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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百中)

ilman 2012. 11. 28. 09:20

백중(百中) 8월 12일(화)/ 오늘을 알고 사는 기쁨

七月 보름에 아으 百種 排하야 두고'
님을 한 데 녀가져 願을 비옵노이다.
아으 動動다리

 고려 가요 동동(動動)에서 노래하던 음력 7월 15일(양력 8월 12일화)은 백중 날(百中日)이다.
이 날을 백종일(百種日), 중원일(中元),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부른다.
백중(百中)날 무렵에는 오곡백과와 채소가 많아 백가지 곡식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 하여 일백 '백(百)' 씨앗 '종(種)' '백종(百種)'이라 하였다.
백중을 중원(中元)이라고도 하는 것은 도교(道敎) 사상에서 온 말이다.
도교(道敎)의 신선 사상에 의하면 옥황상제는 선관(仙官)을 시켜 일 년에 세 번씩 인간 세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한다.

이를 '원(元)'이라 하는데, 1월 15일 대보름이 상원(上元)이요, 7월 15일이 백중인 중원(中元)이요, 10월 15일이 하원(下元)이다. 그래서 이날은 별을 향하여 제사를 지내는 세시 풍속(歲時風俗)이 있었다. 이를 초제(醮祭)라 한다.
하늘이 내려다 보신다는 말은 이래서 생긴 말이다.
  백중을 망혼일(亡魂日)이라 하는 것은 이 날이 돌아가신 어버이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 술과 음식과 햇과일을 차려놓고 천신(薦新)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백중과 관계되는 효(孝)에 대한 이야기는 불가의 목련경(目蓮經)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이웃 나라 중국 왕사성에 부상이라는 매우 덕망이 높은 장자가 있었는데 늦둥이 외동아들 나복을 낳고 죽었다. 나복은 효성과 불심이 지극하여 아버지 3년 상을 마치고 재산을 3 등분하였다.
아버지를 위해서 삼보(三寶)에 공양하는데 하나를 쓰고, 외국 가서 무역하는 자본으로 또 하나를 쓰고,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생활비로 쓰게 남어지를 어머니에게 드렸다.
나빈이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그 돈으로 술과 고기와 놀이에 탕진하고 그 벌을 받아 죽어 지옥으로 갔다.
출가하여 승려가 된 나빈이 어느 날 신통력으로 보니, 어머니가 지옥에서 하루에 만 번씩 죽었다 살면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이에 나복이 부처님께 어머니를 사하여 달라고 간절히 빈 공덕으로, 그보다는 가벼운 지옥의 아귀(餓鬼)의 몸으로 되었더니, 다시 개의 몸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나복이 해탈하도록 더욱 지극정성 발원하였더니 부처님이 감동하사, 7월 15일 우란분절(盂蘭盆節)에 대중에게 오미 백과(五味百果)로 공양을 올리면 정토에서 태어날 것이라 하였다.
이리하여 어머니는 아들 나복존자의 발원으로 극 락에서 태어나서 온갖 즐거움을 누리며 살게 되었다.
그 고사에 따라 나복처럼 백중날에 오미 백과(五味百果)로 돌아가신 조상을 공양하는 풍속이 지금도 절에서는 행하여지고 있다.

  백중날을 머슴의 날이라고도 한다.
이 날은 산신(山神)들이 곡식을 추수하는 날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들에 나가 일을 하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 하여, 남자들은 들에 나가지 않고, 여자들도 바느질이나 그 밖의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
주인들은 머슴들에게 새 옷 한 벌과, 장에 나가 먹고 즐길 수 있게 약간의 돈을 주었다. 오늘날 근로자의 날과 같다.
그래서 백중장(百中場)이라 하는 큰 시장이 섰다. 장터에서는 갖가지 흥겨운 놀이가 벌어진다.
백중놀이로 유명한 곳은 경남 밀양지방의 백중놀이다.
백중날 마을 사람들이 두레 장원이라 하여 농사가 제일 잘된 집의 머슴을 황소 등에 태우고 농악을 울리며 마을을 돌아 주인집에 가면 술과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하여 주어 하루를 흥겹게 놀며 즐겼다.

 옛날 백중날은 명절의 하나로, 하늘에게 조상에게 제사하고 감사하며 근로자의 날처럼 머슴의 날이었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살펴봐도 백중이라 쓰여있는 달력 하나 없다.
돌아가신 우리 부모 위해 절에 가서 백중 기도를 드리고 오는 아내가 하도 고마워서, 아내와 같은 불자들을 위해 이렇게 정리해 보는 나도 현대에서 옛날을 사는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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