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산과 함께 산에 의지하여 살아온 겨레이기 때문에 산에는 수많은 세월 속에 유명한 고적(古蹟)과 사적(史蹟)과 문화재(文化財)가 있어 다가오고 있는 관광한국의 관광자원(觀光資源)으로서 우리의 산하(山河)는 무엇보다 소중한 재산입니다.
산은 예술적 심미(審美)의 대상에서 적극적인 탐승(探勝)의 대상이 되고,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는 산은 더할 나위 없는 자연학습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산하사랑 가족들은 우리들의 산하사랑을 향하여 구체적으로 자연보호에 앞장서서 최선을 다 할 것을 천지신명 앞에서 우리 모두 약속을 드립니다.
거듭 비옵니다. 갑신년 한해도 우리 ‘산하사랑’ 가족들은 지금까지보다 더 먼저 자랑스러운 우리들의 산하 보전에 구체적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서로 합심하여 화합과 사랑이 넘치는 ‘산하사랑’이 되면서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천지신명이시여 도와주소서.
여기 유서 깊은 광덕산 산록에서 간소한 음식이나마 우리들의 정성을 모아 마련하였사오니 한국의 산하와 광덕산 산신들이시여 이 정성을 기꺼이 흠향하옵소서.
-갑신년(甲申年) 2005년 양력 3월 6일
산하사랑 산악회 회원 일동 대표 최종환 올림
祝詩
-'산하사랑' 始山祭에 부쳐
神과
人間의 중간에
우뚝 서서
山은
한국의 山은
꽃밭으로 눈(眼)을
녹음으로 몸(身)을
단풍과 흰눈으로 마음(心)을
언제나
새롭게 설레며 찾아들게 하더니
이제는
삶의 目的이 되어
생활의 全部가 되어
趣味와 登山의 경지를 넘어
님보다 더 깊은 사랑이 되어
山 있어야 사는 사람들
山 없으면 못살 사람들
산이 그대로가 幸福인
아아,
'산하사랑' 사람들.
-2005. 3.6 충남아산 광덕산에서
ilman이 쓰고/ 청파 낭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