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월미공원 이야기(1)

ilman 2013. 3. 27. 14:40

 

월미공원(月尾公園) 이야기

  아내와 함께 내 고장 인천(仁川) 월미공원(月尾公園)으로 봄나들이를 간다.
며칠 전 KCCA 영상 동호인과 함께 월미공원으로 촬영을 하러 갔다가 전망대에서 굽어 보는 서해바다에 취해 벗들과 떠들며 내려오다가 정작 가 보아야 할 정상 일원을 생략한 것이 아쉬워 인천 월미도에 간다고 하니 아내도 따라나선다.
 멕아더 동상이 있는 내 고향 인천 자유공원은 아내와 약혼 후에 왔던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월미도공원은 인천 중구에 있는 제방과 연결된 육계도(陸繫島)로 인천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18만 여평(590,000㎡)의 크기로 월미산(105m)에 조성한 공원이다.

  월미도는 개항(開港)을 전후하여 외세의 각축장이었던 섬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군사 기지였었고, 해방 후에는 수영장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유명한 관광지였고, 6.25 때에는 인천(仁川) 상륙작전(上陸作戰)의 전초기지였다. 한말에 월미도는 'Rose Island(장미 섬)'으로 알려졌던 섬이다.

그 후 미 군용 기지로 이용되다가, 50여 년 만에 민간의 품으로 돌아온 섬이다.

  그래서 이 섬은 남한에서는 비무장지대 다음으로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이어서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 딱따구리, 쇠백새, 곤줄박이 들과 같은 새들도 살지만 맹꽁이, 살모사, 유혈목이 같은 뱀들도 살고 있다.

공원입구에 오니 6.25가 아직도 남아 있는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현수막이 있다.

 

  이 공원은 인천 시민의 휴식공간이어서 산책로도 있지만 둘레길도 있다. '수도권 걷기 좋은 산책코스 베스트 20'에 선정된 길이 2.3km의 '월미 둘레길'이다. 안내소 근처에는 걷기가 불편한 노약자를 위해서 마련한 왕복에 1,600원 하는 친환경 물범셔틀카도 있다. 

백령도(白翎島)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 물범의 이름을 따서 '물범카'로 명명한 것이다.  우리는 먼저 등신대의 신랑신부 인형이 있는 한국전통공원으로 향하였다.

 

'한국 전통 정원'은 월미도에 조선시대에 행궁(行宮)이 있던 곳이라서 당시의 정원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그런 궁궐정원으로는 창덕궁의 '부용지',' 애련지', '화계' 및 '아미산 굴뚝', 별서 정원으로는 소쇄원(瀟灑園, 전남 담양), 국담원(경남 함안 칠원),

 

서석지(경북 양양 입암면 연당리), 민가정원으로 양진당(경북 안동 하회마을) 등의 정원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우리는 물범셔틀카를 타고 정상의 광장까지 간다. 가는 도중 기사로부터 간단한 안내 코멘트를 들으면서-.   
정상 가는 길 중간쯤에 '돈대'가 있다. 돈대(墩臺)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물로 성을 쌓기 곤란한 능선이나 계곡이나 해변가 등에 흙이나 돌을 쌓아 작은 규모로 반원처럼 둥근 원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다.

 

정상 마당은 널찍한 광장으로 물범카의 종점이요 승차장이다.

여기까지의 산책은 도보로는 30분, 물범카를 탑승하면 15분 거리다. 

그 한쪽에 두 개의 석비(石碑)가 있는데 하나는 '월미도 귀환기념비'요, 또  하나는 '월미도 연표'다. 여기서 눈을 끄는 곳이 잘생긴 전망대라서 그걸 구경하고 나처럼 그냥 가기 십상이다.

 

그래서 며칠 전에 와서 못 본 정상을 우선 오르고 있다.

정상도 큰 광장으로 가운데에 화강석 다이루를 깔아 만든 커다란 원형 조형물이 있고 그 속에 동서남북으로 인천 주변의 명승지나 멀리로는 세계의 여러 도시의 이름과 거리를 새겨 놓았다.

 정상에서 다시 내려가 전망대 왼쪽길로 오르니 거기가  예포대(禮砲臺)로 치성(雉城)에 커다란 대포가 있는데 어린 남매가 포신 위에 올라 놀고 있다. 

전망대는 높이가 23.75m로 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되어 있는데 각층이 다 전망대요,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대형 망원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고 북카페(Book cafe)도 있다.  그 옆에 이 전망대를 찾은 연인과 친구들을 위한 소망메시지 불록도 있어 기념할 말을 글로 써서 붙여 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무엇보다 새처럼 굽어보는 서해(西海)의 조망(眺望)이다. 멀리로는 송도 국제도시가, 세계에서 6번째로 길다는 인천대교(仁川大橋)가, 수출을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차는 물론 작약도, 무의도, 강화도 등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사진작가들에게는 낙조 촬영 명소이기도 했다.

 

*. 자장면 이야기 

 

오늘 우리는 인천에 와서 자유공원을 들렸다가 월미공원 오기 직전에 바로 공원 아래에 있는 차이나타운으로 자장면을 먹으러 왔다.  '금강산(金剛山)도 식후경(食後景)'이라 하지 않던가. 

자장면은 중국 요리 중에 하나로 중국말로 차오장 멘(炒醬麵)이라 한다.

빼이징(北京), 텐진(天진)  방면에서 널리 만들어 먹던 요리로 한국인의 기호에 잘 맞아 즐겨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한국인이 먹는 자장면과 같은 것은 중국에는 없다.

전해 오는 말에 의하면 한국식 자장면의 탄생은 1905년 개업한 '산동회관' 주인인 화교 우희광(于希光)이 국수에 까만 춘장을 넣어 먹는 자장면을 개발한 것이라 한다.
그 후 중국에서 신해혁명(辛亥革命)으로 1912년 중화민국에 공화국이 출범하자 이를 기념해서 '산동회관'의 이름을 '공화춘(共和春)'으로 바꾸어 양파, 돼지고기, 전분 등을 넣고 볶아 먹는 한국식 자장면이 탄생한 것이라 한다.(2013. 3. 28 조선일보) '공화춘'은 1984년 폐업하고 그 자리 그 건물에 인천시가 '자장면박물관'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그 명성을 이은 '공화춘(共和春)'이 그 부근에서 자장면 원조로 유명한데 며칠 전 와서 보니 이구동성으로 그 공화춘보다 더 맛있게 잘하는 중국집이 있다 한다. 네이버에서 조회수가 한국 최고라는 100년의 자장집이라는 '만다복(萬多福)'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일요일이라선가 줄이 너무 길게 서 있다.

 '잘한다는 집이니 오늘만은 기다렸다 먹고 갑시다.' 하는 아내의 의견 따라 기다린 지 2시간만에 아내는 자장면(7,000원), 나는 짬뽕(1만 원)을 먹고 왔다. 짬뽕은 푸짐하다는 말로써도 설명할 수 없이 푸짐하여 먹성 좋은 나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유난히 손님에게 친절한 카운터 맨이 있어 물어보니 그가 바로 만다복(萬多福) 주인 서(徐) 사장이다.

1912년의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공화춘(共華春)에 비해 6년밖에 되지 않은 만다복(萬多福)이 보다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떤 사람은 공화춘(共貨春)이 화교에서 한국인으로 운영진이 바뀐 탓이라고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 해도 그보다 주인과 종업원들의 친절이 원인인 것 같다.

음식점 주인은 돈을 먹고살듯이 손님은 친절이라는 서비스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기에 하는 말이다. 

식사를 하고 차이나 타운을 거닐다 보니 만다복(萬多福)보다 더 긴 기다림이 있었다. 한 줄이 완전히 굽어 두 줄이 된 곳이었다. 월병을 파는 가게였다. '월병(月餠)'이란 한자 뜻 그대로 달떡이다. 우리 민족이 추석에 송편을 먹듯이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둥근달 모양의 달떡(月餠)이다.

 

솔직히 말해서 음식 맛이 좋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몇 사람이 음식점 앞에서 기다리는 것을 보면 유명한 곳인가 보다 하고 자기도  따라서 줄을 서게 되는 군중심 같다. 기다리다 보면 앞 사람이 기다리니까 나도 기다리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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