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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이야기

ilman 2013. 8. 11. 19:22

  수박(Water meron) 이야기 

 

                                                                      

-그림 출처: 조선일보 A26 '재미있는과학"

 

 

나는 '여름의 대표적인 과일이 수박이로구나!' 생각하여 오다가  지금은 '여름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수박이로구나!'하고 말을 바꿔야 했다.     수박은 과일이 아니라 채소임을 알아서다.

과일[果實]과 채소(采蔬)의 구분은 보통 여러해 살이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과실(果實)이라 하고, 한해살이 풀에서 나는 것을 채소라고  구별하여 말한다.

 채소(采蔬)를 크게 무우, 고구마, 감자 같은 뿌리채소와 배추, 양파와 같은 줄기채소 그리고 땅콩, 외, 참외, 수박 같은 열매채소로 크게 셋으로 나누기도 한다.

 그중 수박은 박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지만 다른 채소와 같이 씨를 뿌려서 그냥 열매를 얻는 것이 아니라  큰 수박을 얻기 위해서 수박을 호박이나 박에 접붙이기를 하여 열매를 맺게 하는 채소다.  

농부들이 접붙이기를 하여 새로 나오는 줄기 중에서도 한 줄기에 하나씩만 수박이 열리도록 다른 것을 다 잘라 버려서 우리가 보는 큰 수박을 얻게 되는 것이다.

'수박'이라는 말이 '수(水)+박'의 합성어인 것을 보면 이 과정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가 있겠다. 

  '수박(Water melon)'이란 이름처럼 수박의 95%가 수분이어서 땀 등으로 부족해진 여름철 신체의 수분을 보총해 주는데 수박만한 먹거리가 없다.

그 수분 중에는 포도당과 과당은 물론 '시트룰린(Citrulline)'이라는 아미노산(amino酸) 등을  포함하고 있어 불필요한 체내의 단백질을 오줌으로 걸러내어 전립선(前立腺)에 효과가 있다. 그래서 수박을 '자연산 전해질(電解質) 음료'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박은 열대지방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호식품(嗜好食品)이었다.

 다음은 몇 년 전 아내와 실크로드 여행을 갔다가 투루판을 거쳐서

하미(哈密)에 가서 서과(西瓜)를 먹던 이야기다.

 

선선(鄯善)에서 쿠무타크 사막을 보고 놀라다가 거기를 떠나 둔황 가는 길로 4시간을 더 가면 그 도중에

오아시스 도시 하미(哈密)가 있다.
하미는 위구르어로 코물(Komul), 몽고어로 하밀(哈密)이라고 하는데 이 하미가 여행자에게 유명한 것은 무엇보다 먹거리 하미과(哈密瓜) 때문이다. 
  사막에서의 물은 생명수에 해당되는 필수불가결의 물건이다.
그런 곳에서 과일 중에 물이 가장 많은 것이 수박이다.
실크로드 길에 징검다리처럼 있는 오아시스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이 과일 중에 특별히 좋아 하는 과일이 물이 많은 수박이다.
이 수박을 서역에는 서과(西瓜)라고 한다.
그 수박만한 크기의 메론 같이 생긴 물이 많고 달게 생긴 과일이 하미과(哈密瓜)인데 맛도 좋지만 한 통에 값도 20~30위엔(2600원~3천9백 원)이니 싸다.                                                         -  ilman의' 실크로드 국전'에서

*. 수박의 기원

수박이란 이름을 한자어로 서과(西瓜) 또는 수과(水菓)라 한다.

서과(西瓜)라 함은 중국 서쪽에서 온 외(瓜)란 뜻인 것을 보면 수박은 아프리카 원산으로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재배되어 오다가 중국에는 900년 경에, 한국에는 고려 때부터라고 추정된다.
 
-고려를 배신하고 몽고에 귀화하고 고려사람을 괴롭히던 홍다구(洪茶丘)란 작자가 개성에서 수박을 심었다는 기록이 '屠門大嚼'에 전하여 오고, 조선조 '연산군실록'(1450)에 수박의 재배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 수박의 약효

  수박의 가장 큰 특징은 수박 속살이 빨간 것이다.
이 빨간 빛을 내게 해주는 것이 심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식욕을 돋구어 주며 항암 역할을 해 주는 리코펜(Lycopene)이라는 영양소다. 

우리가 수박을 먹으며 일일이 골라 뱉어내는 까만 수박씨는 함부로 뱉어 버릴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단백질, 지방, 당질, 무기질, 비타민B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듬뿍 항유하고 있는 영양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수박씨에는 탄닌질(Tannin質), 알칼로이드(Alkaloid), 정유, 기름(약 20%) 등이 있고 박씨보다 센 구충(驅蟲) 효과까지 있다 한다. 그러니 몸을 위하고 싶거든 씨를 함부로 버리지 말고 꼭꼭 씹어 먹을 것을 권하고 싶다. 차 중에 수박씨로 만든 영양 차(茶)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수박껍질 중 흰 부분은 비타민 C의 보고(寶庫)로 수박깍두기나 장아찌를 담구어 먹으면 맛도 맛이려니와 노화방지에 크게 도움이 된다.

 

수박은 성질이 차고 맛을 달면서 독이 없어 속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것과 더위 독을 없애고 속을 시원하게 하며 기(氣)를 내리고 오줌이 잘 나가게 한다. 입 안이 헌 것을 치료 히기도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

수박은 속이 타고 열이 나는 번갈(煩渴)과 더위에 지친 서독(暑毒)을 제거하는 데쓰인다. 한편 시트룰린과 아르기닌 성분은 이뇨작용(利尿作用)을 도와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므로 신장기능이 약하거나 몸이 자주 붓는 사람에게 좋다.                                                                
                                                                                                       --허준의 '동의보감'

 

이렇듯 수박은 식품인 동시에 천연 음료수이며 약이되는 식물이다.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소장의 열을 없애는 데는 수박을 늘 먹는 것이 좋다.
―수박은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며 담담하다. 독이 없다. 번갈과 더위를 없애고 속을 시원하게 하며 기를 내려주고 오줌이 잘 나오게 한다.
―입 안이 허는 것을 치료한다. 입안이 헐었을 때는 수박물을 천천히 마시면 좋다. 겨울에는 수박껍질을 태워서 가루를 낸 다음 물에 타서 먹으면 된다.


그러나 수박은 냉한 음식이니 속이 찬 사람들은 많이 먹는  것을 삼갈 일이다.

 

*. 잘 익은 수박 고르는 법 

 

옛날 우리가 수박을 살 때에 수박장사들은 칼로 수박의 일부분을 칼로 작은 삼각형 모양으로 짤라서 빨갛게 익은 모습을 보여 주며 사기를 권하였는데 요즈음에는 시대가 달라져서 구매자가 겉을 보고 골라야 한다. 그때 이런 점들을 유의하자.

 -손바닥으로 살살 두드려서 '탕탕-'하는 맑은 소리가 나며 끝 소리가 울리는 것이 상품이다.-수박껍데기 표면의 줄 무늬 선이 뚜렷하고 진하고 선명하며 가급적 직선인 수박이 껍질이 얇고 과육이 풍부하다. 삐뚤어진 것은 영양공급을 잘 못받고 자란 것이고, 누런색은 햇빛을 많이 보지 못한 수박이다.-흠이 없는 것 중에 둥근 것보다 타원형이 좋은 수박이다.-물에 수박을 담궜을 때 수면 위로 잘 뜨는 것이 좋은 수박이다.-배꼽이 1cm 이내로 작고 그 부분을 향하는 줄무늬들이 가늘고 많아야 껍질이 얇은 법이다. 수박의 배꼽이란 줄기가 붙은 반대 쪽이다.-꼭지가 움푹 들어가고 싱싱하여 T자 모양의 꼭지가 잔털이 적을수록 당도기 높은 수박이다. T자를 비틀면 수분이 남아 있는 수박이 상품이다.-비슷한 크기라면 무거운 것이 좋다. 무겁다는 것은 수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같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니 씨없는 수박, 참외처럼 칼로 껍질을 깎아 먹을 수 있는 수박껍질이 얇은 수박, 겉이나 속이 노란 수박, 겉 모양이 네모진 수박 등 다양한 수박이 개발되어 우리들의 입맛과 눈길을 끌게 한다.
금년은 33년 전인 1980년 45일 간의 긴 장마보다도 더 긴 49일간이라는 기록을 넘어선 장마 끝이라서인가.  농촌에서 수박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도 못 미쳐서 1만원 내의 수박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예년보다 자주 먹어 보지를 못하였지만 오늘은 더위의 끝이라는 말복이니 무리를 해서라도 수박 한통을 사와야겠다.  

                          -참고자료: 조선일보 8. 6 '재미있는 과학/조영선/ 동아, 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